차기 대권주자 선호도 조사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2%로 압도적 1위를 기록한 가운데 여권 후보 중엔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이 가장 높은 지지율을 기록했지만,  2위를 차지한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 장관 지지율이 윤석열 대통령 탄핵 사태로 인한 보수층 결집의 일시적 효과인데 반해 한 전 대표는 가장 먼저 비상계엄 반대와 탄핵 입장을 밝혀 다른 여권 잠룡들과 달리 여론 확장 가능성이 가장 높다는 것이다.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한국갤럽이 지난 7일~9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4명에게 앞으로 우리나라를 이끌어갈 정치 지도자, 즉 장래 대통령감으로 누가 좋다고 생각하는지 물은 결과(자유응답), 이재명 대표 32%,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 8%,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6%, 홍준표 대구시장 5%, 오세훈 서울시장 3%,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 안철수 의원 각각 2%, 우원식 국회의장, 김동연 경기도지사 각각 1%로 나타났다. 

민주당 지지자 중에서는 75%가 이재명을 선택했으며, 진보층(291명)에서도 64%의 지지율을 보였다. 국민의힘 지지자 중에서는 김문수 장관이 20%를 얻었고, 보수층에서는 김문수 19%·한동훈 11%·홍준표 10%로 집계됐다. 

서울에서 이재명 25%·김문수 9%·오세훈 7%, 인천·경기 이재명 34%·김문수 7%·한동훈 7%, 대전·세종·충청 이재명 34%·한동훈 8%·홍준표 7%, 광주·전라 이재명 53%·조국 4%였다.  PK(부산·경남·울산)는 이재명 32%·김문수 8%·한동훈 7%였고, TK(대구·경북)는 이재명 19%·김문수 15%·홍준표 11%로 나타났다. 

전국 지지율을 보면 여권에선 대체로 김문수 장관과 한동훈 전 대표가 지지율 1·2위를 다투고 있다. 

김 장관이 차기 대권 후보 관련 여론조사에서 여권 후보 중 1위를 기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대부분 홍준표·한동훈·오세훈 3파전 양상을 보였다.

한 여론조사 전문가는 "김문수 장관의 급부상은 윤석열 대통령 탄핵과 체포 논란에 따라 국민의힘 지지자들과 보수층이 결집한 일시적 현상"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무엇보다 김 장관이 대선 후보로 거론된 적이 거의 없다는 점은 막상 대선이 본격화될 경우 치명적 약점"이라고 지적했다.

또다른 여론조사 전문가는 "정작 대선 국면에 돌입하면 후보에 대한 검증이 본격화될텐데 지난 인사청문회에서 나타났듯 김 장관에 대해선 우파 보수층을 제외하곤 지지를 받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 김 장관에 대한 지지층은 홍준표 시장 지지층과 겹치는 부분이 많다"며 "당내 지지기반이 없다는 것이 가장 큰 취약점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대학교수인 정치평론가는 "김 장관이 탄핵 국면에서 보인 행보는 국민 다수의 여론과 거리가 있고, 여권 유력 주자인 홍준표·오세훈 시장은 진실 여부를 떠나  '명태균 논란'이 발목을 잡을 수 있다"고 말했다.

여론 전문가와 정치평론가들은 한동훈 후보가 사퇴 전 행보가 국민의힘과 보수층의 반발을 사 현재 지지율이 낮지만, 계엄과 탄핵 국면에서 국민여론에 부응하는 태도를 보인 것은 대선이 본격화됐을 때 재평가되면서 가장 주목을 받을 것으로 전망한다.

대학교수인 여론조사 전문가는 "한국갤럽 조사를 분석하면 한 전 대표가 전국적으로 고르게 지지를 받고 있고, 보수층뿐 아니라 특히 중도층에서 높은 지지를 받는 것은 지지세 확장과 관련해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갤럽 조사에서 지지 후보를 정하지 않거나 유보한 부동층이 이재명 대표 지지율 보다 높게 나온 것은 특히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이들 중엔 이 대표에 대한 지지를 유보하면서 여권에서 경쟁력 있는 후보가 나오면 지지를 할 수 있는 유권자"라고 평했다. 그러면서 "지지층의 확장선 측면에서  한 전 대표가 홍준표·오세훈 시장보다 유리하다고 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