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사외이사·감사위원에 ‘박근혜 정부 블랙리스트' 작성에 관여, 유죄가 확정된 최윤수 전 국가정보원 2차장이 내정돼 파문이 일고 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SBS본부는 “문화예술인들을 말살시키려한 범죄자를 지상파 방송사 이사진에 끼워넣으려 하고 있는 것이다. 조폭이 경찰이 되겠다고 달려드는 막장 영화를 보는 듯하다"면서 사퇴를 촉구했다.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SBS는 지난달 27일 이사회를 열고 주주총회 개최를 결의했다. 주주총회는 오는 28일 개최될 예정이며 안건은 ▲재무제표 승인 및 정관 일부 변경 ▲이사 선임(사내 3명, 사외 2명)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2명) ▲이사 보수한도 승인 ▲임원퇴직금지급규정 일부 개정 등이다. SBS 이사회는 사내이사 후보로 현 SBS 방문신 대표이사를 재선임하고, 최태환 SBS 편성·사업본부장과 김동호 SBS 경영본부장을 신규 추천하기로 결의했다.

SBS 이사회는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가 추천한 임환수 전 국세청장, 최윤수 전 차장을 만장일치로 주주총회에 추천했다. 사외이사후보추천위는 양윤석 보도본부장, 유관식 사외이사 2인으로 구성됐다. 사외이사 추천 후보자는 모두 감사위원회 위원으로도 추천됐으며 오는 28일 정기주주총회 결의를 통해 최종 선임될 예정이다. 

SBS 이사회는 사내이사 4인, 사외이사 4인 총 8인으로 구성된다. 이 중 언론노조 SBS본부가 추천한 이사는 이총희 사외이사가 유일하다. SBS 정관에 따르면 감사위원회는 3인 이상으로 구성되며 2/3 이상이 사외이사여야 한다. 

4일 언론노조 SBS본부는 성명을 내고 “사측 추천을 받은 최윤수 씨가 누구인가, 박근혜 정부 시절 국정원 2차장을 지내며 문화계 블랙리스트 작성에 관여해 대법원에서 유죄 판결을 받은 사람”이라고 밝혔다.  

대법원은 지난 2022년 12월 16일 국가정보원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최윤수 전 차장에게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 자격정지 1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그러나 최 윤수 전 차장은 형이 확정된 지 불과 12일 만에 윤석열 정부 신년 특별사면 대상에 포함돼 형이 실효됐다.

2심 재판부는 "(문체부에서 국정원으로 요청한 명단에 대한) 검증업무를 계속하라는 내용의 국가정보원법 위반 범행은 국정원 차장의 지위를 남용해 청와대와 문체부 주도로 시행되던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사업에 도움을 주도록 한 것"이라며 "범행 내용과 수법, 피해 정도를 볼 때 죄질이 좋다고 할 수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