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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안좋아하는 기자가 쓴 북콘서트 후기 앱에서 작성

ㅇㅇ(14.42) 2025.03.06 11:33:48
조회 1564 추천 40 댓글 44
														

한동훈 전 대표의 북토크를 다 보고 말았다. 약 90분 분량.  새로 맡게 된 업무 때문에 실은 과제하듯 유튜브 중계를 스트리밍 했다. 스킵하면서 주요 대목만 볼 생각이었는데.


보고 나서 느낀 몇 가지.


1. 신선했다


정치인이 책을 내면 보통 출간기념회를 한다. 북토크는 아마 안철수 의원 이후 처음인 듯. 그런데 그 형식이 진짜 북토크였다. 책을 산 독자들이 출판사를 통해 신청을 해서 왔다. 한 전 대표가 저자로서 간략히 모두 발언을 하고 토크 내용도 책에 있는 몇 가지 문장을 키워드 삼아 자기 생각을 말하는 형식이었다.


이게 왜 신선하냐면, 자신이 썼다는 방증이라서다. 정치인 책은 보통 자기가 쓰지 않는다. 대필 작가를 고용해 구술하든, 보좌진을 시키든 하는 게 보통이다. 물론 자신이 얼개를 짜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한 전 대표는 대담으로 구성된 후반을 빼면 3분의2 가량을 자기가 모두 쓴 것 같다. 관계자에게 물어보니, 진짜 썼다고. 본인도 크리스마스 이브와 크리스마스 날 카페에서 폰으로 썼다고 하던데, 그래서 단문이라고. 아무튼 자기가 쓰지 않으면 이런 형식의 북토크는 불가능하다(양심상).


사회는 책에서 대담자로 등장해 인터뷰를 쓴 윤석만씨가 봤다. 윤석만씨는 중앙일보 기자 출신이다. ‘정치판’에 있었던 사람이 아니다. 물론 정치부 경력이 있고 관련 책도 여럿 썼지만. 말하자면, 정치 패널이나, 정치학자도 같은 사람이 아니라는 거다. 그래도 글로 밥 벌어 먹고 살았던 기자가 책에서 인상 깊었던 문장을 골라 언급하면서 왜 그런 문장을 썼는지, 그때 생각은 뭐였는지를 묻는 게 진짜 북토크 같아서 괜찮았다.


2. 의외였다


사실 이 북토크 영상을 계속 보게 된 이유는 첫머리에 등장한 38년생, 39년생 어르신 두 분 때문이다. 북토크 초반, 참석자 중 최고령자인 두 어르신을 소개하고 한 전 대표가 자리로 찾아가 손 잡고 눈을 마주치면서 인사한다. 할머님 한 분은 편지와 손수건을 가져 오셨다. 미리 섭외한 인물들 같지 않다. 어제 행사엔 국민의힘 국회의원들도 많이 왔다고 한다. 그들 소개는 없었다. 최대한 독자, 시민을 주인으로 만들고 싶은 노력이 엿보였달까. 세밀한 시나리오 없는 토크, 독자들과의 문답도 그런 요소.


복장 또한 와이드핏 청바지에 루즈한 검정 니트 차림. 신발도 컨버스화. 이런 복장으로 북토크하는 정치인은 나는 처음 봤다. 근데 그게 먹히는 전략이었던 것 같다. 이런 것들이 재미 요소가 돼서 계속 보게 만든 거다. 


3. 궁금해졌다


난 한동훈이란 정치인은 ‘윤석열+안철수’라고 생각했다. 평생 검사만 한 검사 출신, 그것도 자기가 제일 잘난 줄 아는, 거기다 공감 능력 떨어지는 AI 같은.


‘컨셉트 정치인’이라고 느끼기도 했다. 예를 들면, 기자들 앞에 와서 양쪽 귀에서 블루투스 이어폰을 뺄 때, 윤석열 대통령을 만나러 가서 빨간색 파일을 꺼내둘 때.


말? 물론 한 전 대표 말 잘한다. 그가 법무부장관일 때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어떻게 야당 의원들과 맞서는지 우리는 잘 봤다. 그런데 그건 사람의 말이라기 보다 AI 같았다.


그런데 어제 그의 말은 ‘사람’의 말이었다. 그리고 (내 의견과 같은지 여부를 떠나) 제법 설득력이 있었다.


“12월 3일부터 16일까지 힘들었다. 결정 자체는 힘들지 않았다 의심하지도 않았다. 그런데 구현하는 게 힘들었다. 두렵기도 했다. 그때 생각한 게 나의 초심 ‘선민후사’였다.”


 “저는 원래 역사 속에서 뭐, 이런 말 하는 정치인 좋게 보지 않았다. 무슨 역사랑 대화를 해 시민과 대화하고 생활인들과 대화해야지. 근데 이날은 이게 왜 이 과제가 나한테 떨어졌지 그 생각 들었다. 나는 내가 잘하면 막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다행히도 집권여당 대표였으니, 이 불을 끌 수 있겠다 생각했다.”


“정치를 하다 보면 관계 설정에서 오는 고민, 동료 압박 같은 게 있다. 옆 사람 의식 되거나 그 사람과의 관계가 생각. 정답으로 가지 않고 둘러가기 쉬워진다. 생각보다 힘든 장벽이더라. 그런데 좋은 정치 하려면 그 장벽 넘어서야 한다고 생각했다. 우리끼리 좋자고 하는 게 아닌 국가 좋자고 하는 정치니까.


“대통령과 자주 만나고 그거 자랑하고 다닌 분들 많지 않나. 저는 그분들이 그 시간에 직언했어야 한다고 본다.”


“내가 생각하는 자유민주주의는 남의 자유를 존중하는 거다. 최소한의 장치, 법에 의해서만 남의 자유를 제약할 수 있는 약속.”


“87체제의 헌법은 정치 주체의 절제 정신을 전제로 한다. 민주당의 이재명 측이 하는 스물아홉 번의 탄핵은 헌법에 근거가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한 비상계엄도 헌법에 있었다. 수십 년 동안 헌법에 있었지만, 감히 그것까지 안 하는 절제 정신이 서로가 지키는 암묵적 룰인데 그것이 깨진 거다. 정말 위험한 세상이 된 거다. 정말 위험한 사람에 의해 정말 위험한 정권이 들어설 수 있다는 불안감이 많은 사람을 관통하고 있다.”


4. 한방을 노리지 않는다면


‘윤석열’이라는 존재가 정치에 남긴 부작용 중 하나는 ‘한방’이다. 구도가 잘 갖춰지고, 바람만 잘 타면, ‘한방에’ 대통령이 될 수 있다는 자신감. 시간과 열정을 쏟아부어 국민을 만나고 설득하고 자기의 인지도를 올리며, 정치권 안에서도 자신의 세력을 만들어 가는 노력. 그 최소한의 공조차 없이 그는 너무 쉽게 대통령이 됐다. 그리고 그 정도로 근본 없이 위험한 인물이란 걸 우리는 몰랐다.


그런 윤석열을 보며 ‘한방 정치’를 꿈꾸는 정치인이 또 있을까 봐 겁난다. 심지어 또다시 탄핵 정국이다. 조기 대선이 아마도 치러질 거다.


어제 북토크를 보면서 ‘한 전 대표가 ‘한방’을 노리지 않고 길게 보고 간다면’이란 생각이이런 신들었다(선거운동 기간이 극히 짧은 조기대선 정국에서 이런 방식은 쉽지 않을 테니까. 국민의힘 경선도 난관이 예상되고.) 거리든, 캠퍼스든 신선한 방식으로 전국 각지를 돌며 시민을 만난다면? 자신의 언어로 시민을 설득한다면? 그래서 한 겹 한 겹 그렇게 지지층을 쌓아간다면? 무시 못할 정치인으로 성장할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굳이 국민의힘이란 지붕 아래로 들어가지 말고 한 3년 길게 보면서 간다면 말이다. 



‘노무현의 신화’, 노무현이라는 정치인이 쓴 역전 드라마는 바로 그런 서사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그런 폭발력은 한방에 쌓이지 않는다. 진영을 떠나 그런 정치인은 다시 한 번 보고 싶다. 


+예판으로만 5만 부 넘게 나갔다는데, 그건.. 부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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