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 음식 때 들어온 작은 김치포장들 

가끔 김치 시면 찌개나 해 먹으려고 

원래 찝찝해서 바깥에서 주는 김치는 손은 안 대는데

그렇다고 버리기는 좀 그래서

모아 놨다가 삭으면 한 번씩 김치찌개 먹고 싶을 때 끓이거든

이런저런 반찬 가게에서 샀던 김치 종류

남은 양념이랑 국물 같은 거 모아 놨다가

한 번씩 찌개 끓이거나 

어묵이나 햄으로 김치볶음 같은 거 해 먹는데

오늘 냉장고

날씨 계속 겨울이고 추워서 전혀 시었을 거라고 생각도 못한 

자질구레한 김치통들 싹 끄집어내서 열어 보니까

그냥 차라리 배추김치는 볶아 먹거나 찌개 같은 거 

아니면 라면 끓일 때 같이 해서 건져 먹고 버리면 금방 먹는데

작은 깍두기 같은 거 들어온게 많아서

통 작은 거 한 개가

근데 양념이 하나도 없는 거야 물에 씻은 거 같이

그러니까 그 통은 아마 예전에 내가 열어 보고 약간 하얀 곰팡이 같은 거 시려고 한 거 있잖아

당장은 먹을 일이 없어서 아마 물에 헹궈서 일단 다시 넣어 놨던 거 같은데

그래도 그거도 양이 아주 작진 않아서

음식 쓰레기를 따로 안 버리기 때문에

그냥 그것도 같이 통합해서 찌개 끓였거든?

근데 육수 한알도 몇 개 넣고

마늘에 대파에 집에 호박도 한 개 있어서 호박도 넣고

청양고추도 넣고

당연히 양념은 많이 없는 상태였지만

그래도 삭은 김치들이라 찌개맛 날 줄 알았는데

완전 쿰쿰한 군내 있잖아

깜짝 놀라서 맛이 왜 이런가

버릴 수도 없고 억지로 대충 먹고

도저히 찌개로 못 먹겠다 싶어서 머리 굴려서

예전에 엄마가 하던 식으로 밥 넣고 라면 약간 넣고 라면 스프를 넣었다고

그래도 라면 스프 들어가면 뭔가 짭짤하니 대충이라도 먹을 만하겠지 싶어서 빨리 먹고 치우려고 했는데

하..

맛이 완전 똑같음

어지간하면 억지로 그걸 쓰레기로 버릴 수가 없으니까 억지로라도 꾸역꾸역 먹었을 텐데

몇 숟가락 먹다가 토 나올 것 같아서

결국 포기

괜히 비싼 국산 마늘이랑 청양고추

그리고 빨간 국물 색깔이 안 나서 아까운 고춧가루에 

아까운 호박에

아니 근데 김치가 냉장고에 오래 있어서

시간 지나면 원래 시자나

시면은 보통 찌개 끓이면 새콤한 맛이 나야 되잖아 

한 번씩 새콤한 김치찌개 먹고 싶을 때

이런저런 반찬은 김치 종류 남은 거 찌꺼기 모아서 찌개 끓여 먹는데 집에서

이번 거는 도대체 왜 그런 거임?

김치가 아니고 작은 무라서 그런 거야?

어떤 집이었는지 기억은 안 나는데

아무튼 그냥 김치 주면 될 건데 깍두기 작은 크기로 작은 통에 몇 번 왔던 기억나거든

아까 말했듯이 한 통은 양념이 다 씻어진 채로 들어 있던 상태

혹시 그거 그 통 거기 들어 있던 그것 때문에 전체적으로 그런 군내가 다 장악을 한 건가??

이상해서 인터넷 좀 검색해 보니까

평범한 김장 김치 같은 거 김치냉장고 넣어 놨던 분들 군내 난다는 글 같은 거 많네

왜 군내가 나는지 이상하다고 하는 글들도 많고

묵은지가 있어야 김치찌개를 끓이는데

묵은지 돈 주고 살려면 아깝고 하니까

그런 반찬 김치 같은 거 냉장고 한 켠에 모아 놨다가 삭았다 싶으면 찌개 같은 거 끓이는데 

겨울에는 완전 한참 걸릴 것 같았는데

배달 음식에서 오는 김치라 그런 건지

아니면 그래도 냉장고는 워낙 자주 여닫는 거라서 그런가

그렇게 빨리 삭나

통 한 번씩 열어 보면 김치 위에 허연 곰팡이 필 듯 말듯한 거 있잖아

그런 경우 많던데

근데 예전에 김치는 그런 거 씻어서 찌개 끓이면 그런 표시는 안 낫는데

맛은 보통 김치찌개 맛이 났거든?

근데 왜 이번에 깍두기 찌개는 이런 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