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현/더불어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 (지난 14일) : 성폭력, 성비위, 권력형 성범죄에 무관용 원칙을 도입하겠습니다. 이는 다가올 지방선거의 공천 기준에도 엄격하게 적용될 것입니다.]

대선 패배를 수습하기 위한 민주당의 카드는 박지현 공동비대위원장이었습니다. 20대 여성인 박 비대위원장, n번방의 실체를 처음으로 폭로한 '추적단 불꽃'의 활동가였죠. 디지털 성범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사회운동을 벌여왔는데요. 그러다 지난 2020년, '경기도 디지털성범죄 대응 추진단' 활동을 계기로 이재명 후보와 인연을 맺었습니다. 이렇게 시작된 인연은 지난 1월, 박 비대위원장의 이재명 캠프 합류로 이어졌죠. 박 비대위원장으로선 제도권 정치에 첫발을 내딛는 순간이었는데요.

[박지현/더불어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 (지난 4일) : 현재 여성가족부에서 피해 지원을 받고 있는 수많은 피해자들을 두렵게 하고, 무고죄 처벌을 강화한다는 공약으로 가뜩이나 신고가 어려운 성폭행 피해 신고를 더 어렵게 한다는 그 말이, 그런 사람이 대통령이 된다는 것이 가장 두렵고, 끔찍합니다.]

박 비대위원장은 선거 막바지 이 후보에 대한 2030 여성들의 지지를 끌어모으는 데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았는데요. 이런 공로를 인정 받아 결국 공동비대위원장이란 중차대한 직책까지 맡게 된 겁니다. 박 비대위원장을 당 쇄신을 위한 새 얼굴로 내세운 민주당, 좋든 싫든 특정 버스에 탑승하게 됐는데요. 바로 '젠더 버스'입니다. 이 버스에는 이미 전부터 자리를 잡아놨던 분이 있죠.

[이준석/국민의힘 대표 (KBS광주 '출발 무등의 아침' / 지난 11일) : 여성가족부 폐지가 무슨 반여성이다 이렇게 이야기하는 것 자체가 굉장히 이상한 이야기다, 이런 생각을 하고요. (여성가족부 폐지는) 당연히 공약대로 지켜질 것이다, 이렇게 봅니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 선거 전략으로 '젠더 갈라치기'를 했단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2030 남성들의 표심을 끌어온 공 만큼은 인정 받고 있는 분위기입니다. 그래서 민주당이 이 대표의 대항마로 내세운 게 박 비대위원장이란 분석인데요. 2030 여성을 대변하는 박 비대위원장으로 맞불을 놓겠단 의도라는 겁니다. 물론 당내에서는 스스로 젠더 프레임에 갇혔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지만요. 오히려 이렇게 젠더 대결 구도가 형성된 게 나쁘지 않다는 기류도 읽히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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