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당선인은 이날 오전 10시 50분쯤 김은혜 당선인 대변인 등과 함께 통의동 천막 기자실을 방문했다. 당초 예정에 없던 ‘깜짝 방문’이었다. 윤 당선인 측은 이날부터 삼청동 금융연수원에만 있던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출입기자실을 통의동에도 천막 형태로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

천막에 들어선 윤 당선인은 “4개월 동안 여기에 머문다고 생각하면 되느냐”는 기자의 질문을 받고 “4개월?”이라고 반문하며 웃음을 지었다. 윤 당선인은 최근 청와대 용산 이전 문제를 둘러싸고 문재인 대통령과 갈등을 빚는 가운데 취임 전 청사 이전이 어려울 경우 통의동에서 계속 업무를 보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윤 당선인은 안쪽에 비치된 냉장고를 열어보며 “여기 뭐 넣어놨느냐”고 물어보는 등 기자실 내부를 꼼꼼하게 살폈다. 이어 티타임 요청을 받자 “커피 한 잔 합시다”라고 말한 뒤 참모들이 마련한 둥글레차를 들고 자리에 착석했다. 이 자리에서 윤 당선인은 16일 통의동에서 방문한 김치찌개집을 언급하며 “그 집 김치찌개가 시원하더라. 학생 때도 이 골목에 많이 와서 옛날 생각이 났다”고 말했다.

‘당선 후 한 번도 혼밥을 안 했느냐’는 질문에는 “아침도 혼자는 안 먹는다”고 답했다. 윤 당선인은 “강아지하고 같이 먹는다. 내가 뭘 먹으려면 와서 딱 쳐다보고 있어서 나눠준다”며 “아침에는 김치찌개도 끓여먹고, 누룽지도 끓이고”라고 말했다. 이어 “(용산에)청사를 마련해서 가면 구내식당에서 제가 저녁에 (김치찌개를)양 많이 한 번 끓여서 한 번 같이 먹자”고 덧붙였다.

한편 윤 당선인은 이 자리에서 문 대통령이 키우는 풍산개 인수인계에 대한 질문을 받고 “아무리 정상 간 (선물)이라고 해도 키우던 집에서 계속 키워야 한다. 주인이 바뀌면 안 된다”며 “(문 대통령이)사저로 데려가셔도 되지 않나”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2018년 3차 남북정상회담 이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으로부터 풍산개 한 쌍을 선물받아 ‘곰이’와 ‘송강이’로 이름 붙이고 직접 키우고 있다. 윤 당선인은 “나한테 주신다면 내가 잘 키우고”라면서도 “사람 중심으로만 생각할 게 아니고 키우던 주인이 계속 기르게 하는 것이 오히려 선물의 취지에 맞다”고 말했다.

윤 당선인은 이 자리에서 앞으로도 언론과 접촉을 늘리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윤 당선인은 “기자실에 제일 자주 가셨던 분이 김대중ㆍ노무현 전 대통령 두 분인데, 5년 임기 동안에 100회 이상 가셨다고 한다. 한 달 평균 2번 정도는 하셨다는 것”이라며 “저도 가급적 기자분들을 자주 뵙겠다.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