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무효확인 소송에 시의회 공포 맞불…조례 전쟁
재판 길어지면 지방선거 결과로 소송 의미 없어 질수도오세훈 서울시장(오른쪽)과 김인호 서울시의회 의장. 2022.1.12/뉴스1 © News1 이성철 기자
(서울=뉴스1) 이밝음 기자 = 서울시와 서울시의회가 조례 2건을 놓고 대법원에서 다툰다.

26일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 11일 '서울시 대안교육기관 지원 조례'와 '서울시 출자·출연기관 운영에 관한 조례'에 대해 대법원에 무효확인 소송과 집행정지 신청을 접수했다.

반면 시의회는 전날 해당 조례를 공포하겠다고 나섰다. 김인호 서울시의회 의장은 전날 "(해당 조례 2건을) 결재했다"며 "규정에 따라 대법원 판단을 받아 보겠다"고 했다.

시의회에서 의결한 조례는 서울시장이 공포하지 않을 경우 시의회 의장이 공포할 수 있다. 김 의장의 결재에 따라 조례가 공포되면 일반적으로 20일 이후 효력이 발생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대법에) 집행정지 기일을 서둘러 잡아달라고 요청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앞서 서울시는 해당 조례들이 시장 권한을 침해한다며 재의요구했지만, 시의회는 지난달 21일 본회의에서 조례를 다시 통과시켰다.

대안교육기관 지원 조례는 서울시장이 등록제 대안교육기관을 직접 지원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시의회는 대안교육기관 공공성과 소통 확보가 목적이라는 입장이다.

서울시는 대안교육기관법에 따라 대안교육기관 지원감독은 교육감 사무이고, 법령상 근거 없이 조례로만 기관을 지원하도록 한 것은 지방재정법 위반이라고 보고 있다. 지자체장 고유 권한인 예산 편성권도 침해했다고 지적했다.

출자·출연기관 운영 조례는 출연기관 임원추천위원회를 구성할 때 시의회 비중을 절반까지 늘렸다.

기존에는 서울시장 2명, 기관 이사회 2명, 시의회 3명 비율로 임추위원을 추천하지만, 개정안은 서울시장 및 기관 이사회가 3명, 시의회가 3명을 추천하도록 했다. "집행부와 의회 간 견제·구조를 정상화"한다는 취지다.

서울시는 해당 조례가 시장의 인사권을 침해하고 기관 자체 자율성을 침해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임추위 정원을 짝수로 정해 의견이 나뉠 경우 의결이 어렵고, 시장과 기관 추천 몫을 구분하지 않아 모호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편 대법원 소송이 지방선거 이후까지 계속되면 시의회 입장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지금처럼 더불어민주당이 다수 의석을 차지하지 못하면, 해당 조례를 고집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이 다수당이 될 경우, 시의회가 조례를 원상복구하는 내용의 개정안을 다시 발의할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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