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m.news.nate.com/view/20220404n36292

서울 홍대의 한 주차장에 밀착카메라가 나가 봤습니다. 월드컵 거리 응원을 보는 것처럼 사람들이 한 곳에 꽉 찼습니다. 영업시간이 끝나서 갈 곳이 없자 이른바 '테이크아웃 술집'에 몰려든 겁니다.

2주 뒤에 거리두기가 완전히 사라질 때까진 이래선 안 될 것 같다고 취재를 하고 온 이상엽 기자는 설명합니다.

[기자]

지난 주말 서울 홍대의 한 주차장입니다.

밤 11시 반입니다.

영업시간 마감보다 30분쯤 더 지났는데 가게 앞에 많은 사람들이 모여 있습니다.

갈 곳이 없자 테이크아웃 술집에 몰려든 겁니다.

[못 지나간다니까. 경찰차가 가도 안 비켜줘. 밤 11시만 되면 사람 꽉 찬다니까. 여기가 제일 개판이야.]

[엉망이에요. 에티켓이고 매너고 문화고 하나도 없어요. 한국 사람, 외국 사람 다 똑같아요.]

곳곳에 술 취한 사람들이 보입니다.

[(술 취했어요?) 네.]

사람이 너무 많이 몰려서 경찰이 직접 출동해 차량 통제까지 하고 있습니다.

[경찰 : (여기 신고받고 온 거예요?) 신고가 아니고 사람이 몰려서 차 빼주러 왔어요. (따로 제지는 못 하는 거예요?) 내용만 해결해주고 가는 거죠.]

또 다른 테이크아웃 술집도 가봤습니다.

길에서 술과 피자를 먹고 아예 마스크도 벗고 춤까지 춥니다.

[코로나는 존재하지 않아요. 들어봐요. 인생은 한 번뿐이에요.]

여기도 경찰이 출동했습니다.

[경찰 : 춤추지 말고 집에 가세요.]

막아보지만 소용없습니다.

[경찰 : 영업허가증 줘보세요. 영업하는 건 좋은데 사람들이 너무 많이 몰려 있잖아요. 계속 민원 들어와요.]

술집 주인들은 어쩔 수 없다고 말합니다.

[A테이크아웃 술집 : 저희가 테이크아웃 술집을 먼저 시작하긴 했어요. 남을 질투하게 하려는 것도 아니고 저희도 살려고 하는 건데…]

[B테이크아웃 술집 : 방역이 걱정되긴 하죠. 그런데 저희가 이 공간에서 영업을 하는 게 아니기 때문에 제재는 못 하는 거죠.]

시민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김윤지/서울 화곡동 : 사실상 시간을 제한하는 건 그냥 자영업자들한테 피해만 간다고 생각이 들어요.]

[복소영/경기 파주시 : 실질적인 효과는 미미한 것 같아요. 왜냐하면 확진자가 계속 증가하니까.]

주말 이틀간 이곳에 400명 가까이 몰렸습니다.

이미 확진돼서 괜찮다는 반응부터,

[별로 상관없다고 생각하는데요. 지금 다 걸리니까. (그럼 걸려도 괜찮은 거예요?) 저희는 이미 걸렸었으니까.]

[호주나 LA는 지금 다 마스크를 벗었다고 들었거든요. 이게 무슨 의미가 있나…걸릴 사람은 걸렸다고 생각해요.]

코로나와 함께 가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레아/서울 이태원동 : 전에는 두려웠는데 지금은 아니에요. 많은 나라가 코로나와 함께 살아가잖아요.]

[토니/부산 : 벌써 2년이나 됐어요. 이제는 앞으로 나아가야 할 때라고 생각해요.]

정부는 2주 뒤 사적모임과 영업시간 제한을 모두 푸는 방안도 검토 중입니다.

밤 11시에서 또다시 한 시간 늘어난 밤 12시.

누군가는 이 시간을 지키다 생계를 잃고 목숨을 끊기도 했습니다.

언젠가 3년 전 삶으로 돌아갈 때가 곧 오겠지만, 적어도 이런 모습으로는 그 일상을 온전히 되찾기는 쉽지 않을 겁니다.

밀착카메라 이상엽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