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에 허덕이는 한국전력의 자구책은 '전력거래대금 납부 유예'였습니다.

한전은 발전사에서 전기를 사와 소매로 판매하는데, 대금납부를 한 차례 미룰 수 있도록 규정을 바꾼 겁니다.

전력 구입대금은 한 달에 네 번씩 발전 자회사에 내야 하는데, 규칙이 바뀌면 1차분 미납분을 2차분 납부 때 한꺼번에 낼 수 있습니다.

한전의 거래대금은 지난해 약 55조 원으로 한번에 8천억원씩 납부해 왔습니다.

한전은 "전력 수급 차질을 막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습니다.

사실상 외상 거래를 허용한건데, 부실해진 한전의 재무사정을 여실히 보여준다는 지적입니다.

하지만 한전의 적자 해소방안은 마땅치 않습니다.

올 1분기 영업손실만 6조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연료비 가격 상승에도 정부 방침에 따라 전기요금을 올리지 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올해 자금조달을 위해 발행한 신규 회사채 규모도 11조 9400억원으로 이미 지난해 발행분(10조 4300억)을 넘어섰습니다.

전기료 수입은 변변치 않은데 빚만 늘어나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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