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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근 최근 인터뷰 보셈 ㄷㄷ앱에서 작성

ㅇㅇ(223.39) 2022.05.08 11:05:38
조회 430 추천 0 댓글 4

[아무튼, 주말] 한국방송예술인연합회
이사장 ‘배우 유동근’
tvN 예능 ‘유 퀴즈 온더 블럭’에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출연한 일로 방송가와 정치권이 시끄럽다. 퇴임을 코앞에 두고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방탄소년단을 위한 병역법 개정안 조속 통과를 촉구한 것도 비판 여론이 거세다. 앞서 윤 당선인 측은 취임식에서 방탄소년단 초청 공연을 진행하려다 팬클럽 아미의 거센 반발에 부딪혀 취소하기도 했다.

배우 유동근(66)이 이에 대해 하고 싶은 말이 있다고 했다. 드라마 ‘용의 눈물’에서 태종 이방원으로 열연해 국민 배우로 등극한 그는 어느 순간부터 브라운관에서 모습을 감췄다. 대신 2017년부터 한국방송연기자협회, 대한민국코미디언협회, 대한가수협회 등 다섯 단체가 모인 한국방송예술인단체연합회 초대 이사장을 맡고 있다. 2019년부터는 한국대중문화예술원에서 학생들도 가르치고 있다.



”연예인은 좌우가 없다”

-대중 예술인을 좌우로 나누지 말아달라는 게 무슨 뜻인가.

“많은 사람에게 대중문화는 정치적으로 왼쪽에 있다는 말을 많이 듣는다. 그런데 사실 우리한테는 좌우가 없다. 그 단어부터가 정치적 용어다. 정치가 해야 할 일과 대중문화가 해야 할 일은 다르다. 대중문화인들은 정치보다 더 큰 가치를 좇아야 한다. 좌우를 떠나 중용과 이상의 가치, 화합을 좇아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정권이 바뀔 때마다 블랙리스트니 화이트리스트니 그런 단어가 또 튀어나올지 모른다. 이 분위기를 어떻게든 끊고 싶다.”

-대중 예술인의 정치 활동을 반대한다는 건가.

“이념으로 대중 예술인을 나누는 현상은 사라져야 한다는 뜻이다. 과거엔 그러지 않았다. 언젠가부터 나뉘기 시작하면서 피해자도 나오고, 억울한 사람도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끼리 싸워서 얻을 게 뭐가 있나. 현재 한국의 대중문화는 기생충, 방탄소년단, 오징어게임 등으로 전 세계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세계 무대에서 활동하기도 바쁘다.”

-공인으로서 대중 예술인에게 기대가 크기 때문 아닐까.

“난 연예인을 ‘공인’이라고 부르는 걸 싫어한다. 그 타이틀로 꼼짝 못 하게 만든다. 대중 예술인에게 가장 중요한 자질은 무언가를 창조해내는 것이다. 그들에게 너무 바른 생활을 강요하면 창조가 나올 수 없다. 범법 행위를 용납하자는 게 아니다. 그러나 지금 우리는 어린 아이돌 가수에게 정치인보다 더 높은 수준의 윤리와 도덕을 갖추길 요구한다. 그 어린 친구들에게 공인이란 이름으로 우리도 못 지키는 잣대를 들이대며 비판하고 있다.”

-대중 예술인은 자유로워야 한다는 뜻인가.

“사는 방식이 다르다는 것이다. 그들도 자기들 나름대로 구속당하고 있다. 난 처음 사극을 찍을 때 잘 때도 한복 바지저고리를 입고 자야 했다. 잠깐이라도 벗으려고 하면 고(故) 김재형 감독님한테 혼났다. 한복을 익숙하게 만들기 위해, 감독님 나름대로 한 배우 수업이었다. 당시 난 도망가고 싶었다. 바지저고리 벗고 샤워하고 동료 배우들과 소주 한잔하고 자고 싶었다. 그러나 감독님은 날 항상 바지저고리 입히고 자기 옆에서 재웠다.”

태종 이방원의 부활

유동근은 왕(王) 전문 배우였다. ‘용의 눈물’의 태종 이방원, ‘장녹수’의 연산군, ‘정도전’의 이성계 등 여러 왕을 연기했다. 그중에서도 국민들 뇌리에 가장 깊게 박힌 건 태종 이방원이다.

-KBS 대하드라마 ‘태종 이방원’이 최근 막을 내렸다.

“너무 반가웠다. 매주 봤다. 방송사마다 대표 얼굴이라는 게 있다. KBS 드라마국은 대하드라마와 주말 드라마다. 이건 시류에 흔들리지 않고 굳건히 끌고 가야 한다. TV 조선은 ‘미스트롯’과 ‘미스터트롯’이다. 이 프로그램이 없었다면 그 젊은 실력 있는 친구들이 무대 한번 제대로 못 서보고 시들어가지 않았겠는가. 이건 또 다른 의미의 공정이다.”

-대하드라마는 비용이 많이 들고 규모가 크다 보니 제작을 기피하는 게 아닐까.

“요즘 어린 친구들이 ‘의병’이라는 단어를 어떻게 아는 줄 아나?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 덕분이다. 우리가 어릴 때 배운 역사, 대부분 사극을 통해 배웠다. 물론 대하드라마는 어렵게 만들어진다. 기본이 몇 십 부작이다. 그렇기 때문에 시스템을 이어가는 것이 중요하다. 나는 ‘태종 이방원’의 말 사망 사고도 시스템이 무너졌기 때문에 발생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방원 역의 주상욱 연기는 어떻게 평가하나.

“정말 용기 있는 배우라고 생각하고 잘하고 있다고 본다. 내가 아마 지금 그 역할을 했다면 주상욱보다 못했을 것이다. 대하 사극의 맥을 이어가며 부활을 외쳤던 후배들이 있다. 정보석, 최수종이다. 난 주상욱이 그 맥을 이어갈 것이라고 본다. 민씨 역의 박진희도 잘하더라. 남편에게 자기 동생들 살려달라고 하는 장면은 정말 눈물 났다.”

-지금까지 한 것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은?

“당연히 ‘용의 눈물’. 가장 존경하는 분도 김재형 감독님이다. 처음 감독님이 ‘용의 눈물’ 하자고 했을 때 난 안 한다고 했다. 수염 붙이는 게 너무 싫었다. 수염을 붙이려면 니스를 바르고 붙이고, 지울 때는 석유로 지운다. 난 젊은 시절 늘 왕만 했으니 일주일에 5일을 수염을 붙이고 있었다. 그래서 그런지 지금도 면도하면 너무 아프다. 머리보다 수염부터 하얗게 셌다. 그때 내가 드라마 ‘애인’을 촬영하고 있었는데, 감독님이 현장에만 다섯 번 찾아와 시작하게 됐다. 감독님은 촬영 전 꼭 배우들에게 원작과 조선왕조실록을 보게 한다. 픽션과 논픽션의 어우러짐을 강조한다. 사극이라는 건 역사를 억지로 가르치려고 하면 실패한다. 인물과 인물의 관계를 보여주고, 역사적 배경을 보여주면, 권력 관계는 그 안에서 자연스럽게 보인다. 이방원에 대해서도 역사적으로 늘 다시 평가하지만, 결국 그가 처남까지도 권력의 끈에서 멀어지게 했기 때문에 아들 세종이 성군이 될 수 있었던 것이다.”

성군은 극화로 재미없어

-맡았던 왕 역할 중 대통령 당선인이 닮았으면 하는 배역은?

“아무도 닮으면 안 된다(웃음). 사극으로 제작한다는 건, 갈등 구조가 심했다는 얘기다. 세종에 관한 드라마를 만들기 힘든 이유가, 갈등 구조가 약하기 때문이다. 성군의 특징은 극화하기에 재미가 없다. 지도자는 그런 사람이 돼야 한다. 내 생각에 현 대통령 당선인은 혁명 세력도 없고, 빚을 진 사람도 없다. 정치권에 있던 사람이 아니지 않은가. 물론 당선자가 혼자서 ‘나 대통령 될 거야’라고 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도와준 사람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를 대통령 자리에 올려놓은 것은 민심이다. 내가 왕만 여섯 번을 했다. 옛날 왕은 천상천하 유아독존이었다. 태어날 때부터 왕가였고, 자연스럽게 왕위에 올랐다. 그러나 그런 왕조차도 민심 없이는 성공적인 통치도, 왕위 존속도 불가능했다. 조선 시대 왕도 그러했는데, 하물며 대통령이야.”

-현재 정치권과 연예계의 공통 이슈 중 하나는 방탄소년단에게 병역 특례를 주는 법이다.

“난 그 문제에 대한 인식이 방탄소년단 병역 특례법으로 된 것이 가장 큰 실책이라고 본다. 국내 대중 예술인 중 방탄소년단처럼 될 확률이 얼마나 있겠는가. 그러나 다른 예술 분야, 스포츠 분야와 비교해 대중문화인 처우가 가장 안 좋은 건 사실이다. 스포츠의 상무팀처럼 대중 예술인에게도 군 복무 기간 창작 활동을 이어갈 수 있는 장치에 대해 다 같이 고민해봐도 좋지 않을까 한다.”

-대중 예술인들은 자기가 선택한 일을 하는데 왜 정부가 도와야 하느냐는 생각이 있다.

“고(故) 이어령 선생 말씀 중 ‘예술인들은 이거 아니면 다른 걸 못 하는 사람들이다’라고 하신 게 있다. 그걸 본 순간 나도 모르게 울었다. 우리는 이거 아니면 못 하는 운명을 타고난 팔자다. 지금은 대중 예술인에 대한 인식이 많이 좋아졌지만, 옛날엔 사당패 소리를 듣던 사람들이다. 그 단어가 어느 순간부터 대중 예술로 분류되고, 다양한 분야로 나눠졌다. 그러나 대중문화가 발전하고, 한류가 지속 가능하려면 양극화가 없어져야 한다. 대중문화를 수출 산업의 하나로 생각해달라. 대부분 규모도 작은 중소 업체다. 세계 무대에서 활동하는 중소기업·산업을 정부에서 지원하고, 사회 안전망에 대해 신경 쓰는 것처럼, 대중문화도 그런 측면에서 생각해줬으면 좋겠다.”

유동근은 임기 종료와 함께 연극 ‘레드’로 무대에 복귀한다. 추상표현주의 화가 마크 로스코의 삶을 다룬 연극이다. 그는 가슴이 설렌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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