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30 중반 입갤했는데, 고딩 이후 첫 헤드폰임. 그 때 젠하이저 6만원이었난 엄청 얇고 쪼그만한 헤드폰 유행했어서 샀었음.

집에서 일할 일이 많아지면서 노래를 많이 듣게 됐는데, 병신같은 블투 스피커로 듣기 싫어서 헤드폰 찾기 시작함.

뭐 살 때 정보를 막 파는 성향이 있어서 오랜만에 디씨 켜봄.

보니까 젠하이저에서 90년대부터 리뉴얼만 하면서 계속 만든 헤드폰이 있네? 바로 구매. 본인 헤리티지에 목숨거는 병신임. 노트북도 옛날 씽크패드 CPU 개조 버전 쓰는 개변태. 이걸로 일하고 유튜브보고 야동보고 다함ㅋㅋㅋ

근데 흐드륙이 앰프 빨을 탄다, 누구는 요즘 나온 꼬다리면 충분하다 말이 많더라. 일단 Ka13 시켜놓고 기다리는 중임. 얘는 직구라서 오는데 시간 쫌 걸리고, 국내 정발품으로 산 헤드폰 먼저 오늘 도착.

지금 애플 꼬다리 + 스마트폰에 껴서 대충 듣고 있는 중인데, 진짜 개좋음. 볼륨 낮은거 빼고. 옛날 노래는 최대로 키워도 넘 작아서 골라 듣는 중. 이건 주문한 꼬다리 오면 해결될듯?

HD600 자체도 요즘 음악에 안맞는다, 공간감이 좁다, 요즘 제품들에 밀린다, 가성비 떨어진다 어쩌구 저쩌구 비판도 좀 받고, 앰프 안끼우면 들을게 못된다, 입문자용이 아니다 막 그러던데, 찐 입문자가 보기에는 이만한게 있나 시픔. 공간감도 이게 좁은건가, 잘 모르겠음. 암만 그래도 귀때기에 붙이는 스피커가 방에서 소리 듣는 것 같은 느낌까지 날까... 머리 중심으로 소리 방향성 잘 느껴짐. 음 분리도 좋고. 극저음 없다고 하는데... 이거보다 크면 거슬리지 않을까 시픔. 내가 취향이 좀 둥글한 소리를 좋아하는 것 같기도 하고? 사운드코어 리버티3 프로 예전에 출퇴근용으로 샀었는데, 그때도 오지게 둥둥거리고 고음 찍찍 찔러서 '시바 이게 좋다고?' 했었음. 근데 그것도 다들 가격대비 좋다좋다 그랬었는데...

제일 좋은게 중음. 보컬, 현악기 소리 잘들어오고 약한 연주도 안 묻히고 잘들림. 스트링도 뮤트시키는 부분까지 챠락챠락 잘들림. 근데도 인위적인, 기계음 같은 뉘앙스가 안느껴져서 좋음. 따뜻한 음색 굿임. 본인 성시경, 박효신 발라드충 아조씨라 흐드륙 느낌 너무 마음에 든다. 물론 요즘 아이돌 노래 들어도 좋음. 뉴진스랑 에스파 들어봤는데 마찬가지로 반주 디테일하게 들리고 보컬 질감 살아있어서 좋았음.

음이 조금 더 쫄깃쫄깃? 응축감 있는? 느낌이면 더 좋겠다. 해상도가 더 높으면 좋겠다, 한 앨범 안에서도 보컬 컨디션 알아챌만큼. 음분리도 더 명확해지고 공간감도 더 넓게 된다면 좋겠다. 이런 생각이 있기는 한데, 그거는 뭐 모든 헤드폰이 가진 숙제니까 패쓰. 근데 꼬다리 물렸을 때 조금 더 좋아진다면 엄청 만족스러울 것 같음. 여기 몇몇 슨배임들이 말하는 극저음 종범이다, 밋밋하다 그런 말은 공감 잘 안댐ㅎ

이상 헤드폰 입문자의 흐드륙 소감이었음. KA13 껴보고 음질에 변화가 있으면 글 하나 더 쓰겠음. 흐드륙과 KA13 살 때까지 좋은 정보 많이 나눈 갤럼들에게 고마움. 중복투자 안하게 해줘섴ㅋㅋ 본인은 아마 여기서 종결하지 않을까 시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