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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분별 인력 스카우트 자제"
전국 금형업계 한 목소리

국내 금형산업이 시작된 부·울·경 지역에는 서울·경기지역 다음으로 가장 많은 1천 500여개의 금형업체들이 집중돼 있다. 부·울·경 지역을 포함한 전국의 금형업체들은 대부분 종업원수와 매출액 등에서 영세한 중소기업들이다. 그러나 최근 대기업의 잇따른 금형산업 진출은 중소 금형업체의 인력난을 심화시키고, 현 정부의 기조인 대기업과 중소기업 동반성장은커녕 종속만 고착화시킨다는 게 업계의 전반적인 시각이다.


부산의 한 금형업체의 대표는 "대기업이 있는 곳이면 산골짜기라도 가겠다는 구직자들이 대부분인데 점차 지역의 우수한 금형 연구인력과 숙련공들이 자연스레 근무조건과 연봉이 나은 대기업으로 빠져나가지 않겠느냐"며 "금형 관련 구직자들이 대기업으로 몰리면서 지역 업체의 구인난은 더 심각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일부 업체들은 최소 3~5년, 길면 10년에 걸쳐 겨우 만들어놓은 숙련공을 대기업이 빼앗아가는 \'죽 쑤어 개 좋은 일 하는 꼴\'이라며 허탈해하고 있다. 실제로 부산의 한 중견 금형업체에서는 최근 숙련공 한 명이 삼성전자의 정밀금형개발센터로 자리를 옮기는 등 지역 금형업체 기능인력의 대기업 이직현상이 현실화되고 있다.

지역 금형업체들은 우리나라가 세계 5위의 금형강국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업계 자구노력으로 고기능 인력을 꾸준히 양성해왔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금형산업의 성장과정에서 정부와 대기업은 인력양성에 무관심했고, 심지어 대기업은 이해타산이 맞지 않는다며 IMF 이후 금형산업에서 철수했다는 게 금형업계의 볼멘소리다.

또 다른 금형업체 관계자는 "금형산업의 특성상 숙련공이 필요하지만 산업현장에 맞춤인력을 양성하는 곳은 거의 없어 사장이 직접 나서 대학에서 금형 경진대회를 개최하고 장학사업을 하며 인력양성에 공을 들여왔다"고 푸념했다.

이와 함께 막대한 자금력을 지닌 대기업이 금형산업에 진출할 경우 금형 분야에서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상생과 동반성장을 저해할 것이라는 우려도 크다.

부산경남금형공업협동조합 최웅학 이사장은 "대외적으로는 금형개발센터에서 금형 인력을 양성하고 기술을 개발하겠다고 밝혔지만 엄청난 자금력을 동원해 중소기업이 기술을 축적하고 주도해온 금형산업을 차지하겠다는 것 아니냐"며 "대기업에 대한 중소 금형업체의 종속이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전국의 금형업계도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한국금형공업협동조합은 최근 "대기업은 중소 금형업체에 대한 무분별한 인력 스카우트를 자제하라"는 내용의 호소문을 조합원 공동명의로 발표하는 등 크게 반발하고 있다.

이대성 기자 nmaker@busan.com
금형종사자라함은 금형설계얘긴가 제작 사상얘긴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