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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제목은 시간의 공백임

D4C서부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2.04.17 00:5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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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mirrorzine.kr/shortstory/118037

교통사고나서 애새끼 뒤진거에 왜 집에서 배긁는인간이 책임져야하나하는 논리구조자체가 좀 씹에바엿던

지구 어딘가엔 끝없이 지금 이 순간에도 재앙이 일어나고있다는 사실에 눈돌리고 그냥 자기눈에 보이는 큰 사실에만 집중하고 메몰되는느낌



 “공백들을 계속 가져왔다간 시간이 멈춰요. 무슨 말인지 알겠어요? 공백이 없다면 시간도 없다고요.”

 안비현이 시간의 공백들을 살폈다. 말그대로 어두운 빛기둥이 얼마 남지 않았다. 그는 공백들을 향해 손을 뻗는 걸 멈추려다 허망하게 죽어간 아이들을 떠올렸다. 그때처럼 아무것도 못 하는 거였다. 조인웅을 바라봤다. 화가 났다. 왜 아이들을 다시 죽게 놔둬야 한단 말인가. 자기는 한 게 뭐가 있다고.

 “여객선이 침몰할 때 당신은 뭐했어요? 아이들이 죽어갈 때 뭐 하고 있었느냐고요? TV로 현장 중계나 보고 있었겠죠. 지금도 그럴 거예요?”

 조인웅이 고개를 푹 숙였다. 그는 여객선 침몰 당시 비명과 고성이 오가는 현장에 있었다. 그곳에서 주변을 살피며 발을 동동 구르기만 했다.

 시간의 공백이 너무 짧은 게 문제였다. 적어도 한 시간이었다면, 보는 눈에 상관없이 갇힌 아이들을 구하거나 뭔가 도움이 될 만한 일을 찾을 수도 있을 터였다. 하지만, 딱 5분이었다. 아무리 노력해도 시간의 공백은 5분 이상 늘릴 수 없었다. 공백 상태에서 뭘 해야 할지 몰라 주변을 돌아다니다가 다시 제자리로 돌아와야 했다. 그게 조인웅이 공백의 지속 시간에 집착하는 이유였다.

 조인웅은 안비현의 다그침에 고개를 내저으며 말했다.

 “미안해요. 나도 이러고 싶지 않아요. 일단 멈춰요. 다른 방법을 찾자고요. 네?”

 조인웅이 뒤로 물러섰다. 안비현은 충격을 받은 듯 그를 멍하니 바라봤다. 다른 방법을 찾자는 건 이 상황을 회피하겠다는 뜻이었다. 다른 방법이라니. 시간의 공백을 통해 들어가는 것 말고 다른 방법은 없었다. 이것만이 참사를 되돌릴 유일한 해결책이었다. 안비현이 조인웅에게 매달렸다.

 “그럼 어떻게 참사를 막을 건데요? 아시잖아요. 몇백 명의 아이가 죽었다는 걸. 온 국민이 아직도 피눈물을 흘린다는 사실을. 부탁할게요. 제발.”

 조인웅은 안비현의 말에 고개를 내저었다. 애초에 시간이 멈추면 아무런 소용이 없다. 선택하고 말고의 문제가 아니었다.

 “정말 미안해요. 만약 여객선 침몰을 막았다고 쳐요. 근데 시간이 안 흘러요. 사람들이 멈췄어요. 아무런 생각도 못 하고, 움직이지도 못한다고요. 그게 무슨 의미가 있겠어요? 그래서 다른 방법을 찾자는 거예요.”

 안비현은 화가 났다. 왜 멈추라고만 하는 걸까? 슬퍼하는 건 지금껏 해온 것만으로 충분하다.

 “정말 안 도와줄 거예요?”

 조인웅이 난처해 하며 답했다.

 “그게 아니라, 이대로는 안 된다고요.”

 안비현이 깊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적어도 당신처럼 손 놓고 있지는 않겠어요.”

 조인웅이 손을 내저으며 말했다.

 “들어가지 않겠다는 게 아니잖아요? 일단 멈추자니까요?”

 안비현이 싸늘히 대답했다.

 “늘 말뿐이죠. 그럼 이건 어때요?”

 안비현은 얼굴이 벌겋게 달아오를 정도로 열을 내며 손을 마구 휘둘러 공백들을 움켜쥐었다. 과거뿐만이 아니었다. 미래의 공백들도 모조리 현재의 공백으로 끌어왔다. 사방에서 걸쳐진 공백들이 꽃처럼 피어났다. 마치 성대한 불꽃놀이라도 하는 것 같았다. 현재에 걸친 공백이 하늘과 땅을 가리지 않고 수없이 나타났다.

 “뭐 하는 짓이에요!”

 조인웅이 소리치며 안비현에게 주먹을 날렸다. 얼굴을 얻어맞은 그는 그대로 풀썩 주저앉았다. 쿨럭거리며 조인웅을 올려봤다. 조인웅이 씩씩대며 말했다.

 “미쳤어요? 정신 나갔어요? 뭘 어떻게 하겠다는 건데요? 빨리 멈춰요!”

 안비현이 코웃음 치며 말했다.

 “시간이 흐르지 않으면, 아무 의미 없다고 했죠? 사람들이 생각도 못하고 멈추니까. 그럼 반대로 생각하면요. 여객선 침몰도 마찬가지예요. 시간이 멈추면, 벌어지지 않은 거나 마찬가지죠. 사람들이 더는 슬퍼하지 않을 테니까.”

 안비현이 얼얼한 턱을 매만지며 비틀비틀 일어났다. 그는 침을 퉤! 뱉고는 조인웅을 노려봤다.

 “말해봐요. 다른 방법 있어요?”

 조인웅이 발을 구르며 소리쳤다.

 “그렇다고 시간을 멈춰요? 다같이 죽자는 소리랑 뭐가 달라요?”

 안비현이 피식 웃었다.

 “당신이나 나나 한 게 뭐 있어요? 우리가 책임져야죠. 어떤 대가를 치르든간에.”

 조인웅이 더 참지 못하고 달려들었다.

 “좀 멈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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