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7장 - 짐승의 이름

"호르헤랑 데이트 가기로 했어." 발렌시아가 공용실에 들어와 의자에 털썩 주저앉으며 말했다.

베델은 크게 한턱 냈다. 공용실은 돔형 천장이 12미터 높이에 달하는 달걀 모양이었다. 화려한 샹들리에가 아래로 드리워져 공간 전체를 따스한 빛으로 감싸고 있었고, 한쪽에는 벽난로가 있어 온기를 더했다. 베델은 이제 자신의 모습을 바꾸는 것에 대한 불편함을 거의 느끼지 못했고, 집 전체에 녹아든 극적인 감각에 푹 빠져 있었다. 애니하우스 능력으로 집의 일부로 만들어낼 수 없는 것들은 배낭의 능력을 통해 지구에서 가져왔다. 발렌시아의 말을 빌리자면, 우리는 모든 방이 필요의 방인 거대한 집에 살고 있는 셈이었다.

가끔은 해리포터 책을 준 것을 후회하기도 했다. 발렌시아가 그렇게까지 책에 푹 빠질 줄은 몰랐다. 시리즈를 다 읽고 나서는 내가 다른 시리즈를 추천해 줬는데도 문학 세계가 더 이상 자신에게 줄 것이 없다고 판단했다.

발렌시아의 말을 듣고 아마릴리스는 서류를 내려놓고 응시했다. 그녀는 공용실에 책상을 두고 있었다. 우리 중 누구보다도 훨씬 열심히 일하고 있었고, 만약 책상이 없었다면 아마 우리와 함께 많은 시간을 보내지 않았을 것이다. "호르헤가 너에게 데이트를 신청하다니, 엄청나게 비전문적이군." 아마릴리스가 말했다.

"내가 먼저 신청했어." 발렌시아가 말했다. "걔는 먼저 안 할 거 아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