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낯선 천장이다, 남자가 깨어나 처음으로 한 생각이었다.
눈이 부시는 조명, 코끝을 스치는 약품 냄새.
옆에서 삑-삑-대는 소리에 이 곳이 입원실임을 알았다.
“…”
몽롱한 정신이 빚어내는 착란 속에서 남자가 각성하기 시작했다.
경황이 없는 와중에도 본인이 누구인지부터, 자신이 왜 병실에 누워있는지까지 일련의 사고를 끝마친 것이다.
상황을 정리한 그는 한 가지 의문에 휩싸였다.
‘내가 구조되었다는건 알겠다. 하지만, 왜?’
물론 살아남았다는건 좋은 일이지만, 남자는 스스로 생각하기에도 지옥도로 변했던 그 날의 산 속에서 자신이 멀쩡히 구조된데에는 석연찮은 구석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지 않나, 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남자는 앞으로 무슨 일이 일어날 지는 몰라도, 이 의문을 해소하는 것만이 살아남는 길이 될 것임을 느꼈다.
그 때의 기억을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온몸이 벌벌 떨리고 두려움에 사로잡히는 그였지만, 무언가 단서를 찾기 위해 골똘히 생각에 빠져들었다.
어디서부터 시작해야할까.
‘그래, 어떤 노인에게 삼을 캐오라는 의뢰를 받았던 그 날부터 시작해야겠지.’
그의 머릿속엔 심마니인 자신에게 삼의 위치를 알려줄테니 캐오면 싯가의 배를 쳐주겠다던 노인의 말에 반신반의하면서도 산을 올랐던 기억이 선연했다.
‘결국 노인의 말대로 삼을 찾았긴 했지만, 모든 일은 거기서부터 잘못되었지.’
삼을 캐내고 하산하는 길에서부터 습격을 받기 시작했던 것이다.
‘중무장한 특수부대원들에게 영문도 모른채 살기 위해 쫓기는 경험은… 다신 하고 싶지 않아.’
최선을 다해 도망쳤지만, 잘 훈련된 군사조직을 상대로 추격전을 벌이는 것은 애초에 불가능한 일이었다.
만일 홀연히 하늘에서 나타난 가면 쓴 노인이 쫓아오는 적들을 도륙내주지 않았다면 거기서 그는 죽은 목숨이었을 것이다.
‘그마저도 나를 도우려했던건 아니었던것 같고 말이야.’
겨우 살아남은 줄 알았더니 마찬가지로 하늘 위에 속속들이 나타난 세 명의 사람들과 싸우러 날아오르는 모습을 본 남자는 정말 미칠듯 했다.
또다른 특수부대원들의 추격이 더 격심해졌다는걸 깨닫고선 더더욱.
노인과 새로이 나타난 세 명의 싸움이 얼마나 격렬했던지, 남자는 정말 세상이 무너지는 줄 알았다며, 헛웃음을 흘렸다.
쐐애액 섬뜩한 소리를 내는 칼바람, 악귀의 형상을 한 채로 날아다니는 불덩이들. 지반이 무너지며 산사태가 나더니, 흙더미들이 뭉쳐 만들어진 거인의 주먹이 노인을 내려치는것과 그를 멀쩡히 받아내고 역으로 폭파시키던 노인의 신위를 그는 직접 목격했던 것이다.
그 끔찍했던 전장터에서 살아남기 위해 모든 파란을 피하러 숨어든 한 동굴 속, 남자의 마음속에 죽거든 삼이라도 먹고 죽자는 생각이 들어 삼을 통째로 씹어삼켰다.
‘그게 악수가 될 줄은 몰랐지.’
남자는 삼을 통째로 삼키자마자 온 몸이 고열과 격통에 휩싸이며 뼈마디가 뒤틀리는 감각이 몰아쳐, 반쯤 정신을 놓을 뻔 했다.
고통에 기절하기 직전 동굴까지 들이닥친 특수부대에게 열파같은걸 쏘고 쓰러진것을 마지막으로 기억이 없었으니, 그 이후로 병원에 이송된 것이라고 보는게 맞겠다고 생각한 남자였다.
‘하지만 마지막 기억은 그릇된 것일지도 몰라… 나중에 검증을 해봐야겠는걸.’
여기까지 생각을 마친 남자는 표정을 찌푸리며, 하나씩 정보를 조합하기 시작했다.
우선, 내가 쫓긴 이유는?
당시에는 당혹스럽고 정신이 없어서 떠올리지 못한 것이였지만, 지금와서는 짐작가는 바가 몇가지 있는 남자였다.
‘일단 내가 금지된 구역에 들어섰기 때문일지도 모르지 않을까? 하지만 그렇다면 제재가 산에 들어간 순간부터 시작되었었어야 하니 가능성이 낮아. 그렇다면 아마…’
습격을 당한 시점이 삼을 캔 이후라는 점, 그리고 삼을 먹고 보인 이상징후등을 토대로 남자는 자신이 캐냈던, 그리고 지금은 완전히 그에게 소화된 삼이 습격이 벌어진 원인일 공산이 크다고 추측했다.
‘이러면 습격자들이 날 적극적으로 쫓기는 했어도 사살하진 않은 이유와, 노인이 내게 관심이 없으면서도 도망치던 내게 개입한 이유 또한 충분히 설명이 돼.’
아마 양측 모두 내가 가지고 있는 삼이 상할까봐 노심초사 했던 것이겠지, 라고 남자는 생각했다.
‘그렇다면 내가 멀쩡히 병원에 이송된 이유 또한 내가 삼을 삼켜서일테고… 특수부대원들과 노인측, 둘 다 내가 삼킨 삼의 공능에 관심이 있었겠지만 양측 중 누가 날 구조했는지는 모르… 아니, 알것만도 같군.’
왜인지 모르게 머리가 팽팽히 돌아가는 감각을 즐기며, 남자는 여념없이 추리에 집중하고 있었다.
‘아마도 내가 동굴로 들어간 이후론 노인측은 새로 나타난 인물들과 싸우느라 나에 대한건 관심을 껐을 가능성이 높아.’
사내는 그 이후 자신이 삼을 삼킨 직후가 되었든, 특수부대원에게 발각된 이후가 되었든 양쪽 모두가 바라던 삼이 사라진 이후 싸움은 소강상태가 되었을 것이라 추측했다.
그 이후는 안봐도 명백한 명분싸움.
싸울 이유도 없어진 노인측은 아마 특수부대쪽의 영역이 분명했던 그 산에서 오래 머물 생각이 없었을테고, 자신을 회수하지도 못하고 떠났을거라 봐야겠지. …라고 결론을 정리한 남자였다.
이제 남은 것은 단 한가지.
의식이 끊어지기 전 마지막 기억 속 장면인 ‘동굴까지 들이닥친 특수부대들에게 열파를 쐈던 기억’을 검증해야할 시간이 왔다.
“…”
남자는 표정을 괴상하게 일그러뜨리며, 손으로 얼굴을 씻듯이 거세게 부볐다가, 한숨을 쉬며 괴로워했다.
아무리 생각해도 생각만으론 그때 벌어진 일을 증명할 수 없었던 것이다.
노인과 세 초인의 존재로 마법, 초능력? 무엇이되었든 정상 범주 이상의 힘의 실현이 가능하다는것은 증명된 셈이지만, 그것이 가능한 존재의 범례에 자신 또한 속하리라곤 믿지 못하겠는 그였다.
그렇게 한참을 고민하던 남자의 눈에, 어느순간 결의가 깃들었다.
‘만약 한 번 벌인 일이라면, 또다시 해내지 못하리란 법도 없을거야.’
그렇게 생각한 남자가 옆의 바이탈 사인 모니터로 시선을 옮기고, 손을 내뻗은채로 눈을 감아 정신을 집중하기 시작했다.
‘상상하는건 에너지의 흐름…’
호흡을 가다듬고 의식을 정련한다.
원하는 것은 힘의 방출, 그 뿐.
노인이나 세 초인처럼 현상을 지배하에 두고 휘두르는 이적을 발휘하는 것은 바라지도 않는다.
오로지 내면의 깊고 방대한 우물에서 힘을 퍼다 나르는 것만을 염상하길 한참, 비로소 결실이 맺혔다.
피슝- 쾅!
기공탄이라해야할까, 에너지의 응결체라 해야할까.
콩알만한 무엇인가가 빠른 속도로 쏘아져 옆의 모니터를 터트려버린 것이었다.
이 광경을 모두 지켜본 남자가 얼떨떨한 감정을 감추지도 못하고 있던것도 잠시,
주륵-
‘어?’
눈 앞이 핑- 도는 것처럼 어지러우면서, 극심한 두통이 뒤따른다. 얼굴에서 느껴지는 뜨끈한 감각에 손을 가져다대자 코에서 멈추지 않고 꿀럭,꿀럭 쏟아져나오는 선혈이 느껴진다.
시간감각이 마구 늘어지는것이, 이거 큰일났다.
누군가가 들이닥쳐 뭔가 소리치는거 같은데 아무것도 들리질 않아.
“아…”
시야가 암전되는 것을 끝으로, 남자는 함부로 진원을 끌어다 쓴 반동으로 인해 기절하고 말았다.
여기에 이제 밑에는 기절에서 깨어난 주인공, 침상 옆에서 언제 깨어나나 기다리고 있던 축~결단기 쯤 되는 수사가 삼의 정체 알려주면서 어떻게 배상할거냐 물으며 영기로 압박해들어옴, 이걸 수도종문에 들어가겠다고 호기로운척(머릿속에 수 계산 다 끝내고 내린 판단임) 외치는것으로 상황을 무마하는 주인공 모습으로 1화 끝
끝나는 분량은 대충 6000~7000자 쯤 될거라고 생각하는 중.
대충 이런데 여기서 회상파트를 빼서 이 내용을 좀 제대로 다뤄보라고 피드백을 받았거든??
근데 내가 생각하기에 이 부분은 재밌을 수가 없어;;
혼자 도망치면서 인물 제시되는것도 아예 없이 장면만 전환될 뿐인데 뭐가 되겠음...
적어도 난 그렇게 생각하는 중이란 말임??
그래서 그런가 그렇게 새로 1화 쓰려고 했는데 뭐가 나오지도 않더라고
이러는데 피드백대로 따르는것도 에바다 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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