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인사이드 갤러리

갤러리 이슈박스, 최근방문 갤러리

갤러리 본문 영역

마왕이 나오는 웹소설 2화 써달랬더니 새로운 등장인물 나옴

워드페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5.03.26 21:41:02
조회 37 추천 0 댓글 0

칠흑의 권좌, 공허의 군주 - 2화: 잔재 속의 불씨



1. 권좌의 침묵


차원문을 넘어 다시 옵시디언 캐슬의 알현실로 돌아온 카이론의 주변에는 변함없는 적막만이 감돌았다. 인간계에서의 소동은 마치 한바탕 꿈처럼 느껴질 정도로, 마계의 시간은 더디고 무겁게 흘렀다. 권좌에 다시 몸을 기댄 그의 안에는 방금 흡수한 공허의 잔재가 희미하게 꿈틀거렸다. 그것은 그의 압도적인 마력의 바다에 떨어진 차가운 기름 방울처럼, 섞이지 않고 이질적인 감각을 남겼다.


"수고하셨습니다, 군주님."


어느새 다가온 벨리알이 정중하게 고개를 숙였다. 그의 얼굴에는 안도감과 함께 미묘한 호기심이 서려 있었다. 군주가 직접 나선 일, 그것도 '공허'와 관련된 사건은 극히 드문 일이었기 때문이다.


"소란이 정리되었는가?" 카이론이 나른하게 물었다.


"예, 군주님. 인간계의 균열은 완전히 봉쇄되었고, 엘란 왕국에 퍼졌던 공허의 기운도 군주님의 권능 앞에 소멸한 것을 확인했습니다." 벨리알은 잠시 망설이다 덧붙였다. "다만… 군주님의 심신에 혹 미미한 영향이라도…"


"쓸데없는 걱정이다." 카이론은 손을 들어 벨리알의 말을 막았다. "고작해야 벌레가 남긴 미약한 독과 같은 것. 내 힘의 근간을 흔들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그의 말은 사실이었다. 흡수한 공허의 에너지는 그의 거대한 마력에 비하면 미미한 수준이었다. 하지만 그 이질적인 '무(無)'의 감각은 분명히 존재했다. 마치 완벽하게 조율된 악기 속에 불협화음의 씨앗이 심어진 듯한, 미세하지만 분명한 어긋남. 카이론은 그것이 불쾌하다기보다는… 생경하다고 느꼈다. 영겁의 세월 동안 느껴보지 못했던 새로운 감각이었다.


"인간들은 이번 일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더군?"


"혼란스러워하고 있습니다. 갑작스러운 재앙과 그보다 더 갑작스러운 소멸. 일부는 신의 기적이라 칭송하고, 일부는 또 다른 재앙의 전조라며 두려워하고 있습니다. 물론, 마왕의 개입을 눈치챈 자는 아무도 없습니다."


"뻔한 반응이군." 카이론은 흥미를 잃었다는 듯 눈을 감았다. 필멸자들의 희비극은 언제나 비슷한 패턴으로 반복되었다. 잠시 스쳤던 작은 흥미는 다시금 지루함의 늪으로 가라앉는 듯했다.


2. 공허의 잔향


며칠이 흘렀다. 마계는 평소와 다름없이 카이론의 절대적인 통치 아래 고요했다. 권좌에 앉아 끝없는 사색에 잠기는 것 외에는 카이론에게 주어진 소일거리는 없었다. 무료함이 다시 그의 영혼을 좀먹기 시작할 무렵, 그는 문득 엘란 왕국에서 흡수한 공허의 잔재를 떠올렸다.


그는 자신의 마력 속에서 유영하는 이질적인 에너지를 끄집어내 관찰했다. 그것은 칠흑 같은 그의 마력과는 명백히 다른, 모든 것을 집어삼키는 공백의 속성을 지니고 있었다. 파괴적이지만, 동시에 무한한 가능성을 내포한 듯한 기묘한 힘.


'이 힘을 완전히 내 것으로 만들 수 있다면…'


카이론의 내면에 작은 호기심이 피어올랐다. 그는 공허를 두려워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 근원적인 힘에 매력을 느꼈다. 신들과의 전쟁 이후 정체되어 있던 자신의 힘에 새로운 변화를 가져올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그는 조심스럽게 자신의 마력을 공허의 잔재와 접촉시켰다. 예상대로 격렬한 반발이 일어났다. 존재와 무(無)는 본질적으로 상극이었다. 하지만 카이론은 물러서지 않았다. 그는 자신의 의지를 더욱 강하게 투영하며, 공허의 에너지를 억누르고 해체하려 시도했다. 마치 길들여지지 않은 야수를 조련하듯, 그는 끈기 있게 공허의 힘을 탐구했다.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그의 손바닥 위에서 요동치던 공허의 에너지가 점차 안정되기 시작했다. 완전한 흡수나 동화는 아니었지만, 그의 마력으로 어느 정도 제어할 수 있는 상태가 된 것이다.


"흐음… 제법이군."


카이론은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비록 미미한 양이었지만, 공허의 힘을 다룰 수 있는 실마리를 잡은 것은 분명 의미 있는 성과였다. 어쩌면 이것이 지루한 영겁의 세월에 새로운 파문을 일으킬지도 모른다는 예감이 들었다.


3. 잿더미 속의 불씨


공허의 힘을 어느 정도 제어할 수 있게 되자, 카이론은 다시 한번 인간계에 시선을 돌렸다. 특별한 이유는 없었다. 그저, 자신이 남긴 흔적이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 확인하고 싶은 변덕에 가까웠다.


그는 다시 검은 구체를 생성하여 엘란 왕국의 모습을 비췄다. 잿빛 하늘은 거의 사라지고 푸른빛이 감돌았지만, 도시는 여전히 폐허 상태였다. 복구 작업은 더디게 진행되고 있었고, 생존자들의 얼굴에는 깊은 절망과 피로가 어려 있었다.


카이론은 무심하게 도시를 훑어보았다. 그의 시선은 폐허가 된 왕궁터를 지나, 가장 피해가 심했던 도시 중심부의 한 구역에 머물렀다. 그곳은 공허의 에너지가 가장 격렬하게 폭주했던 장소였다. 대부분의 생명체는 소멸하거나 공허에 잠식되었어야 할 터였다.


그런데, 그의 눈에 무언가 이상한 것이 포착되었다.


잿더미와 시체들 사이, 무너진 건물 잔해 아래에서 희미한 생명의 기척이 느껴졌다. 그것은 너무나 미약해서 하마터면 놓칠 뻔했지만, 카이론의 감각은 속일 수 없었다.


'살아남은 자가 있단 말인가?'


그는 구체의 영상을 확대했다. 잔해 더미 속, 간신히 숨만 붙어 있는 어린 소녀의 모습이 보였다. 소녀는 끔찍한 화상과 상처를 입고 있었지만, 놀랍게도 공허의 침식 흔적은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소녀의 주변에는 아주 미약하지만, 기묘한 에너지가 아지랑이처럼 피어오르고 있었다.


그것은 성스러운 힘도, 정제된 마력도 아니었다. 그렇다고 카이론이 흡수한 공허의 에너지와 완전히 같지도 않았다. 마치… 공허의 파괴적인 힘을 견뎌내고, 그 잔재 속에서 새롭게 태어난 듯한, 불안정하면서도 강렬한 생명력과 뒤섞인 기묘한 기운이었다.


카이론의 미간이 꿈틀거렸다.


"…호오?"


예상치 못한 발견이었다. 공허의 직접적인 영향권 안에서 살아남았을 뿐만 아니라, 그 힘의 영향을 받아 변질된 존재. 이것은 그가 알던 어떤 법칙에도 들어맞지 않았다.


그는 소녀를 잠시 더 관찰했다. 소녀의 눈빛은 공허했지만, 그 안에는 꺼지지 않은 작은 불씨가 남아 있는 듯했다. 필멸자의 나약함과는 다른, 어떤 종류의 강인함 혹은 변이가 느껴졌다.


"벨리알."


카이론의 부름에 벨리알이 즉시 나타났다.


"예, 군주님."


"저 소녀를 주시해라." 카이론은 구체 속의 소녀를 가리켰다. "간섭하지 말고, 그저 지켜보며 모든 변화를 보고하도록."


벨리알은 의아한 표정을 지었지만, 군주의 명령에 의문을 제기하지 않았다. "명을 받들겠습니다."


카이론은 다시 권좌에 몸을 기댔다. 그의 입가에는 이전과는 다른, 진정한 흥미가 담긴 미소가 걸려 있었다. 인간들의 어리석음이 만들어낸 재앙 속에서 피어난 예상 밖의 변수. 어쩌면 저 작은 불씨가, 그의 지루한 영겁에 생각지도 못한 불꽃을 피워 올릴지도 모른다는 예감이 강하게 들었다.


잿더미 속에서 살아남은 소녀. 공허의 잔재를 품은 그 미약한 존재가 앞으로 어떤 파장을 일으킬지, 마왕 카이론은 오랜만에 찾아온 '기대감'이라는 감정을 음미하며 조용히 지켜보기로 했다. (4958자)



새로운 등장인물 '소녀' 뭔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추천 비추천

0

고정닉 0

0

댓글 영역

전체 댓글 0
등록순정렬 기준선택
본문 보기

하단 갤러리 리스트 영역

왼쪽 컨텐츠 영역

갤러리 리스트 영역

갤러리 리스트
번호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설문 사회생활 대처와 처세술이 '만렙'일 것 같은 스타는? 운영자 25/03/31 - -
공지 판타지 갤러리 이용 안내 [230/1] 운영자 21.09.02 103870 36
7451326 한녀들 그냥 뭐... 보짓값 수호하게 놔두죠? ㅋ 흡연으로폐암치유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1:48 0 0
7451325 글고보니 코자들은 텍스트배틀 실제로 하네 불건전유니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1:48 0 0
7451324 그와중에 훈련병 죽인 여자 중대장 징역 5년이네 ㅋㅋㅋㅋ 유포터블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1:48 10 0
7451323 이건 보적보관점에서봐야하는거아니냐?? [3] seeu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1:47 27 0
7451322 그러니까 19세미만이랑 성관계할거면 짜피 유죄니까 홈즈,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1:47 15 0
7451321 오늘 여고딩들이 데이트하자길래 정중히 거절했다 [3] 위씽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1:47 13 0
7451320 장제원방지법이나 만들어라 [2] 은하민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1:47 18 0
7451319 스포)어? 트릭컬 만우절 에피가 단순 이벤트 에피가아니라고?? [1] ㅎㄹ.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1:46 19 0
7451318 그런데 의제강간이 뭐냐? [12] 홈즈,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1:46 57 0
7451317 김수현때문에 여고생이랑 못사귀면 레전드겟네 [2] 푸슈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1:45 41 0
7451316 19세 의제강간은 우리나라 정서상 예견된 일이지 ㅇㅇ(121.150) 11:45 16 0
7451315 30살 미만 성교는 의제강간법 드가자 불건전유니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1:45 5 0
7451314 쿄야마가 구독 좋아요 누른 히로 짤 [5] 노벨쨩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1:45 24 0
7451313 씨발 나 몰루 안 돌렸어 [6] 분재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1:45 21 0
7451312 포켓몬 세계관 최강자들 최종테크는 포켓몬 박사인듯 [2] 감놔라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1:45 14 0
7451311 의제강간 그냥 29살까지로 올리면안됨? [4] 수구사응와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1:45 32 0
7451310 근데 김수현방지법 어차피 알파메일만 손해보는거 아님? 네픽.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1:45 13 0
7451309 이거 보지들이 보지값 지키는게 네덕이 가상의명작만들어서올려치기하는 [5] 이서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1:45 27 0
7451308 근데 음주운전한 년 치정으로 살자했다고 ㅇㅇ(121.145) 11:45 11 0
7451307 수능3등급미만은 대학진학 금지시켜야 저런 헛물 안킨다니깐 ㅇㅇ [5] 적근대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1:44 18 0
7451306 역시 원딜은 할게 못됨 원딜접힌backlot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1:44 7 0
7451305 스탑 잇~~ 뭬뤠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1:44 5 0
7451304 뭔 XXX 방지법이여 [3] 어사일럼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1:44 29 0
7451303 김수현이 저지른 죄를 음식점으로 비유하자면 [3] 설아연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1:44 25 0
7451302 "우릴 죽일 용기가 없어서 블랙홀에 가두겠다니!!" [1] 퓌캬륀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1:44 15 0
7451301 아니 씨발 진짜 영업 씨발 너무하네 YAMATO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1:43 7 0
7451300 세종 살기 좋다는애들 세종에서 안 살아본 애들임 ㅇㅇ(112.187) 11:43 13 0
7451299 걍 이대남이 30대 이하한테 좆박으면 페도로 취급하는 법 만드셈 [1] 그냥-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1:43 44 0
7451298 탄핵결과 지금 뭐가 뭐라고 딱잘라 말할 수 없는 거 아닌가 [2] 그림먼저본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1:43 26 0
7451297 김ㅅㄹ은 지들이 죽여놓고 김수현방지법 운운ㅋㅋ 릴판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1:43 21 0
7451296 김수현 방지법 다른 건 모르겠는데 [2] 치이충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1:43 45 0
7451295 하아 보지 [3] 엘켐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1:42 16 0
7451294 이거 100만원 주는거냐?? [1] 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1:42 13 0
7451293 세종이 서울보다 살기좋은건 진짜 리얼 팩트임 [2] 네픽.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1:42 25 0
7451292 ... 난천은 닭장이 아니었던 거냐. [4] 뭬뤠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1:41 31 0
7451291 나의찾기 업뎃 아직인데 [2] 디쿠아스에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1:40 7 0
7451290 김수현 방지법 진짜 뭘 방지함? [2] (모리어티)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1:40 49 0
7451289 펄 ㅡ 럭 하려고 찍었는데 진피즈레몬반조각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1:40 14 0
7451288 김수현 방지법 개웃기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1] 폭유밀프모락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1:40 53 0
7451287 마마마 종영한지가 언젠데 아직 사골을 우리냐 [4] 노벨쨩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1:40 23 0
7451286 네루랑 아스나랑 삼각연애하면 행복할듯 네픽.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1:40 9 0
7451285 아니 배그vs옵치 임팩트는 배그가맞지않나 [1] seeu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1:39 8 0
7451284 그러니까 이거 민주당이 자초한거네? [1] ㅇㅇ(49.170) 11:39 38 0
7451283 판사님들 이런거 보면 ㄹㅇ 정신 나갈거같음 이서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1:39 42 0
7451282 아니 16화짜리 드라마가 전개속도가 왜이리빠름 쌍니은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1:38 9 0
7451281 김수현고로시법 통과되면 이제 새터에 여학생 안 부르나 [14] 버러지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1:38 85 0
7451280 출산결혼 개쳐망한 나라가 연애도 법으로 막으려하는게 개웃기네 [3] 루잭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1:38 32 0
7451279 점메추 엘켐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1:38 4 0
7451278 헬스키친 이번 시즌은 이렇다할 빌런이 그다지 없어서 편안하네 뭬뤠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1:38 12 0
뉴스 [트렌드피플 6위] 김준수, 창극과 경연 병행한 트로트 여정 디시트렌드 03.31
갤러리 내부 검색
제목+내용게시물 정렬 옵션

오른쪽 컨텐츠 영역

실시간 베스트

1/8

뉴스

디시미디어

디시이슈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