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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왕이 나오는 웹소설 2화 써달랬더니 새로운 등장인물 나옴

워드페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5.03.26 21:4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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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흑의 권좌, 공허의 군주 - 2화: 잔재 속의 불씨



1. 권좌의 침묵


차원문을 넘어 다시 옵시디언 캐슬의 알현실로 돌아온 카이론의 주변에는 변함없는 적막만이 감돌았다. 인간계에서의 소동은 마치 한바탕 꿈처럼 느껴질 정도로, 마계의 시간은 더디고 무겁게 흘렀다. 권좌에 다시 몸을 기댄 그의 안에는 방금 흡수한 공허의 잔재가 희미하게 꿈틀거렸다. 그것은 그의 압도적인 마력의 바다에 떨어진 차가운 기름 방울처럼, 섞이지 않고 이질적인 감각을 남겼다.


"수고하셨습니다, 군주님."


어느새 다가온 벨리알이 정중하게 고개를 숙였다. 그의 얼굴에는 안도감과 함께 미묘한 호기심이 서려 있었다. 군주가 직접 나선 일, 그것도 '공허'와 관련된 사건은 극히 드문 일이었기 때문이다.


"소란이 정리되었는가?" 카이론이 나른하게 물었다.


"예, 군주님. 인간계의 균열은 완전히 봉쇄되었고, 엘란 왕국에 퍼졌던 공허의 기운도 군주님의 권능 앞에 소멸한 것을 확인했습니다." 벨리알은 잠시 망설이다 덧붙였다. "다만… 군주님의 심신에 혹 미미한 영향이라도…"


"쓸데없는 걱정이다." 카이론은 손을 들어 벨리알의 말을 막았다. "고작해야 벌레가 남긴 미약한 독과 같은 것. 내 힘의 근간을 흔들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그의 말은 사실이었다. 흡수한 공허의 에너지는 그의 거대한 마력에 비하면 미미한 수준이었다. 하지만 그 이질적인 '무(無)'의 감각은 분명히 존재했다. 마치 완벽하게 조율된 악기 속에 불협화음의 씨앗이 심어진 듯한, 미세하지만 분명한 어긋남. 카이론은 그것이 불쾌하다기보다는… 생경하다고 느꼈다. 영겁의 세월 동안 느껴보지 못했던 새로운 감각이었다.


"인간들은 이번 일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더군?"


"혼란스러워하고 있습니다. 갑작스러운 재앙과 그보다 더 갑작스러운 소멸. 일부는 신의 기적이라 칭송하고, 일부는 또 다른 재앙의 전조라며 두려워하고 있습니다. 물론, 마왕의 개입을 눈치챈 자는 아무도 없습니다."


"뻔한 반응이군." 카이론은 흥미를 잃었다는 듯 눈을 감았다. 필멸자들의 희비극은 언제나 비슷한 패턴으로 반복되었다. 잠시 스쳤던 작은 흥미는 다시금 지루함의 늪으로 가라앉는 듯했다.


2. 공허의 잔향


며칠이 흘렀다. 마계는 평소와 다름없이 카이론의 절대적인 통치 아래 고요했다. 권좌에 앉아 끝없는 사색에 잠기는 것 외에는 카이론에게 주어진 소일거리는 없었다. 무료함이 다시 그의 영혼을 좀먹기 시작할 무렵, 그는 문득 엘란 왕국에서 흡수한 공허의 잔재를 떠올렸다.


그는 자신의 마력 속에서 유영하는 이질적인 에너지를 끄집어내 관찰했다. 그것은 칠흑 같은 그의 마력과는 명백히 다른, 모든 것을 집어삼키는 공백의 속성을 지니고 있었다. 파괴적이지만, 동시에 무한한 가능성을 내포한 듯한 기묘한 힘.


'이 힘을 완전히 내 것으로 만들 수 있다면…'


카이론의 내면에 작은 호기심이 피어올랐다. 그는 공허를 두려워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 근원적인 힘에 매력을 느꼈다. 신들과의 전쟁 이후 정체되어 있던 자신의 힘에 새로운 변화를 가져올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그는 조심스럽게 자신의 마력을 공허의 잔재와 접촉시켰다. 예상대로 격렬한 반발이 일어났다. 존재와 무(無)는 본질적으로 상극이었다. 하지만 카이론은 물러서지 않았다. 그는 자신의 의지를 더욱 강하게 투영하며, 공허의 에너지를 억누르고 해체하려 시도했다. 마치 길들여지지 않은 야수를 조련하듯, 그는 끈기 있게 공허의 힘을 탐구했다.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 그의 손바닥 위에서 요동치던 공허의 에너지가 점차 안정되기 시작했다. 완전한 흡수나 동화는 아니었지만, 그의 마력으로 어느 정도 제어할 수 있는 상태가 된 것이다.


"흐음… 제법이군."


카이론은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비록 미미한 양이었지만, 공허의 힘을 다룰 수 있는 실마리를 잡은 것은 분명 의미 있는 성과였다. 어쩌면 이것이 지루한 영겁의 세월에 새로운 파문을 일으킬지도 모른다는 예감이 들었다.


3. 잿더미 속의 불씨


공허의 힘을 어느 정도 제어할 수 있게 되자, 카이론은 다시 한번 인간계에 시선을 돌렸다. 특별한 이유는 없었다. 그저, 자신이 남긴 흔적이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 확인하고 싶은 변덕에 가까웠다.


그는 다시 검은 구체를 생성하여 엘란 왕국의 모습을 비췄다. 잿빛 하늘은 거의 사라지고 푸른빛이 감돌았지만, 도시는 여전히 폐허 상태였다. 복구 작업은 더디게 진행되고 있었고, 생존자들의 얼굴에는 깊은 절망과 피로가 어려 있었다.


카이론은 무심하게 도시를 훑어보았다. 그의 시선은 폐허가 된 왕궁터를 지나, 가장 피해가 심했던 도시 중심부의 한 구역에 머물렀다. 그곳은 공허의 에너지가 가장 격렬하게 폭주했던 장소였다. 대부분의 생명체는 소멸하거나 공허에 잠식되었어야 할 터였다.


그런데, 그의 눈에 무언가 이상한 것이 포착되었다.


잿더미와 시체들 사이, 무너진 건물 잔해 아래에서 희미한 생명의 기척이 느껴졌다. 그것은 너무나 미약해서 하마터면 놓칠 뻔했지만, 카이론의 감각은 속일 수 없었다.


'살아남은 자가 있단 말인가?'


그는 구체의 영상을 확대했다. 잔해 더미 속, 간신히 숨만 붙어 있는 어린 소녀의 모습이 보였다. 소녀는 끔찍한 화상과 상처를 입고 있었지만, 놀랍게도 공허의 침식 흔적은 보이지 않았다. 오히려 소녀의 주변에는 아주 미약하지만, 기묘한 에너지가 아지랑이처럼 피어오르고 있었다.


그것은 성스러운 힘도, 정제된 마력도 아니었다. 그렇다고 카이론이 흡수한 공허의 에너지와 완전히 같지도 않았다. 마치… 공허의 파괴적인 힘을 견뎌내고, 그 잔재 속에서 새롭게 태어난 듯한, 불안정하면서도 강렬한 생명력과 뒤섞인 기묘한 기운이었다.


카이론의 미간이 꿈틀거렸다.


"…호오?"


예상치 못한 발견이었다. 공허의 직접적인 영향권 안에서 살아남았을 뿐만 아니라, 그 힘의 영향을 받아 변질된 존재. 이것은 그가 알던 어떤 법칙에도 들어맞지 않았다.


그는 소녀를 잠시 더 관찰했다. 소녀의 눈빛은 공허했지만, 그 안에는 꺼지지 않은 작은 불씨가 남아 있는 듯했다. 필멸자의 나약함과는 다른, 어떤 종류의 강인함 혹은 변이가 느껴졌다.


"벨리알."


카이론의 부름에 벨리알이 즉시 나타났다.


"예, 군주님."


"저 소녀를 주시해라." 카이론은 구체 속의 소녀를 가리켰다. "간섭하지 말고, 그저 지켜보며 모든 변화를 보고하도록."


벨리알은 의아한 표정을 지었지만, 군주의 명령에 의문을 제기하지 않았다. "명을 받들겠습니다."


카이론은 다시 권좌에 몸을 기댔다. 그의 입가에는 이전과는 다른, 진정한 흥미가 담긴 미소가 걸려 있었다. 인간들의 어리석음이 만들어낸 재앙 속에서 피어난 예상 밖의 변수. 어쩌면 저 작은 불씨가, 그의 지루한 영겁에 생각지도 못한 불꽃을 피워 올릴지도 모른다는 예감이 강하게 들었다.


잿더미 속에서 살아남은 소녀. 공허의 잔재를 품은 그 미약한 존재가 앞으로 어떤 파장을 일으킬지, 마왕 카이론은 오랜만에 찾아온 '기대감'이라는 감정을 음미하며 조용히 지켜보기로 했다. (4958자)



새로운 등장인물 '소녀' 뭔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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