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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할 수 없었지만, 그럼에도 나는 나로서 존재했다."

짭타쿠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5.03.26 22:57:24
조회 45 추천 0 댓글 6

"이 세계는 패러디 소설이라고 했지, 아지무." 그의 입가에 희미한 미소가 떠올랐다. 자조적인, 하지만 이전과는 조금 다른 종류의 미소였다. "그렇다면 나라는 존재 자체가 이 이야기의 가장 큰 패러디였던 셈이군. 원작에는 없는, 뒤틀린 등장인물. 대체품. 버그."


하지만 버그조차도 시스템의 일부다. 의도되지 않았을 뿐, 존재하며 영향을 미친다. 그는 이 세계의 정당한 거주자는 아니었을지 몰라도, 이 세계를 살아냈고, 이 세계의 종말에 일조했다. 그것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었다.


"나는 어느 하나가 될 수 없어. 어느 하나만을 선택할 수도 없고. 나는 그저… 나였다. 여기서 태어나, 여기서 괴로워하고, 여기서 사랑하고 증오하고… 그리고 여기서 죽은, 나.


그의 선언과 함께, 붉은 바다가 잔잔하게 일렁였다. 마치 그의 대답을 받아들이기라도 한 것처럼. 더 이상 그를 추궁하는 목소리도, 그의 죄를 묻는 시선도 느껴지지 않았다. 오직 평온한, 그러나 완전한 공허만이 존재했다.


이것이 끝인가. 모든 것이 하나가 된 세계. 고통도 갈등도 없는 영원의 평화. 하지만 그는 생각했다. 과연 이것이 진정한 행복일까? 상처 입고, 오해하고, 그럼에도 서로를 갈망했던 시간들. 그것이 단지 고통뿐이었을까? 타인의 존재로 인해 괴로워하고, 또 위로받았던 그 모든 순간들이 완전히 무의미했을까?


모르겠다. 하지만 그는 선택했다. 어느 하나를 고르지 않음으로써, 그는 그의 모든 모순된 과거와 현재를 끌어안기로. 그것이 그가 내린 결론이었다.


그의 의식은 점점 더 희미해져 갔다. 붉은 바다의 일부가 되어, 영원히 녹아드는 것처럼. 하지만 사라지기 직전, 그는 아주 희미하게 중얼거렸다. 닿지 않을 누군가에게, 혹은 언젠가 다시 시작될지도 모를 어떤 세계에게 남기는 마지막 말처럼.


"…선택할 수 없었지만(You Can Not Choice), 그럼에도 나는… 나로서 존재했다."


그의 의식은 완전히 소멸했다.

붉은 바다는 침묵했다. 신세기의 이야기는, 그렇게 막을 내렸다.

어쩌면 이것 또한, 누군가의 에반게리온이었을 뿐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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