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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미니 웹소설 2화 ㅎㅎ

판갤러(218.209) 2025.03.28 17:42:52
조회 94 추천 0 댓글 4
														

a14609aa033eb442aaee98bf06d604032b440ce829be028ccd84

Okay, here is Episode 2.


---


**시스템만 아는 최약체 / The Weakest Known Only to the System**


**제 2화: 천재 아기와 평범한 연기 (Episode 2: The Genius Baby and His Ordinary Act)**


시간은 아기가 자라는 속도만큼이나 빠르게 흘렀다. 엘리안 드 발렌시아로서의 삶이 시작된 지 어느덧 2년. 나는 이제 막 걸음마를 떼고 옹알이를 넘어선, 세상 모든 부모의 눈에는 그저 사랑스럽기만 한 아기가 되어 있었다. 물론, 내 머릿속에서는 여전히 [아카식 인터페이스]가 쉴 새 없이 돌아가고 있었지만.


"자, 엘리안. 아빠한테 와보렴. 옳지, 옳지!"


로건 아버지가 조금 떨어진 곳에서 팔을 벌리고 나를 불렀다. 나는 일부러 비틀거리며, 금방이라도 넘어질 것처럼 아슬아슬하게 발걸음을 옮겼다. 내 시야 한구석에는 이런 정보들이 떠올랐다 사라지기를 반복했다.


```

<움직임 분석: 걸음마>

<목표: 안정적인 직립 보행>

<현재: 균형 중심 약간 좌측으로 치우침. 우측 다리 착지 시 충격 흡수 부족.>

<최적화 제안: 코어 근육에 0.5초간 미세 긴장 유지. 발목 각도 3도 조정.>

```


시스템은 내 몸의 모든 근육 움직임, 무게 중심 이동, 바닥과의 마찰력까지 분석하며 최적의 걸음걸이를 제시했다. 마음만 먹으면 지금 당장이라도 어른처럼 성큼성큼 걸을 수 있었지만, 그랬다가는 '신동' 소리를 들으며 온 동네의 주목을 받을 게 뻔했다. 전생의 피곤함은 아직도 뼛속 깊이 남아 있었다. 평범, 조용함. 그게 이번 생의 모토였다.


"아-빠!"


일부러 어눌한 발음으로 외치며 로건의 품에 풀썩 안겼다. 로건은 나를 번쩍 안아 올리며 껄껄 웃었다.


"하하하! 우리 아들, 정말 빨리 걷는구나! 역시 내 아들이야!"


이사벨 어머니는 곁에서 부드럽게 미소 지었다. "정말 똑똑해요, 엘리안은. 말도 다른 아이들보다 훨씬 빨리 배우는 것 같고요."


그들의 칭찬은 순수했지만, 나는 속으로 식은땀을 흘렸다. '빠르다', '똑똑하다'는 말은 내가 가장 경계하는 단어였다. 시스템 덕분에 나는 이미 이 세계의 언어(제국 공용어)를 거의 완벽하게 구사할 수 있었다. 발음, 문법, 어휘까지. 하지만 겉으로는 이제 겨우 단어를 조합해 짧은 문장을 만드는 수준을 연기하고 있었다.


```

<언어 학습 분석>

<대상 언어: 에테르가르드 제국 공용어>

<현재 상태: 원어민 수준의 이해 및 발화 능력 확보.>

<표면적 발현: 2세 유아 평균 수준으로 조절 중.>

<권장 사항: 의도적인 발음 오류 및 문법 실수 추가 (예: 조사 생략, 단어 혼동)>

```


시스템은 내가 '평범한 아기'를 연기하기 위한 가이드라인까지 제시해주었다. "물 줘" 대신 "무! 무!" 하고 외치거나, "고양이"를 "야옹이"라고 부르는 식이었다. 부모님은 그저 내가 말을 빨리 배우는 영특한 아이라고 생각할 뿐, 그 이상은 의심하지 않는 듯했다.


하지만 숨기는 것이 마냥 쉬운 일만은 아니었다. 특히 지식 습득에 있어서는 더욱 그랬다. 시스템은 내 눈에 보이는 모든 것, 들리는 모든 것을 분석하고 저장했다. 그림책 속의 글자, 부모님의 대화에 나오는 단어들, 창밖으로 보이는 풍경까지. 내 머릿속에는 이미 이 세계의 기초적인 역사, 지리, 문화에 대한 정보들이 차곡차곡 쌓여가고 있었다.


어느 날 저녁, 나는 거실 카펫 위에서 나무 블록 쌓기 놀이를 하고 있었다. 부모님은 식탁에 앉아 낮은 목소리로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이번 달 세금 고지서 봤어요?" 이사벨의 목소리에는 걱정이 묻어났다.

"봤지. 하아... 영지 수입은 계속 줄어드는데, 나갈 돈은 왜 이렇게 많은 건지." 로건이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가문의 검이라도 팔아야 할까요?"

"안 돼! 그건 아버님께서 물려주신 유품이야. 발렌시아 기사 가문의 마지막 자존심이라고."

"하지만..."


나는 블록을 쌓는 척하며 귀를 쫑긋 세웠다. '세금', '영지 수입', '빚' 같은 단어들이 들려왔다. 시스템이 즉각 반응했다.


```

<키워드 분석: 세금, 영지 수입, 빚, 가문의 검>

<연관 정보 검색 중...>

<발렌시아 가문 재정 상태 분석 (추정치)>

 - 부채 규모: 상당 수준 (정확한 액수 파악 필요)

 - 주 수입원: 소규모 농지 임대료 (감소 추세)

 - 고정 지출: 영지 유지비, 제국 세금, 생활비...

 - 특이사항: '가문의 검' - 역사적 가치 보유 가능성. 재정적 가치 미상.

<종합: 발렌시아 가문은 심각한 재정난에 직면해 있음.>

```


어렴풋이 짐작은 했지만, 생각보다 상황은 더 안 좋은 모양이었다. 몰락 귀족. 그 단어의 무게가 현실로 다가왔다. 나를 보며 웃어주는 부모님의 얼굴 뒤에 그런 그늘이 있었다니. 가슴 한구석이 답답해졌다.


'내가... 뭔가 할 수 있을까?'


시스템이라면 방법을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예를 들어, 농지 생산성을 높이는 방법을 분석하거나, 숨겨진 광맥 같은 걸 찾아낼 수도 있지 않을까? 하지만 그건 필연적으로 내 능력을 드러내는 길이었다. 평범하게 살고 싶다는 내 목표와 정면으로 부딪혔다.


나는 애써 그 생각을 지우며, 일부러 나무 블록 탑을 와르르 무너뜨렸다.


"아! 아까워!"


천진난만한 목소리로 외치자, 부모님의 시선이 잠시 나에게 향했다. 그들의 얼굴에 드리워졌던 걱정의 그림자가 옅어지며 다시 부드러운 미소가 떠올랐다.


"괜찮아, 엘리안. 다시 쌓으면 되지." 이사벨이 다가와 내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래, 지금은 때가 아니다. 나는 아직 너무 어리고, 발렌시아 가문의 문제도 내가 당장 해결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닐 것이다.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은, 계속해서 이 '평범한 아기' 연기를 완벽하게 해내는 것뿐이다.


나는 다시 블록을 쌓기 시작했다. 시스템의 분석 따위는 무시한 채, 일부러 삐뚤빼뚤하게. 평범한 삶을 향한 나의 은밀하고도 고된 노력은 이제 막 시작되었을 뿐이었다.


---


**다음 화 예고:** 시간이 흘러 소년이 된 엘리안. 마을 근처에 나타난 고블린 무리로 인해 처음으로 위협을 느끼고, 소중한 것을 지키기 위해 시스템의 힘을 은밀하게 사용하기 시작한다.



재능이 있는듯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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