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사량은 대한민국이 언급하기 참 껄끄러운 위치에 있는 작가다.

물론 일제강점기에서 625 전쟁까지 굴곡 가득한 한국 근현대사에 살아가며 글을 쓰다 보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평양에서 태어나, 일본 문단에서 주로 활동하며 아쿠타가와 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가,

해방 이후에는 고향으로 돌아가 북한 작가가 되었다가 정치적인 문제로 그리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하다가,

625 전쟁 때는 종군 작가로 남하해 강원도에서 사망한 것으로 추정된다.

아쿠타가와 상을 받을 뻔한 것이 보여주듯 한국어와 일본어, 두 언어로 글을 썼으니

독립운동가와 친일파 사이에 뚜렷한 선을 긋는 민족사관에서 언급하기에도 참 껄끄럽고,

독립운동을 하기는 했지만 당시 많은 독립운동가가 그랬듯 사회주의 운동가이기도 했으니

해방 직후 남한에서 주목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물론 나한테도 크게 다르진 않았는데, 그 시절 일본 문학이나 사회주의 문학을-그것도 어찌 보면 각 진영에서 2류일 것을-

굳이 찾아서 읽고 싶지는 않았던 탓에 구태여 직접 나서 읽을 생각은 없었다.

막줄이 진심이기도 했고

솔직히 지금도 사회주의 문학 시절은 재미없어서 보다 말았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