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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아새끼라도 사랑받고 싶어 1화앱에서 작성

alembic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5.04.08 22: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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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계에 전생하고 1달 정도가 지났다.

재밌는 이벤트도 없이 시간은 흐르고, 슬슬 어린 아기의 정보력으로도 이 지역이 깡촌이라는 걸 깨닫기에는 충분한 시간이다.

중세판타지 이세계라도 정도가 있지. 주변에 있는 건 풀밭과 밀밭 뿐. 좀 멀리까지 가보아야 다른 집이 있다.

농촌이라면 당연한가? 논밭 단위로 집이 떨어져 있어야 밭을 가꾸기에 쉬울 테니까.

부모님이 보이지 않을 때는 적당히 숨을 쉬고 근력 운동을 했다.

생전에는 운동이나 공부 같은 건 안했지만 이왕 2번째 인생이다 하렘이라던가 기술 혁명이라던가 그런 걸 해보고 싶기도 하니까.

부모님께는 폐를 끼치고 싶지 않아 우는 것도 어지간하면 하지 않았다. 이전 생의 부모님께는 너무 의존했었지. 사람은 죽을 고비를 넘기면 변한다던가, 나의 경우는 실제로 죽어야 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참 글러먹었구나.

끼익.

방문이 열리고 부모님이 들어왔다.

그 뒤에는 법복을 입은 늙은 신부님이 있고.

오. 어린 아이에게 해주는 세례 같은 건가?

신부님의 손가락이 나를 가리켰다.

"예. 저 안에는 아이의 영혼이 아닌 다른 영혼이 있습니다. 악마 빙의군요."

아니 씨발.

EP 1 고아 새끼라도 사랑받고 싶어.

덜렁덜렁.

늙은 신부님의 손에 들려 집에서 떠난다. 아버지 어머니의 눈동자에는 애정은 없고 극한의 혐오감만이 가득했다.

아니. 물론 어른인 주제에 아이 행세를 한 나도 당당한 건 아니지만, 댁들은 나의 마더와 파더 아냐? 조금의 그 온정같은 건 없어?

"그 악마놈은 이제 어쩔 겁니까?"

...이젠 인간이라 불러주지도 않나.

"수도원으로 데려가 처형합니다. 죽기 전의 의식을 통해 이 혼을 세계 그 어디에도 정착 못하도록 해야 다른 아이의 몸에 들어가지 않겠죠."

'이런 미친'

신부는 나를 달걀바구니에 넣고 그대로 산길을 올랐다.

씨발.씨발.씨발.

이렇게 끝난다고? 나의 이세계 전생 성공담은 어딨는데? 내 하렘은? 내 치트스킬은?

아니... 그런 거는 애초에 바라지도 않았다. 그저 살고 싶었을 뿐이야. 나를 사랑해주는 어머니와 아버지 밑에서 평화롭게 크고 성장해서 결혼하고... 그런 평범한 삶도 이룰 수 없다고?

내가 뭘 잘못했는데?

내가 원해서 태어난 줄 알아?

"내가 원망스럽나?"

신부는 강아지풀이 있는 들판의 바위에 앉고 나를 내려놓았다.

나는 겨우 입을 떼었다.

"그래."

아까 그 부부에게 엄마 아빠 불러주기 위해 연습한 발음을 이 늙은이한테 써야한다니. 참 인생이 기구하다.

늙은 신부는 주머니 속에서 천식 호흡기처럼 생긴 걸 꺼내어 입에 물었다.

쉬익.쉬익.

숨을 쉰 신부는 개운한 표정으로 고개를 저었다.

"그렇군. 하지만 이것이 나의 일이다. 교회까지는 1시간이다. 그리고 너는 그 생을 마감하겠지. ...안타깝다고는 생각하지만, 이것도 운명인게야."

치솟는 감정이 있었다.

운명이라.

나는 주변에 떨어진 들풀을 보았다. 그 중에서 끝에 흙이 묻은 강아지풀이 보였다. 그 순간 악마적인 발상이 뇌수를 달렸다.

나는 달걀바구니를 뒤집어서 그대로 바닥에 엎드렸다.

"...발악이냐."

신부는 쯧쯧 혀를 차면서 나를 들어올렸다. 나는 손아귀에 쥔 강아지풀이 있었다.

손아귀에 모든 힘을 짜내우 강아지풀을 신부의 얼굴에 두드렸다. 파아악! 사방으로 꽃가루와 먼지가 튀고 당황한 신부의 폐는 그걸 쭉 빨아들였다.

"커헉?! 커허어억!!!"

바닥에 쓰러진 신부에 주머니에서 다시 천식 호흡기를 꺼내었다.

개새끼가.

나는 바로 신부의 양팔에 달라붙어서 호흡기를 빼앗았다. 아이라지만 지난 몇달간 꾸준히 트레이닝은 해왔다. 천식으로 골골거리는 노인으로부터 물건을 뺏는 것 정도는 할 수 있다.

"커허어어어억! 허어어어어어억!"

미안하게 생각한다.

하지만 나도 살고 싶다고.

신부는 몇 번의 몸부림을 끝으로 움직이지 않게 되었다.

하지만 나도 마찬가지다.

아이에게 극한의 운동은 체력을 소모하는 행위다.

노인 하나로부터 천식 호흡기를 뺏는 것은 본래 아이가 할 수 있는 행동의 범주에 있지 않고.

온몸에 힘이 빠져서 움직일 수가 없었다.

끝이다.

빌어먹을 부모놈들.

아무리 미워도

끝까지 길러줄 수는 있잖아.

끝이다.

눈 앞이 캄캄해지던 와중 시야의 끝에 누군가가 나타났다.

귀가 길고 피부가 검은 여성...

다크엘프?

"...어머. 아이가..."

그녀는 나를 안아들고 불쌍하다는 듯 머리를 쓰다듬어주었다.

"...신부님의 아이구나. 신부님이 쓰러지셔서..."

다크엘프는 내 볼을 만지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일단 교회에 데려다줄게."
"맘마!"
"......맘마?"

나는 필사적으로 다크엘프의 로브를 쥐면서 그녀에게 호소했다. 그러자 다크엘프의 눈동자가 풀어졌다. 내가 부모로부터는 받을 수 없었던 애정과 사랑이 그곳에 있었다.


웃기지도 않네. 그래. 너희가 바라는 건 귀엽고 멍청한 아기라는 거지?

좋아.

알겠어.

평범한 아이가 되지 않으면 안된다면, 평범한 아이가 되어주마.

"맘마! 맘마!"

이번에는 다르다. 네가 나를 진짜 자신의 아들로 여길 수 있도록, 애정을 갈구하는 아기 연기를 해주마. 아들 바보로 만들어서 나를 위해서 살게 해주마.

그렇게 필사적으로 각오를 다졌다.

다음순간 다크엘프는 움직임을 멈춘 나를 끌어안고 발을 동동 굴렀다.

"애야!? 얘야!?! 괜찮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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