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무속이 병신이라 해도, 그것은 무속의 구조적인 문제에서 오는 것임

종교 사제에게는 통찰력이라는 게 필요함. 카운슬링을 위해서는 권위와 통찰력이 필요한데,

권위는 카운슬링을 먹히게 하는 권력을 주고, 통찰력은 그 권위가 현상유지할 수 있는 기능으로 작용함

문제는, 무속은 유교나 불교와는 달리 문자 기반으로 움직이는 중등종교에 도달하지 못했고,

따라서 이 통찰력을 늘려주는, 통찰력이 함유된 텍스트들로 사제들의 질적 능력을 양성하지 못했다고 생각함. 그 결과 들쭉날쭉한 통찰력을 가진 무당들을 배출했을 뿐더러, 

그 인재들을 수집하는 과정에서 어떤 도덕적 기준이 또한 헤매기 때문에 쉽게 불교 세력한테 흡수당했다고 생각함.

그러나 나는 그렇다고 해서 이 신라시대나 고려시대의 무당들도, 조선시대마냥 다들 정신병자 강신무였을 거라 생각하지 않아.

왜냐면 무속 그 자체는 고려때까지 해도 부자는 망해도 3대는 간다고, 어느정도 권위를 획득했기 때문이야.

조선시대에 이르러 무속 단골이 완전히 몰락하고, 천민 찌르래기 사람조차 못되는 병신 취급에, 허구언날 세금 폭탄 쳐맞으니까, 정신병자, 병신 아니면 무당 할 생각 안했겠지만

그래도 고려때까지만 해도, 나라에서 열심히 불러주기도 한 그런 어떤 종류의 권위를 취득하는 존재였고, 그래서 기득권들도 심심찮게 무당을 발견할 수 있었는데

난 조선과 완전히 다른 종류의 강신무였다고 생각해. 그러니까 진짜 정신병 걸려서 강신무 되는게 아니라,

되고 싶은 사람이 "아~ 나 신내림 받음~" WWE 선언하고 어느정도 시험을 보고 난 뒤 무당이 된 게 아닐까?

그러니까 세습무마냥 정신세계 완전 멀쩡한데, 기능적으로는 강신무였던 게 아닐까? 이런 생각을 하게 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