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싼야 등 거점 보이스피싱 콜센터가 사용한 수법. 자료=서울동부지법 보이스피싱범죄 정부합동수사단
[파이낸셜뉴스] 중국 싼야를 거점으로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를 벌여 피해자 100여명으로부터 40억여원을 가로챈 일당이 수사기관에 덜미를 잡혔다.
서울동부지검 보이스피싱범죄 정부합동수사단(홍완희 단장)은 범죄단체조직·가입·활동,특정경제법위반(사기), 통신사기피해환급법위반 등 혐의로 총책 A씨(27)와 팀장 B씨(30), 콜센터 관리자 C씨(34) 등 10명을 입건하고 7명을 기소했다고 12일 밝혔다.
이들은 지난 2019년 9월부터 5월까지 중국 싼야 등 소재 보이스피싱 콜센터를 운영하며 피해자 106명으로부터 46억여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는다.
총책 A씨는 2019년부터 중국 여러 콜센터 조직에서 콜센터 운영 방법을 학습한 뒤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드러났다.
A씨는 중국 친황다오 소재 콜센터에서 말단 상담원으로 범행에 처음 가담했고, 다롄, 칭다오 등에서 한국인 팀장을 지냈다. 이를 바탕으로 함께 근무하던 조직원들을 영입해 지난 2월부터 중국 싼야에서 자신의 콜센터를 조직했다.
이들은 검찰 수사관, 검사, 금융감독원 직원을 사칭해 피해자들에게 범죄에 연루됐다고 접근한 뒤 돈을 가로챈 것으로 파악됐다.
콜센터 직원들은 1차로 검찰 수사관을 사칭해 '계좌가 범죄에 이용됐다'며 구속영장 등을 조회하도록 한 뒤 2차로 검사를 사칭해 악성 앱 설치를 유도했다. '수사에 협조하지 않으면 구속되니 공범이 아니라는 사실을 입증하기 위해 금감원 지시에 따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후 금감원 사칭 직원이 '자산 성격을 확인하고 추가 불법 대출을 막기 위해 대출금과 기존 자산을 직원에게 건네라'고 피해자들을 속였다.
이들은 범행을 위해 구체적으로 작성된 '멘트지'를 활용하기도 했다. '성매매 관련 범죄 참고인 조사를 받아야 한다'고 접근한 뒤, 반응을 보이는 피해자들을 대상으로 조사내용 녹취를 위해 앱을 깔아달라는 등의 내용이 담겼다.
합수단은 싼야 콜센터의 한국인 상담원 4명을 전원 구속하는 한편, 조직원들이 과거에 가담했던 콜센터 존재를 확인해 관련자를 추가 구속했다.
범행에 가담한 상담원은 19~30세의 남성이었다.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던 청년들이 중국에서 장기간 불법체류 상태로 콜센터를 옮겨 다니며 범행에 가담하고, 일부는 독립해 새로운 콜센터를 조직하는 등 다수의 중소규모 콜센터가 난립한 것으로 파악됐다.
합수단 관계자는 "범행 중이던 콜센터 조직을 무력화하고 별개 콜센터까지 확인했다"며 "해외 체류 공범에 대해서는 인터폴 적색수배 및 강제 송환을 추진하고, 수사로 확인된 콜센터 조직을 계속 추적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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