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인사이드 갤러리

갤러리 이슈박스, 최근방문 갤러리

갤러리 본문 영역

[수집가] 보라카이 원정기 #7(Fin)

수집가(124.254) 2010.02.03 00:06:56
조회 4081 추천 0 댓글 34

#6편 에서 이어집니다.

그러저러 해서 여행도 이제 끝에 도달할 때 쯤. 갑작스레 느낍니다.



\'외로움\'



세 글자 치고는 꽤나 무게가 있는 말이지요.
철썩이는 파도소리. 시끄러운 타칼로그, 그리고 돌아보니



\'혼자\'



갑자기 밀려오는 혼자임을 씹으려면.  열대 과일이 답이져. (흙흙)

a0116170_4b666e5136252.jpg

시장에서 사온 열대 과일들을 사열해 봅니다. 역시나 롱간은 달고 맛있습니다. 하악~

a0116170_4b666e556868f.jpg

그렇게 쌩깐 밤을 보내고 나니 약속처럼 날이 밝아 옵니다. 또 할일이 없으니 본능처럼 카메라를 품에 안고 이런 저런 사진들을 찍게 되는거죠. 잇힝.

a0116170_4b666e569deb4.jpg

마지막 날이라.. 지나다니면서 끼니로 때우기는 뭐했던 것들을 섭렵해보기로 합니다.
이름마저 찌릿한 미친 크레페.스

사실 동전들좀 털어두려구요..

a0116170_4b666e59b2412.jpg

바나나는 노랗습니다. 허연건 수입할때나 그런것..
이건 차가운 버전인데 따끈 버전도 있습니다. 나름 2500원 짜리 치고는 실한 군것질

a0116170_4b666e5a837dc.jpg

사실 모래성 쌓기는 매일 이분들이 하는 일이지만, 완전히 다 부수고 짓는다는건 일종의 장인정신인듯 합니다.
발로 때웠던 일들에 /애도

a0116170_4b666e5c299d0.jpg

막날에는 특별히 어디 가기도 그렇고.. 막상 떠난다고 하니 제 육신 하나쯤은 풍경에 담아도 괜찮겠다 싶어 풍경 망가뜨리긔 작업도 해봅니다.
여유로운 표정을 짓고 있지만 숨은 턱까지 차오른 상태. 혼자 여행할때 삼각대가 고맙지만 10초 안에 달리기는 30대에게는 가혹하져.
그래도 나름 여유있는 표정을 만들기 위해 잽싸게 하방 45도 각도로 시선을 떨궈 주십니다.

a0116170_4b666e5e2eb63.jpg

제가 뭔 생각을 하건 간에 풍경속 사람들은 여유롭고 한적합니다.
뭐.. 살가죽은 벗겨지겠죠. 커플은 두배로 까집니다 (물리적으로 그렇다는 학계의 보고가 있습니다. 커플들은 절대 이런데 가서 행복한척 하기 없기)

a0116170_4b666e6146fa3.jpg

대낮에 돌아다니려니.. 많이 지치더군요. (더러운 육신..)
그래서 망고레이라는 곳에서 점심한끼 때웁니다.

a0116170_4b666e62f11aa.jpg

치즈버거 치고는 한국에선 나름 팸레 분위긔~ 이 동네에선 5000원도 안한다능 \'ㅅ\'

a0116170_4b666e80655e1.jpg

어제 먹었던 과일이 마음에는 벨로 들지 않아 후루트 플레잍 하나 시켜 줬습니다.
구아바는 구린맛. 나머지는 달고 맛있네연

a0116170_4b666e85980bc.jpg

막상 떠나는 날이기도 한데.. 생각해보니 본격 고긔먹긔 대작전은 맘대로 안된 것 같아 번화가의 가게로 들어갑니다.
(물론 삐끼의 "님 점 잘생긴.." 에 혹 했져 ㅋㅅㅋ)

a0116170_4b666e88e82c9.jpg

여기와서 처음 마신 콬카콜라! 바코드도 멋대로 찍어냅니다. 위엄 쩌는듯요.

a0116170_4b666e89dc97f.jpg

원래 제목은 파더스 어쩌구 저쩌군데.. 계란 후라이, 간장 볶음밥, 고긔~

a0116170_4b666e8cb8b23.jpg

이 메뉴도 하와이안 비비큐 모냥 입에 착착 붙습니다.
특히 적당히 간이 들어간 간장 볶음밥은 안남미의 부족한 찰기도 리셋 시켜버리는 힘이 있네여.

a0116170_4b666e8e6083e.jpg

그리고 떠나기 전 마지막 노을을 감상합니다.
혼자라는게 아쉬운 짜릿한 순간이네요. 하루키의 말 처럼 이 나이때는 그런 법인가 봅니다.

a0116170_4b666e8fce470.jpg

그렇게 3일을 정화하니 미움도 서운함도 초조함도 사라져 버립니다. 노을을 바라보며 앉아있는 사람들의 실루엣들도 정겹습니다.

축제적인 마인드, 사람들이 만든 흔적들에 대한 관심, 아름다운 풍경 그리고 파도소리..
그제서야 마음 속의 빈칸을 조금씩 채울 수 있게 됩니다.

이 먼곳까지 오면서 눈에 들어왔던 풍경 중에 미처 사진으로 찍지 못한 풍경이 있습니다.
바로 아름다운 무덤 들이었죠. 언덕배기 햇볕이 잘 드는 곳 마다 돌로 만든 관들이 작은 십자가 밑에 자리하고 있더군요.

이곳에서는 죽음마저 아름다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다시 돌아온 일상은 위선적이고, 더럽고, 가식적이지만. 한동안은 자유로웠던 잠시를 잊지 않은채 일상을 겪어낼 것 같습니다.

이제 막 34살이 되어 적도의 어딘가에 찾아가 많은 것을 버리고, 다시 무언가를 찾아온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리움을 배웁니다.

끝에 Fin~

추천 비추천

0

고정닉 0

0

댓글 영역

전체 댓글 0
등록순정렬 기준선택
본문 보기

하단 갤러리 리스트 영역

왼쪽 컨텐츠 영역

갤러리 리스트 영역

갤러리 리스트
번호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설문 연예인 안됐으면 어쩔 뻔, 누가 봐도 천상 연예인은? 운영자 24/06/17 - -
127661 자장면&탕수육&군만두 [13] ㄷㄹ(58.232) 10.07.09 3746 0
127660 [유럽자취생] 회사 동료들과 같이 pot luck 저녁 파티를 했어요 [22] Ji(82.196) 10.07.09 4995 0
127652 [名利 α550] 석계역 오마이치킨&비어 - 치킨&골뱅이무침 (고양이有) [39] 명리(名利)(125.146) 10.07.09 5558 0
127650 [dalhae] 엄마가 차리신 아빠 생신상, 내가 싼 남편 도시락 [18] dalhae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0.07.09 6792 1
127649 [puck] 대낮에 고기.. [5] [puck]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0.07.09 2843 0
127648 나도 오늘 점심으로 먹은.. [5] Lar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0.07.09 2346 0
127643 엄청 맛있는 돌게장 + 질문하나 [41] ㅁㅁㅁ(220.93) 10.07.09 3817 0
127637 인천 만수동.. 새로 오픈한 튀김,짱꼬나베 전문점에서... [54] 프로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0.07.09 6339 0
127636 굳몰닝! 집밥 사진 열 두장이여요 [9] 크림빵(218.48) 10.07.09 2150 0
127634 또 그동안 먹은거~ [11] 나보리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0.07.09 2637 0
127631 치킨 튀겼어요...(다시올림..ㅠㅠ) [31] 버닝하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0.07.09 6439 1
127628 가난한 노동자의 고봉밥. 계란 누릉지탕. 중국안마 질문 (혐짤) [19] 마계요리사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0.07.09 4627 0
127627 맛있는 대추 방울토마토 [13] 김대추(218.158) 10.07.09 2118 0
127626 또띠아피자와 크림파스타 [15] Foxlot(59.26) 10.07.09 3353 0
127625 여기에는 자기가 만든 음식만 올리나요? [9] 멜론정회원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0.07.09 1650 0
127624 계속 왕순대에 대한 합성 진위여부에 대해 나오길래 왕순대 인증 동영상!! [8] 김인증(122.44) 10.07.09 2898 0
127622 발효빵 처녀작: 소보루빵 [30] ㄷㄹ(58.232) 10.07.09 3012 0
127618 난 순대귀신인데히히히 [20] ㅇㅇ(175.116) 10.07.09 2573 0
127613 [puck] 고기....그거슨 진리!!ㅋㅋ [22] [puck]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0.07.09 3145 0
127612 [ZENUTY] 족발냉채 와 막국수.. [11] ZENUTY(121.168) 10.07.09 2951 0
127611 [김체리] 아이스크림케이크 호박전 그리고 대구전..오늘도 매화수! [20] 김체리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0.07.09 2573 0
127610 설마 소주도 못먹는사람이 있을줄이야 ㅋㅋ [69] 김주성(125.182) 10.07.09 3690 0
127609 코스트코피자 [16] (118.38) 10.07.08 5029 0
127608 야 호프집가면 과일소주 그거 먹다남은 소주로 만든다는게 레알이냐 [20] 김섞어(218.158) 10.07.08 2460 0
127604 햄버거, 프렌치프라이, 치킨너겟, 피자를 먹었어요 [13] 페로몬스멜(58.142) 10.07.08 2802 0
127598 체리가 철이구나~~ [7] 체리걸(221.146) 10.07.08 1878 0
127597 자작 김치말이국수 [16] 벨지안화이트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0.07.08 2634 0
127596 남은 족발 처치법 '족발야채무침' [10] 앱플(211.225) 10.07.08 3448 0
127595 고깃집 쓰레기찌개에 이어 생각나서 적어보는 비추천 먹을거리들 [24] 페로몬스멜(58.142) 10.07.08 3865 0
127594 [숯]헝그리한 로동자의 양곱창.jpg [6] 숯불에구웠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0.07.08 2976 0
127593 [유럽자취생] 다이어트 점심 식단 [8] Ji(82.196) 10.07.08 3425 0
127592 오늘의 점심.. [4] ⓐⓐ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0.07.08 1466 0
127591 [아범네] 비빔국수-중면 [12] 훅끼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0.07.08 3215 0
127589 감자요리 밥 [15] 두부두부(87.232) 10.07.08 2200 0
127586 777번개... [5] autism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0.07.08 2102 0
127585 요즘 기갤의 좋은 점 [10] 릴라(121.88) 10.07.08 2301 0
127584 만두 [11] 멜론정회원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0.07.08 2149 0
127583 김치찌개 전문으로 하는곳 아니면 김치찌개 먹지 말아요 [13] 흑딜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0.07.08 3409 0
127582 고깃집 된장찌개의 비결 [12] 흑딜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0.07.08 4989 0
127580 붙힌 돼지갈비 먹지 맙시다. [18] 흑딜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0.07.08 4112 0
127579 자취생의 식사 [13] 황도령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0.07.08 2853 0
127577 [자작] 치즈 라볶이를 만들어 봤습니다~ [6] drsony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0.07.08 2037 0
127575 집귀신의 브런치 [5] 새우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0.07.08 2653 0
127574 가난한 직딩의 저녁/점심 [7] 조헬로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0.07.08 2386 0
127573 [puck] 어제점심 & 오늘해장라면.. [11] [puck]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0.07.08 3095 0
127572 이 우주 아이스크림(건조아이스크림) 어디서 파는지 아시는분.. [9] 냐냐냥(211.38) 10.07.08 4559 0
127571 [TheChef] 생존신고 합니다... 저희 주방에서 만들던 것들외... [10] TheChef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0.07.08 2207 0
127570 할일없는 백수 잉여킹. 집에서 함박스테이크를 먹어보았습니다 . [3] 백수킹(112.144) 10.07.08 2087 0
127569 [연이]777벙개날 하루종일 달렸어요 [41] 연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0.07.08 4560 0
127566 이열치열 순대국 한그릇 비우고 왔슴돠~ [11] 진수성(175.116) 10.07.08 3051 0
갤러리 내부 검색
제목+내용게시물 정렬 옵션

오른쪽 컨텐츠 영역

실시간 베스트

1/8

뉴스

디시미디어

디시이슈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