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인사이드 갤러리

갤러리 이슈박스, 최근방문 갤러리

갤러리 본문 영역

사찰음식 전문점, 발우공양

Nitro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4.11.20 16:43:15
조회 1089 추천 19 댓글 9
														


7ded8119b7826af23fee87ec2980766cfc6a59863b321c856181fbd740452eaac21c43262be1d160853e


한류가 핫해지면서 한국 음식도 덩달아 인기를 끌고, 채식과 동양의 신비를 마구 섞은 사찰 음식은 더더욱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인사동 조계사 건너편, 템플스테이 홍보관 5층에 위치한 발우공양 역시 그런 사회상의 한 면모를 보여줍니다.


지금은 잃어버렸지만 미슐랭 레스토랑 별을 두 번이나 타기도 했으니까요.


7ded8219b7826af23fee87ec2980756e8dd8c5c4638ae1bce87f0fb4d92faeb4638a67ad6ea133f63507


전채로 나오는 단호박죽과 가을 물김치.


그냥 아무 생각없이 먹으면 '이거 맛이 왜 이래?'라는 느낌이 들 정도로 밍밍합니다.


그런데 절밥 먹을 때 외우는 오관게를 되새기며 '이건 밥이 아니라 약이다'라는 마음가짐으로 천천히 음미하다보면 그 밍밍함 속에서 뭔가 깊은 맛이 우러납니다.


7ded8319b7826af23fee87ec29807569b752e70c9d012b3313e66ad17a743ec063fe591b552327b917ea


찰수수밥, 절에서 담근 김치 두 종류, 나물 두 종류, 장아찌, 된장국, 두부조림, 모듬버섯강정.


일단 다 맛있습니다. 적어도 밑반찬 잘하는 전라도 맛집 수준은 됩니다.


이게 그렇게 놀랄 일만은 아닌게, 사찰 음식은 예로부터 장을 다 직접 담그고 텃밭에서 채소도 직접 기르고 나물도 직접 캐오는 게 전통이었거든요.


물론 고기를 못 쓴다거나, 오신채(사람의 감정을 흐리는 다섯 가지 식물로, 마늘!과 파!가 포함됩니다)를 제외한다거나 하는 엄청난 페널티가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명맥을 이어 올 정도로 그 맛이 뛰어납니다.


개인적으로는 모듬버섯강정이 지금까지 먹어봤던 버섯 탕수 중에서는 단연 최고라고 할 정도로 마음에 들었습니다.


그 외의 밥과 국, 나물도 심심한듯한 맛 가운데서 깊은 맛이 배어나오고 그 와중에 장아찌는 강렬한 산미를 내면서 킥을 줍니다.


7ded8419b7826af23fee87ec2980766d28522b12d323e8943107c7fabce2a56fb9d266e168400d31b9b4


무말랭이차와 곶감 호두말이로 마무리.


무말랭이차는 한참 보면서 이게 도대체 무슨 차인가 싶었는데, 나중에 물어보니 무말랭이차였네요.


한가지 아쉬웠던 점은 곶감 호두말이의 호두가 좀 묵은 호두였거나 보관이 잘못됐는지 약간 쩐내가 날락말락했네요.


이게 재미있는게 다른 평범한 식당이었다면 모르고 먹었을 정도로 그닥 심한 건 아니었는데 식사 전반적으로 섬세하고 미묘한 맛을 느끼다보니까 오히려 코와 혀가 예민해져서 금방 알아차렸습니다.


이렇게 점심특선 먹고 1인당 3만원이면 빈말로라도 가성비가 좋은 건 아닙니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음에 풀코스로 먹어봐야지 다짐할 정도로 욕심내지 않는 가운데 재료의 참맛을 잘 끌어냈다고 봅니다.


뭐, 예전부터 절밥은 언제 먹어도 이상하게 맛이 있기는 했지만요.


7ded8519b7826af23fee87ec2980776c776cb5dddfe0da61a357c18caed5405d3447f9ab0df7e693c967


인사동까지 나온 김에 삼청동을 지나 성균관대에 들러 은행나무 단풍을 구경합니다.


가장 큰 은행나무는 잎이 많이 떨어졌는데 그 옆의 조금 작은 나무는 노란 잎이 한창인게 신기했습니다.


보통은 제일 큰 은행나무가 가장 마지막까지 버텼거든요.


어쨌거나 오래간만에 명륜당 은행나무를 보니 추억도 떠오르고 좋네요.


이렇게 여름과 겨울 사이, 가을은 눈 깜박할 새 지나갑니다.

추천 비추천

19

고정닉 5

1

댓글 영역

전체 댓글 0
등록순정렬 기준선택
본문 보기

하단 갤러리 리스트 영역

왼쪽 컨텐츠 영역

갤러리 리스트 영역

갤러리 리스트
번호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설문 타고난 드립력으로 사석에서 만나도 웃길 것 같은 스타는? 운영자 25/02/10 - -
3559103 엄상용만 남았노 씨발꺼 [2] ㅇㅇ(118.235) 02.13 53 0
3559102 부산가봄? [2] 기갤러(211.234) 02.13 50 0
3559101 김갤 재미가 없노 ㅇㅇ(118.235) 02.13 34 0
3559100 신세기도 없고~~~~ ㅇㅇ(118.235) 02.13 27 0
3559098 김박사도 안오고~~~ ㅇㅇ(118.235) 02.13 26 0
3559095 그거아냐 [1] 기갤러(211.234) 02.13 44 0
3559093 무인양품 바움쿠헨 [1] 오징어뽂음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2.13 82 1
3559090 용산기지 엄청크네 [3] ㅇㅇ(211.234) 02.13 71 0
3559087 꿈에서 리카가 나왔던거야 ㅇㅇ(221.144) 02.13 29 0
3559086 전 뭔 체질이에요 기갤러(211.234) 02.13 27 0
3559083 자녀에게 보약을 함부로 먹이면 안되는 유형. [44] 정현수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2.13 188 0
3559082 김갤이 그런 애들 많은데 기갤러(211.234) 02.13 54 0
3559079 기음갤 새끼들은 사람새끼들 아님 ㅇㅇ(211.36) 02.13 49 1
3559078 첫사랑이 그리운건 [1] 식충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2.13 37 0
3559076 뿡욕님은 이제 현생을 사시는데. ㅇㅇ(118.235) 02.13 37 1
3559075 168cm a컵 vs 153cm d컵 ㄷㅈ? ㄷㅎ? [6] ㅇㅇ(39.7) 02.13 66 0
3559073 돈까스 먹구있엉~~ [12] 국야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2.13 117 3
3559071 우유에 타먹을만한 파우더 추천좀 [2] 기갤러(122.128) 02.13 48 1
3559069 짜파구리는 걍 굳이굳이 아님? ㅇㅇ(175.192) 02.13 43 0
3559068 211.51은 평소엔 안보이다가 항상 수저 개밥글 기갤러(211.234) 02.13 48 3
3559066 맛있는 도시락이 배달이 왔어요. [15] 저승사자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2.13 1620 16
3559063 리카가 보구십어 펑펑 울었어 기갤러(175.206) 02.13 35 0
3559062 항정살 두반장 볶음면 [19] 금주반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2.13 1445 15
3559061 짜파구리는 진짜 바이럴 아니냐 [4] 밀피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2.13 68 1
3559058 오늘의 수용소밥 [29] 디디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2.13 191 2
3559057 시방 헌법재판관님과 고등핵교 동창이라서 자랑시렵따 [3] 기갤러(177.172) 02.13 56 0
3559056 아름아!! 근데 왜 뉴진스편인거야?! [16] 디디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2.13 136 0
3559055 용가리 치킨에 친구들 이름이 있었다. [3] woki7688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2.13 53 0
3559054 내가 살아봄 그렇게 [1] 기갤러(211.234) 02.13 43 0
3559053 나 보너스 빋음 [13] 프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2.13 175 2
3559052 이거 나르름 정확해 기갤러(211.234) 02.13 31 0
3559049 본인이 어제 공유했던 사상체질 관련 구분법들은. [16] 정현수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2.13 120 1
3559048 왜 ? 기갤러(211.234) 02.13 33 0
3559047 아름이 근황 신기한데 [2] 기갤러(211.234) 02.13 109 0
3559046 어묵 [5] 저승사자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2.13 106 2
3559045 탕비실 부거 [18] Edgardo(59.29) 02.13 154 5
3559044 호불호 기갤러(106.102) 02.13 57 0
3559043 뚱쓰뚱쓰 간식 [4] 날씬한익명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2.13 130 0
3559042 아름이 [1] ㅇㅇ(211.234) 02.13 55 0
3559041 저넠은. 머먹냨 [2] 프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2.13 52 0
3559040 점심 ㅁㅌㅊ? ㅇㅇ(122.45) 02.13 45 0
3559039 두찜은 가격은 애미없이 비싼데 [1] 노형석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2.13 68 0
3559038 참치김밥이랑 같이 먹을거 추천좀 [6] ㅇㅇ(125.252) 02.13 102 1
3559037 오늘의 점심 [7] canU502S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2.13 128 2
3559036 야 아름아 시로다시 이거 대체할거 뭐 없냐? [3] ㅇㅇ(175.192) 02.13 58 0
3559035 아름이 씨발 [1] 기갤러(211.234) 02.13 73 0
3559033 냠냠쩝쩝 청경채백주찜/고기조림 [3] 타원형플라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2.13 93 5
3559032 나 아이피 두개야 [3] 기갤러(211.234) 02.13 65 0
3559031 chill빠삐 [1]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2.13 72 1
3559030 [3] 기갤러(211.234) 02.13 55 0
뉴스 ‘원혁♥’ 이수민, 임신 7개월 차 몰라보겠네…“아빠 붕어빵” (조선의 사랑꾼) 디시트렌드 18:00
갤러리 내부 검색
제목+내용게시물 정렬 옵션

오른쪽 컨텐츠 영역

실시간 베스트

1/8

뉴스

디시미디어

디시이슈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