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와 롯데의 5위 싸움이 진짜 ‘태풍의 눈’이 됐다. 부상 등 변수도 있지만 이르면 5일 저녁, 늦어도 6일에는 한반도에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보된 25호 태풍 콩레이가 최대 복병으로 떠올랐다.

기상청은 4일 오전 3시를 기준으로 콩레이가 오키나와 남쪽 약 430㎞ 해상을 통과해 북상 중이라고 발표했다. 강한 중형급 태풍인 콩레이의 중심기압은 955hPa로 중심 부근 최대 풍속은 초속 40ｍ(시속 191㎞), 강풍 반경은 430㎞다. 6일 오후 3시께 서귀포 동쪽 50㎞ 부근 해상을 지나 남해안을 거쳐 7일 오후 3시경 독도 동북동쪽 550㎞ 해상을 지나 한반도를 빠져나갈 것으로 예상했다. 이르면 5일 저녁부터 7일까지 전국에 바람을 동반한 비가 내릴 것이라는 예보다.

9경기를 남겨둔 KIA와 10경기를 치러야 하는 롯데 모두 초비상이다. 4일부터 인천 SK 행복드림구장에서 3연전을 치른 뒤 잠실에서 두산을 만나는 KIA는 그나마 나은 편이다. 태풍이 남해안을 통과해 부산, 경남에 더 많은 비를 뿌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장거리 이동을 해야한다는 점은 악재다. 6일과 7일 경기 중 한 경기가 취소되면 월요일인 8일 야간경기를 치른 뒤 9일 오후 2시 경기를 위해 부산으로 이동해야 한다. KIA는 지난 2일 연장혈투 끝에 패한 뒤 대구로 이동해 수면 부족 상태에서 삼성과 치른 낮경기에서 20점을 내줬다. 월요일 경기를 피하고 싶은 이유다.

롯데의 사정은 더 복잡하다. 5일과 6일 사직 홈에서 두산, 한화를 만난 뒤 7일 마산에서 NC와 원정경기를 치른다. 한 경기가 취소돼도 9일이 낮경기라 이동거리에 따른 체력 손실은 상대적으로 덜하다. 다만 8일 경기를 치르면 엿새 동안 7경기를 치러야 하는 부담이 있다. 10일 사직 KT전이 더블헤더로 열리기 때문이다.

태풍으로 한국야구위원회(KBO)도 비상이다. KBO는 “롯데는 10일 KT전이 더블헤더라 7연전 이상 편성하지 않는다는 잔여경기 원칙에 따라 8일 예비일을 활용할 수 없다”고 밝혔다. 5일이나 6일 경기가 취소되면 14일로 미뤄야 한다는 의미다. KIA도 상황이 복잡하기는 마찬가지다. 5일 경기가 취소되면 6일 더블헤더로 편성하고, 5일과 6일 경기가 모두 취소되면 8일 한 경기만 치른 뒤 13일 이후 나머지 경기를 편성해야 한다. 태풍이 몰고올 변수가 생각보다 크다는 의미다.

두 팀의 격차가 지난 3일 현재 2.5경기라 롯데가 뒤집을 가능성이 여전히 남아있기 때문이다. ‘전국구 인기구단’으로 불리는 KIA와 롯데의 5위 쟁탈전 결과에 야구팬의 눈과 귀가 모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