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해저터널이 계획 단계에만 머무르는 이유를 다들 정치적인 점에서 찾고 있는데,



결론부터 말하면 "애초에 저게 돈이 안 되니까" 삽을 뜨지 않는 거라고 생각함요.







간단하게 한일 해저터널 공사비부터 생각해 봅시다.



세이칸 터널이 54km에 7455억엔이 들었고,



유로 터널이 50km에 88억 달러가 들었습니다.





이를 km당 비용으로 계산하면





세이칸 터널은 km당 1491억원,



유로 터널은 km당 1963억원이 들었습니다.





물론 이 두 터널은 당시 기준으로 돈지랄 소리를 들었던 터널이지만,



대한해협 구간의 공사 난이도 + 물가 상승률을 생각했을 때



km당 공사비가 저것보다 더 들면 더 들었지 안 들리는 없으므로





km당 건설비를 세이칸 터널과 유로 터널의 중간 값인 1700억원으로 잡겠습니다.





그럼 대한해협의 거리는 몇 km일까요?



일반적으로 한일해저터널의 루트는 다음과 같이 3개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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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어느 루트를 선택하든 200km가 훨씬 넘는군요.



쓰시마 쪽은 지상구간으로 건설한다고 치고



편의상 한일해저터널이 뚫어야 할 거리를 200km로 잡겠습니다.





그럼 총 공사비는 34조가 나오는 군요.



4대강 한 번 더 파도 12조가 남는 금액이네요.





그럼 34조면 이자는 얼마 정도일까요?



요즘은 저금리 시대라서 신용등급 AAA급의 회사채가 2% 수준인 시대입니다.



그러니까 50년 만기 3% 이자로 34조를 끌어모았다고 칩시다.





그럼 1년 이자는 34조의 3%인 1조 200억이 되겠군요.





이 사업이 사업성이 있으려면 최소한 연간 수입이 1조 200억은 되어야 겠습니다.





경부고속철 이용객이 일일 15만명이므로



이 중 1/10인 1.5만명이 한일해저터널을 이용할 거라는 아주 낙관적인 예측을 해봅시다.



게다가 KTX 운영비는 편의상 0으로 잡고요.



1만 5천 X 365를 하면 547만 5천명이군요.





운임은 서울 - 동대구가 4만원이니까,



부산-하카다 구간 운임을 4만원으로 잡아보도록 합시다.





(근데 이렇게 잡아도 서울-하카다가 9만원인지라



저가항공이 더욱 저렴하고 경쟁력이 있긴 합니다.)





이렇게 5,475,000 X 40,000 하면







2190억이 나오는 군요.







네에 이거면 이자도 못 갚습니다.



민간 회사면 주주들 죄다 한강가고 회사는 시원하게 망했겠죠.







이게 이자라도 갚으려면



연간 2550만명이 이용을 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그러니까 하루 7만명이 이용을 해야 한다고요.



경부선 이용객이 하루 15만명인데 이런 수요가 나올까요?





이러한 수요를 채우려면



KTX 정원을 500명으로 잡으면



하루에 상행 70회, 하행 70회씩 만차로 왕복하면 되겠군요.





12분마다 한 편성씩 꽉 채워 보내면 그나마 이자는 갚을 수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한일 양국간 관광객 교류가 연간 500만을 못 넘는다는 건 논외로 치구요






근데 KTX 전 노선을 통털어서 연간 수입이 얼마인지 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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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조 9267억입니다.



그러니까 KTX 전체 노선 총수입의 60%에 해당하는 금액을 '수익'으로 내야 이자라도 갚을 수 있는데



이게 과연 가능할까요?







당연히 불가능하죠.



그러니까 한일해저터널이 구상 단계를 못 벗어나는 겁니다.



삽 뜨면 의정부경전철 따라갈 사업인데



누가 미쳤다고 삽 뜨겠습니까?





만약에 한일해저터널이 돈이 되는 사업이면



한일간에 정치적인 갈등이 어떻든, 수심이 1000m 정도이든 이미 삽을 떳겠죠.







한일해저터널을 안 뚫는 건 '일본 잘 되는 게 배아파서' 쇄국정책을 펼치려는 게 아니라,



돈이 안 되니까 안 하는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