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聯合) 權赫昌기자= 롯데 우승의 관건은 투수력이다.

매년 우승후보로 거론되는 롯데는 지난해 팀타율 2할7푼4리로 8개구단중 최강의 다이나마이트 타선을 자랑했고 베스트 나인중 절반정도가 두자리수의 도루를 기록하는 화려한 기동력을 과시했지만 지난해 성적은 불과 5위.

이유는 바로 지명도에 비해 실속없었던 투수들 때문이었다.

지난해 다승,탈삼진 1위 주형광, 백전노장 윤학길, 92년 한국시리즈 MVP 박동희, 그해 신인왕 염종석, 96년 5억신인 차명주 등 내로라하는 간판 투수들로 짜여졌지만 지난 시즌 에이스 주형광(18승7패1세이브)을 제외하고는 10승이상 투수가 전무해 한마디로 지리멸렬한 상태라고 할 수 있다.

올해 36세로 맏형인 윤학길은 노쇠현상이 뚜렷했고 박동희는 94년 구원투수로 전업해 성공하는듯 했으나 지난해 4승5패1세이브로 주저앉았으며 차명주는 몸값이 무색할 정도였다.

그러나 올시즌 롯데 마운드에는 김용희 감독의 마음을 부풀게하는 두가지 플러스 변수가 생겼다.

팔꿈치수술후 완벽한 부활투구를 선보이고 있는 염종석의 재기와 거액신인 손민한의 입단이 바로 그것.

여기에 차명주가 지난해와는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고 우완정통파 김태석도 최근 시범경기서 공격적인 피칭으로 일취월장, 올시즌 선발 한 자리를 예약했다.

문제는 박동희. 그가 과연 10승이상을 올리며 대형투수로의 가능성을 뒤늦게나마 실현시킬 수 있는가가 롯데로서는 투수력 부활의 가장 중요한 열쇠다.

그러나 이들이 올해 어느 정도의 활약을 해줄지는 여전히 물음표다. 윤학길,김상현,윤형배,강상수 등도 마찬가지. 지난해 워낙 난조를 보였던 투수력이 하루아침에 살아나기는 힘들기 때문이다.

이에비해 김응국,박정태의 날카로움과 마해영,임수혁의 묵직한 한방이 숨가쁘게 뿜어대는 가공할 공격력은 여전히 위력적이다.

최다안타를 노리는 김응국의 타격은 최고조에 달해있고 임수혁은 정교함을 더했다는 평가.

여기에 OB에서 이적한 임형석이 시범경기서 연일 맹타를 휘두르고 있어 김감독을 흐뭇하게 하고 있다.

기동력에서는 전준호,김응국,이종운,공필성,김종헌 등 준족들의 포진으로 타구단을 압도하고 있지만 무리한 베이스런닝이 경기의 결정적 패인이 되기도 했던 지난해의 전철은 피해가야 할 듯.

임수혁, 강성우, 김선일이 번갈아 쓰게 될 안방 마스크는 `포수천국' OB가 부럽지 않고 공필성,박정태,마해영,김민재가 지키는 내야와 발빠르고 폭넓은 수비에 백업요원까지 두터운 외야도 손볼 곳이 별로 없다.

결국 3년 임기로 감독 제2기를 시작한 김용희 감독이 애타게 갈구하는 롯데 우승의 키는 `10승 투수들이 과연 몇명이나 나오느냐'로 집약되는 투수력에 달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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