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LG전에 앞선 문학구장. LG 심수창이 케이크 하나를 손에 들고 덕아웃으로 들어왔다.

이를 본 차명석 투수코치. 차코치는 감격의 눈물을 쏟을 지경이었다. 이날이 차코치의 37번째 생일이었던 것.

차코치는 속으로 ‘(심)수창이가 이제 사람이 됐구나’라고 생각하며 반갑게 심수창을 맞았다. “선수가 코치 생일을 다 챙기고 역시 LG가 달라졌다”며 심수창에게 감사의 표시를 진하게 하려는 순간.

번지수가 틀렸다. 케이크는 전날 2004년 프로 데뷔 이래 첫 선발승을 거둔 심수창에게 LG 구단 운영팀이 선물한 것이었다. 차코치는 밝게 웃으며 케이크를 받기 위해 손을 내밀었지만 심수창은 “케이크는 내 것”이라며 자초지종을 얘기했다. 일순간 얼어붙은 덕아웃 분위기. 선수들은 어색한 표정의 차코치와 심수창을 멀뚱멀뚱 지켜봤다.

차코치는 머쓱함을 극복하려는 듯 머리를 긁적이며 크게 웃었다. 그리고 나서 심수창과 함께 케이크를 맛있게 나눠먹었다.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