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장 이야기가 나올때 어디가 좋다. 어디로 가면 좋겠다고 희망사항을 많이 얘기 하시는데

전 좀 현실적으로 접근해보려고 합니다. 부산시 공무원에게 들은 이야기도 있구요. 

1. 사직동 부동산과 상권

부산사시는분들은 아시겠지만 2000년대 후반부터 사직동 집값이 많이 올랐습니다.

 좋은 학군이 많아서 부산 3대 학군으로 불리기도 하지만 

결국엔 야구장이 구심점을 잡아주면서 상권을 부흥시키고 지하철 3호선이 개통하면서 부동산 가치 급등으로 까지 연결됐다고 봅니다.

특히 야구장 특수를 노리고 야구장 건너편에 자리잡은 자이,롯데캐슬,월드마크,코오롱하늘채(건립중인 가장 가까운 아파트)는 야구장 프리미엄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고 반경을 500미터로만 넓혀봐도 수만세대의 아파트들이 있습니다. 

광주와는 다르게 사직동 주민들은 야구장을 사랑하고 야구장을 사직동의 상징처럼 생각하는데

과연 야구장을 옮겨간다고 하면 사직동 상권과 주민들의 반발을 어떻게 감당할지 상상이 안됩니다.  

2. 지정학적 조건 

요즘 야구장을 지으려면 최소 평지부지 1만평이 필요합니다. 산악지형이 많은 부산엔 이런땅 찾기가 힘듭니다.

부산 원도심은 뭐 남포동,대신동 등이 있는 중구,동구,서구이구요. 그곳에 갈 수 있는 유일한 장소는 구덕운동장 부지입니다. 구덕야구장이 철거되었는데 너무 부지가 작아서 야구장이 들어오려면 주경기장역시 허물어야 될까말까한 수준입니다. 사실상 불가능한 프로젝트라고 봐야죠. 거기 말고 원도심쪽에는 자리가 없습니다. 

북항얘기하시는 분들이 있는데 북항부지는 항만공사의 땅이기 때문에 부산시도 어떻게 할 수 없는 부분입니다. 토지매입비까지 생각하면 라팍수준으로 짓는다해도 돈은 라팍보다 배는 더 들어갈수밖에 없습니다. 실무에 있는 분들은 현실성이 없다고 판단하기에 기사로도 거론이 잘 안되는거 같습니다.  

그나마 현실성있는 곳은 강서체육공원 근처나 지금 개발중인 강서구 에코델타시티 입니다. 에코델타는 부지매입비가 북항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하기 때문에 훗날 분당처럼 도시가 조성된다면 괜찮아보이긴 하지만 부산원도심과 너무 멀리 떨어져있어서 사업추진이 쉽지 않습니다. 강서체육공원 인근도 차선책으로 많이 거론되고 있기는 합니다만 3호선 지하철역 하나 외에는 거의 벌판 수준이란게 걸림돌이죠. 

최근 기장쪽이 관광쪽으로 엄청 뛰어서 그쪽도 갈 형편이 못됩니다. 동부산 아울렛 근처 많이 부지들은 이미 주인이 다있습니다. 그렇다고 현대차 드림볼파크 근처에 야구장을 지을순 없겠죠.

결국 지도상 중심부에 위치하면서 평지 넓은 부지를 갖춘 사직동 만한 곳이 없습니다. 

3. 비용적인 부분

라팍이나 창원신구장이 1000억대 중반 정도 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새로운 장소를 가게 되면 부지매입 후 건축이 시작됩니다. 무조건 라팍,창원보다 비쌉니다.

사직 재건축을 하게 된다면 철거비를 포함하고 주변 분진에 대한 소송 보상등을 감안하면 그 경우에도 더 많은 돈이 들어갑니다.

그렇다면 돈은 있느냐? 부산이 야구의 도시라 해서 부산시가 파격적으로 지원하지는 못합니다. 

부산도 현재 재정이 어렵습니다. 결국 공청회 끝에 오페라 하우스 다시 짓기로 했습니다. 지금까지 지어놓고 적자 눈덩이에 골치 아픈게 한두개가 아니라 재정문제 때문에 나오는 단골멘트가 시비와 국비를 합치고 기업에서 재원을 마련하겠다는 거입니다. 결국엔 롯데그룹에서 지원 받는걸 생각하겠다는 것입니다. 지금 이래저래 다재봐도 1천억 마련하기도 쉽지 않은가 봅니다. 결국 그러면 신구장을 추진하겠다는 것은 단기간에 시행되기 어려울겁니다. 어쩌면 사직 재건축에서 사직 리모델링으로 방향을 선회할지도 모르는 일이죠. 한가지 확실한 것은 오거돈 시장은 대전시장보다도 한발 물러났다는 것입니다. 크게 적극적인 의지가 없는게 팩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