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월드=이혜진 기자] 흔들리는 마운드, 롯데가 울상이다.

야구는 투수놀음이라고 한다. 그만큼 투수의 비중이 절대적이라는 의미다. 올 시즌 KBO리그를 살펴봐도 마찬가지. 1일 기준 순위표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해 있는 세 팀 SK, 두산, LG는 팀 평균자책점에서도 상위권에 랭크돼 있다. 반면, 롯데는 낮은 마운드 높이로 인하여 골머리를 앓고 있다. 8경기에서 팀 평균자책점 6.31을 기록, 리그 최하위로 떨어져 있다. 특히 불펜진 평균자책점은 8.05까지 치솟아 있는 상황, 이 부분 9위에 올라 있는 키움(6.48)과도 차이가 꽤 크다.

‘해결사’가 없다. 앞선 ‘두 번의 참사’는 어쩌면 롯데 마운드의 현주소를 그대로 보여줬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첫 번째 참사는 3월 27일 사직 삼성전이었다. 무려 23점이나 내주며 맥없이 무너졌다. 선발로 나섰던 장시환(2⅔이닝 6실점)이 조기에 강판됐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충격적인 결과다. 3월 31일 잠실 LG전에서는 5-2 리드를 잡았음에도 9회에만 내리 3점을 헌납, 연장까지 간 끝에 끝내기 패배를 당했다. 손승락의 블론세이브, 팀 세이브는 여전히 0이다.

사실 마운드는 스프링캠프에서부터 고민했던 부분이다. 박세웅과 박진형이 각각 팔꿈치 부상, 오른쪽 어깨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해 있는 가운데 노경은마저 FA 협상 결렬로 팀을 떠나면서 균열이 생겼다. 양상문 감독이 장시환을 선발로 돌리고, 윤성빈, 송승준, 김건국, 박시영을 ‘1+1’ 5선발로 활용하는 방안을 꺼내든 이유이기도 하다. 다만, 아직까지 안정감과는 거리가 멀다. 롯데는 8경기에서 39개의 볼넷(공동 2위)을 주는 등 어렵게 승부를 이어나가고 있다.

설상가상 당장 힘을 보태줄 자원도 마땅치 않아 보인다. 어떻게 해서든 현 전력으로 일단은 버텨야 한다는 이야기다. 그나마 ‘슈퍼루키’ 서준원이 실전 무대에서도 충분한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이 위안거리다. 지난 시즌 롯데는 정규리그를 7위로 마치며 가을무대에 서지 못했다. 당시 팀 평균자책점 8위(5.37)로, 마운드에서의 약점이 뼈아팠다. 지난해를 반면교사삼아 다시 한 번 ‘진격의 거인’을 실현시킬 수 있을까. ‘반등’이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