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도와 방향 모두 이상적이다. 롯데 주전 유격수 신본기(30)가 공수 중심으로 거듭나고 있다.

현재 롯데 야수 가운데 타격 컨디션이 가장 좋은 선수다. 아홉 경기에서 타율 0.393(28타수 11안타) 출루율 0.469을 기록했다. 타율은 중심 타선, 출루율은 테이블세터보다 높았다. 득점권에서는 10타석 7타수 3안타 2볼넷. 선두권 SK를 잡은 2일 인천 원정에서도 2-0 박빙 상황에서 추가 득점을 이끄는 적시타를 쳤다. 무엇보다 무안타가 한 경기 밖에 없을만큼 꾸준하다.

풀타임 1년 차던 지난 시즌 타격에 눈을 떴다. 타율은 3할에 6리 부족했다. 전년 대비 5푼 7리 높아졌다. 빠른 공 대처 능력이 좋아졌기 때문이다. 2019시즌도 초반부터 좋은 감각을 이어가고 있다. 경험을 통해 얻은 문제점을 잊지 않는다.

신본기는 "지난 시즌 후반에 타격감이 떨어졌을 때 무엇이 안 좋았는지 고민했다. 실패를 줄이는 방법을 찾는데 집중하고 있다"고 했다. 올 시즌은 풀카운트에서 약한 면모를 대처하기 위해 적극적인 타격을 지향한다. 욕심은 내지 않는다. "나는 9번 타자다. 쉽게 아웃되지 않고 최대한 많이 출루해서 상위 타선에 기회를 연결 시킨다는 생각만 하고 있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수비를 할 때 더 빛난다. 현재 그는 롯데 내야진 리더다. 벤치의 의도를 구현하기 위해 소통과 지시를 하는 역할을 한다. 자신의 수비 영역에서 안정감도 보여준다. 신본기는 "어느새 나이, 연차가 가장 많은 선수가 됐다. 처음으로 이끌어야 하는 역할을 하다 보니 부담도 크다. 더 집중하고 있다. 그래도 예년과 달리 감독님께서 고정 포지션을 주셔서 긍정적인 부문도 많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2루수 카를로스 아수아헤는 아직 KBO리그 적응기다. 2년 차 3루수 한동희는 자신감이 더 필요하다. 신본기는 두 야수 모두 최고의 파트너로 인정한다. "지난 두 시즌 동안 뛴 외인 번즈도 좋은 선수였지만 아수아헤는 더 날렵하고, 야구에 대해 매우 진지한 면을 갖추고 있다. 메이저리거 출신답다. (한)동희는 아직 자신이 얼마나 좋은 자질을 갖춘 선수인지 모르는 것 같다. 더 잘 할 수 있다"고 치켜세웠다.

신본기는 어린 시절부터 롯데팬이다. 붙박이 주전에 연연하지 않고 팀 승리에 기여할 수 있는 경기력을 보여주는데 집중한다. "내가 잘 하는 것도 좋지만 롯데가 이길 때가 가장 좋다. 어떡하든 도움이 되고 싶다"며 말이다.

지난 시즌 그는 번즈와 승리의 순간을 알리는 합동 세레모니를 보여줬다. 번즈가 떠난 올 시즌은 아직 가동하지 못하고 있다. 새 '파트너' 아수아헤와는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신본기는 "하자고 하면 수락할 선수다. 그러나 번즈와도 2년 차에야 시작했다. 기다려 달라"며 웃었다.

수비 백업에서 주전으로 올라섰다. 선행의 아이콘으로도 불린다. 신본기는 바르게 가고 있다. 수비 중심, 공격 연결고리를 잘 해내고 승리 세레모니까지 하는 그의 모습은 앞으로 더 많이 볼 수 있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