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월드]김무관 타격 코치가 8일 일본 오키나와 이시카와 훈련장에서 서동욱에게 \'설렁탕\' 타격을 가르치고 있다.

김무관(57) LG 타격 코치는 선수들에게 어려운 단어를 사용하지 않는다. 한 번만 들어도 귀에 쏙쏙 들어오고, 의미 전달이 분명한 단어들을 선택한다. 8일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서 만난 김 코치는 선수들에게 ‘설렁탕’ 타법을 가르치고 있었다. 서두르지 말고 설렁설렁하게 공을 기다리다가 결정적인 순간 ‘탕’하고 쳐내라는 뜻이었다.

김 코치의 첫 번째 목표가 된 선수는 내야수 서동욱(29)이었다. 김 코치는 타격 순서를 기다리고 있는 서동욱에게 “(서)동욱아. 넌 곰탕이다”라고 지적했다. 서동욱이 고개를 갸우뚱 거리자 김 코치는 “너는 타석에서 잔뜩 웅크린 곰처럼 보인다”면서 “쳐내려는 생각만 급급한 것 같다. 그래서 중심이 무너지고 몸이 먼저 나간다. 마치 투수가 불러서 ‘안녕하세요’라고 인사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머쓱해 하는 서동욱에게 김 코치는 “곰탕이 되지 말고 설렁탕이 되라”며, 타석에서 ‘설렁탕’ 세 음절을 외치면서 타격을 하라고 주문했다. 효과는 즉시 나타났다. 서동욱은 ‘설렁’을 외친 뒤 ‘탕’ 하는 순간 방망이를 힘껏 휘둘렀고, 타구는 외야 펜스를 직접 맞히는 직선타로 뻗어나갔다. 비교도 곧바로 해줬다. 김 코치는 서동욱에게 ‘곰탕’ 두 음절을 외치면서 타격을 하라고 지시했다. 서동욱은 두 타격 방법의 차이를 느꼈는지 고개를 끄덕이며 ‘설렁탕’ 타격에 열중했다.

서동욱에 이어 내야수 김용의와 포수 윤상균, 외야수 양영동 등도 김 코치의 타격 지도를 받았다. 훈련을 마친 선수들은 “김무관 코치님의 설명은 이해가 쉽고, 어렵지 않다”면서 “훈련 중에 던지시는 농담도 재밌다. 코치님 농담에 힘들다가도 웃게 된다”고 입을 모았다.

김 코치는 “사람들은 내가 선수들에게 뭔가 특별한 것을 가르칠 거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특별한 건 전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어 “선수들 모두 힘들게 훈련하는데 설명까지 어렵게한다면 더 힘들 것이다. 평범한 것이 비범이라고 본다. 선수들이 평범한 걸 꾸준하게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게 내가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시카와(일본 오키나와현)=유병민 기자 yuballs@sportsworldi.com

솩 타선 설렁탕 타선 배운 덕분에 꼴데가 이겼다 ㅅ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