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 불펜이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 시즌 좋은 활약을 펼쳤던 진명호, 오현택, 구승민, 손승락이 나란히 부진하다. 불과 1년 전만 해도 필승조로 꼽혔던 이들은 올해도 팀의 리드 상황에서 어김없이 부름을 받았고, 수 차례 연투에 나섰다. 그러나 잇달아 무너지면서 고개를 숙였다. 캠프 기간 준비했던 투수들이 실전 마운드에서 기대 만큼의 구위를 보여주지 못하면서 이들에게 기회가 좀 더 돌아간 면이 없지 않았지만, 누적되는 피로가 결국 구위 하락이라는 악영향으로 귀결됐다. 타선 침체 등 운이 따라주지 않은 면도 있었다.

롯데 양상문 감독은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최근 마무리 투수 손승락을 1군에서 말소시키면서 재정비 시간을 부여한 상태. 확실하게 구위를 재정비하는 시점에서 다시 콜업한다는 청사진을 갖고 있다. 현 상황에서는 나머지 불펜 투수들도 로테이션 재정비로 구위를 회복하는 과정을 거칠 것으로 보인다. 

결국 이들의 빈 자리를 어떻게 채워가느냐에 따라 불펜 안정을 넘어 반전까지 바라볼 수 있는 상황. 롯데는 2군 무대에서 여러 투수들을 지속적으로 준비시키면서 변화 시기를 저울질 하는 모습이다.

첫 손에 꼽히는 투수는 윤성빈(20)이다. 지난달 28일 1군 말소된 윤성빈은 2군리그 3경기서 1패, 평균자책점 5.40을 찍었다. 지난 9일 SK 2군전에서 2이닝 5실점으로 패전을 안았으나, 21일 NC 2군전에서 4이닝 무실점 피칭을 했다. 긴 등판 간격에도 투구 밸런스나 구위 모두 안정감을 찾은 모습을 보였다는게 긍정적. 그동안 2군 리그 3경기서 피안타율 1할1푼8리에 그친 점도 양 감독의 눈길을 끌만 하다. 긴 이닝을 소화할 수 있는 투수라는 점에서 1군 복귀시 전천후로 힘을 보탤 수 있는 선수로 꼽힌다. 

대만, 일본 스프링캠프 기간 좋은 활약을 펼쳤던 이승헌(21·2군 5경기 2패, 평균자책점 5.29)도 최근 2군 리그에서 구위를 찾아가고 있다. 지난 19일 NC 2군전에서 4이닝 3안타 4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아직까진 제구가 다소 불안하다는 평가지만, 적절한 리드만 더해지면 1군 불펜에서 한 몫을 해줄 선수로 기대되고 있다. 이밖에 꾸준히 2군 리그 등판을 통해 구위를 끌어 올리고 있는 한승혁(23·2군 8경기 2승2패, 평균자책점 4.76), 최근 2군 리그서 좋은 활약을 펼쳐온 베테랑 김대우(35·5경기 1승, 평균자책점 1.08)도 1군 콜업이 기대되는 자원이다. 양 감독은 재정비를 위해 2군으로 내려보낸 김건국, 윤길현, 서준원도 실전을 통한 구위 재정비 등을 거쳐 다시 1군 콜업을 준비시킬 것으로 보인다.

어려운 싸움의 연속이지만, 반전의 실마리를 찾기 위한 노력은 계속되고 있다. 2군에서 가능성을 보여준 투수들이 1군에 합류해 힘을 보탠다면 의외로 쉽게 돌파구가 열릴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