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쉬는시간에 친구들과 정치에 대한 이야기를 하곤 함.
정치뿐만이 아니라 역사, 경제, 군사, 사회등등..
나의 일과는 정해져있음.
1교시 시작전 쉬는시간에 자고 있는 친구를 깨워서 정치얘기를 시작함. 어차피 걔 안자고 있음. 내가 오길 기다리고 있는거 다 알음.
최근에는 난민에대해 얘기로 대화를 시작함.
난민을 받아주는것이 얼마나 위험한지,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그리고 역사적으로 민족간 갈등이 얼마나 위험했는지 예를들음. ex)유고슬라비아 내전
그렇게 주제는 이를 긍정적으로 수용한 현 정부에 대한 비판으로 바뀜.
현 정부를 욕하면서 차라리 옛날이 좋았다고 함. 물론 근처에있는 애들한테 다 들리게 함.
이를 통해 얻을수 있는 것이 있음.
진보 성향의 현정부를 욕하고 보수성향의 이전정부를 예찬하면서 내가 '보수성향을 지지하는 상류층' 이 된것같은 느낌을 받을수 있고, 그 사실을 근처애들한테 은연중에 알릴 수 있다는거임.
그것이 지속되면 내 얘기를 들은 급우들은 내가 '보수성향을 지지하는 상류층'의 자재인줄 알겠지?ㅋㅋ
그런 상상속에서 나는 남들과 다르다는 선민의식을 키우게 됨. 그리고 돈많은 남자를 좋아하는 '여자 양아치(예쁨)'들이 내돈을 노리고 말거는 상상을 함.
"민수야 민수야~ 나랑 매점갈레?♡"
"아아... 나는 지금 바빠서.. 이만..."
보통 이런 상상임.
하지만 우리집은 전혀 잘살지도 않고. 오히려 상대적으로 빈곤함. 상대적 빈곤에서 나오는 박탈감을 잊기 위해서라면 이러한 망상은 '나쁘지 않음.'

점심시간엔 게임얘기를 함.
보통 남들이 LOL(League Of Legend)나 FIFA얘기를 할때
우리는 WOT(World of Tank)나 Warthunder 혹은 HOI(Hearts of Iron)같은 게임에 대해 얘기함.
물론 '소녀전선'도 플레이 하긴 하지만 학교에선 얘기하지 않음.          왜? 쪽.팔.리.니.까
아무튼. 남들이 '누구나 할 수 있는' 그런 시시한 게임에 대해 얘기할때, 우리는 '아무나 할 수 없는'그런 게임에 대해 얘기함. 그리고나선 요즘 한국 게임시장의 획일화에 대해 비판함. 그러고 있자면 롤, 피파 얘기하던 애들은 분했는지 자리를 피해 도망감. 현실도피의 전형이지    ㅋㅋ
아무튼 나는 '아무나 할 수 없는'그런 게임을 한다는 것에 굉장한 프라이드를 가지고있음.
ㅋㅋ 롤이나 하는 애들이 '스팀(Steam)'이 뭔지나 알까? 이런생각을 하고있자면 그냥 그런 '평범한'아이들이 불쌍하기도 함. 하지만 '우월한 자'들이 있다면 '열등한 자'들도 있기마련이지....


나는 내가 학교에서 이런얘기를 하는 것에 매우 큰 프라이드를 느낌.
시사와 정세를 모르는 아이들이 서로 농담이나 하고 축구 얘기나 하면서 '그저그런'소재로 얘기하고 있을때,
우린 정치, 사회, 역사, 군사 등 과같은 얘기를 함.
이건 마치 중세시대 귀족들의 심도깊은 토론을 연상케하지.

남들은 나와 내 친구가 부러울 거야.
이렇게 학술적인 대화를 할수 있다는 것이.
현정부를 비판할 만한 '재력'이 있다는 것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