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가 2년도 안된 신인선수를 포기했다. 그것도 1차 지명 선수다.

롯데는 지난달 30일 발표한 보류선수 명단에서 신인투수 한동희(19)를 제외시켰다. 한동희는 제작년 6월 롯데에 1차 지명됐다.

최근 수 년간 롯데의 1차지명을 모두 쓸어간 부산고 출신 속에 이례적으로 뽑힌 경남고 출신. 손아섭 윤성빈 등 롯데에는 부산고 출신들이 유독 많다. 양상문 감독도 부산고 출신이다. 적자라 할수 있는 선수를 2년만에 버린 이유는 뭘까.

전혀 예상 못한 결정이라 뭔가 사연이 있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 많았다. 롯데 구단 관계자는 "사고를 친 것도 아니고, 부상도 아니다. 기량 발전이 너무 더디다"고 못을 박았다. 1m81. 99kg의 당당한 체구의 거포형 3루수로 지명 당시에는 통곡의 벽이라 불리며 공수에서 맹활약하는 야수로 알려졌지만 실상은 달랐다.

롯데 관계자는 "기량이 전혀 오르지 않았다. 최근 2군 무대에서도 거의 뛰지 못했다. 성장가능성이 낮다는 판단 아래 2군 코칭스태프가 이같이 결단을 내렸다. 프런트는 현장 의견을 귀담아 들을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동희는 최근 현역으로 입대를 추진중에 있다. 군 복무를 마치고도 야구에 대한 의지가 있다면 테스트를 통해 입단 기회를 주기로 했다. 말이 좋아 테스트지, 현역을 다녀온 뒤 곧바로 롯데 구단이 원하는 수준을 보여줄 지는 미지수다.

한동희를 지명할 때부터 말은 많았다. 연고 지역내에 유망주가 적었다. 몇몇이 있었지만 상대적으로 아쉬운 모습을 보여줘 2차 지명으로 풀리고 말았다. 한동희의 입단 계약금은 1억8000만원으로 10개 구단 1차 지명 선수들 중 세번째 최소금액. 구단의 기대치를 보여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퇴출 시기는 빨라도 너무 빨랐다.

롯데의 바뀐 팀 분위기를 다시 보여준다. 롯데는 1차 지명 선수 중 최근 성공 케이스는 드물다. 2017년 윤성빈이 재활을 거쳐 작년 선발로 자리를 잡았던 것 정도다. 그래도 몇 년은 지켜볼 만도 하지만 롯데는 과감하게 방출을 택했다. 온정주의 보다는 팀에 긴장감을 불어넣겠다는 의도도 엿보인다.

롯데는 재빠르게 스카우트 실패를 인정했다. 차일 피일 미루며 잘못된 선택에 대한 큰 비난을 잠시나마 피할 수도 있었지만 정공법을 택했다. 롯데 관계자는 "매우 안타깝다. 2년 뒤 더 좋은 모습으로 다시보기를 희망할 뿐"이라고 말했다.

고무현 기자 mhroh523@sportmuhy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