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준플 끝나고 부산 동래에 있는 힘X병원에 갔었음. 어깨가 아파서.

기다리고 있는데 강민호가 경호원 부축받고 오더라. 마침 병원이 개꼴데랑 협약한 정형외과 병원이라 그랬나봄.

개꼴데 개좆망해서 말걸기도 그렇고 더군다나 다쳤으니까 더욱 더 아는척 못하겠더라.

씨발 알았나. 그 때가 "롯데의 강민호"의 마지막 모습일줄.

FA되고 나서는, 솔직히 아쉽긴 해도 어쩔수 없단 생각이였음.

난 '돈보고 간게 아니다'라는 강민호 말을 믿었고, 꼴런트 전적도 있으니까 꼴런트가 진짜 강민호한테 푸대접 한줄 알았지.

그래도 강민호가 우리 상대로 3연속 홈런 칠때는, 그래도 기분 나쁘더라. 우리가 FA로 물어온 외야수는 처 드러누워 있는데 뻥뻥 치니까 배아팠고.

몇일 전에 광복동 롯데백화점을 갔는데, 약간 정신쪽으로 힘들어 보이는 친구가 '강 민 호 47' 박힌 구 선데이 유니폼 입고 자기 어머님 손 잡고 옷사러 왔더라.

'저 친구는 강민호가 삼성에 간 줄은 알까'라고 생각하다가도, '아무튼, 그래도, 어쨌든, 아직 강민호를 좋아하는 사람이 있구나' 싶었다.

좀 짠하기도, 그립기도 했다. 머릿속에 '넌 내게 반했어'도 울러 퍼졌고.

근데 오늘 기사는 진짜 너무 힘들다.

옵션 있었던거? 기사보고 옛날부터 알았음. 뇌피셜이라고 치부했을 뿐.

근데 오늘은 그걸 삼성 관계자가 컨펌까지 하고. 심지어 '선수와 합의 하에' 오픈 안했단 소리 듣고 진짜 억장이 무너졌다.

부산 팬 들먹이면서, 즙 짜가면서 꼴런트 탓 하면서, 어쩔수 없다는 식으로 말했는데

그 모든게 거짓말이고 단지 돈때문이였다는 사실이 정말 받아들이기가 힘듬.

진짜 92년에 눈뜨고 태어나서, 아빠 옆에서 99년 호세 빠따 집어던지는거 본 이후 근 20년동안 꼴리건짓했는데

오늘처럼 배신감 느끼고, 자존심 상한적 없었음.

이제 푸른피로 갈아끼운 삼성의 강민호. 이 글을 읽을지 안읽을지 모르겠지만 진짜 하나만 부탁하자.

광복동 롯데백화점에 있던 그 친구, 아직도 니 마킹 처박고, 강민호가 '롯데의 강민호'라고 믿고 있는 그 친구.

그리고 '삼성의 강민호'를 차마 미워하지 못해서 아직도 니 유니폼 옷장에 고이 모셔두고 있는 사람들에게

어떠한 방식으로든, 진심으로 사과해줬으면 좋겠다.

니가 아직도 롯데 팬들, 부산에서 아직도 널 좋아하는 사람들을 마음속에 품고 있다면,

그 정도는 할 수 있을거라고 믿는다.

그나저나 씨발 필라이트 존나 맛없네 이딴걸 어느새끼가 술이라고 처마시는거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