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호(37·롯데)가 6번 타순으로 내려간다.

양상문 롯데 감독은 9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리는 NC와의 주중 3연전 첫 번째 경기를 앞두고 타순 변화를 알렸다. 4번 타자 이대호를 6번 타순으로 내린다 .

이대호는 롯데를 대표하는 타자다. 타순도 상징적 의미를 지닌다. 그러나 감독은 6연패를 당하며 침체된 팀 분위기에 변화가 필요하다고 봤다. 이 기간 이대호는 타율 0.143·1타점에 그쳤다. 득점권에서 나선 여섯 타석에서 1안타에 그쳤다.

이대호의 타석에서 공격 흐름이 끊기는 결과가 잦아지자 타순 변경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있었다. 그러나 그동안 선수가 보여준 슬럼프 극복 노하우, 선수단에서 가지는 의미를 두루 감안했을 때 쉽게 변화를 주기 힘들었다.

감독은 쇄신이 필요하다고 봤다. 양상문 감독은 "부진한 성적에 대해 어떤 변명도 할 수 없다. 내 잘못이다"고 했다. 이어 "지금까지는 잘 못한 게 맞지만 이제부터라도 달라지는 모습이 필요하다. 감독으로서 해야 할 역할도 있다"며 결단을 내린 배경을 전했다.

이대호도 받아 들였다. 양 감독과의 면담에서 "타순 변화는 문제가 아니다"며 현재 자신의 타격감과 팀이 변하고자 하는 방향에 대해 인정했다고 한다.

이러한 변화 뒤에도 이대호의 타격감이 나아지지 않는다면 어떤 조치를 내릴까. 감독은 "2군행은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양 감독은 "이대호가 롯데에서 갖고 있는 의미, 그동안 롯데 팬들에게 드린 즐거움을 감안하면 그런 상황은 가지 않는 게 좋다"고 했다. 잠시 침묵 뒤 "그런 선택은 쉽지 않다"고 다시 확인시켰다.

이대호 6번타자 선발출장은 2008년 7월18일 잠실 LG전 이후 4007일 만이다.

부산=안희수 기자 An.heesoo@jt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