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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42.51) 2018.06.05 10:52:48
조회 68 추천 0 댓글 1

안녕하세요. 저는 지금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저 회사에서 한때 직원으로 일했던 사람입니다.




이렇게 사건이 터진 것을 보니 참 씁쓸하면서도 안타깝기도 하고


어쩌다 이랬나 싶기도 하네요.




사실 전 그 회사 그만둔지가 좀 되었습니다.


제목에서도 회사 이름을 직접적으로 언급 안하고 본 글에서도 저를 유추할 수 있는 내용은 크게 안적을 생각입니다.


이유는 지금도 그 회사에 아는 분들이 있기도 하고 혹시 뭐 글 내용 가지고 트집 잡거나 뭔가 해코지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요.




여기서는 그냥 '저 회사' 라고 칭할께요.




뭐 본 글을 믿건 안믿건 그건 보시는 여러분들의 선택에 맡길게요.




근무한 기간은 2년 정도 됩니다.


언제즈음 인지는 말하면 유추할 수 있는 범위가 확 줄기 때문에 언급은 안하지만 뭐 엄청나게 옛날 까지는 아니에요.


업무는 커뮤니티 관리 및 기사 작성 쪽이었습니다.




이제와서 이런 글을 쓰는 이유는 뭐 저 회사 저는 그렇게 엄청나게 싫어하는 회사는 아닙니다.


좋은 분들 많았고 일도 재미있었고 나름 추억도 많은 회사였어요.


솔직히 아래에서 제가 말할 이유들만 아니면 아마 지금까지도? 혹은 평생 직장으로 다녔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다보니 이런 글을 적으면서도 한 곳에서는 아직 안에 있는 아는 사람들 걱정이 되기도 하고


뭔가 그래도 내 전직장인데 내 가족 내가 욕하는 것 같기도 하고 마음이 좋진 않지만


그래도 저 회사의 이런 점은 이번 기회에 알려서 고쳐야 되지 않겠나 싶어 이런 글을 적어봅니다.




그만둔 것이 최근은 아니라 일부 이야기들은 지금은 달라진 점도 있을 겁니다.




솔직히 저는 저 회사 직원들이 지금도 너무 불쌍합니다.


물론 이번 사건이 직원 잘못도 있죠. 근데 전 있어본 사람으로써 직원들은 좀 감싸주고 싶어요.


정말 고생하면서 일하는 사람들이거든요.




여러분은 저 회사를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주기적으로 나오는 '우리는 XXX' 이야기 보면 막 행복하고 내가 좋아하는 게임 일 하면서 정말 즐겁게 사는 것 같죠?




그게 저 회사가 이용하는 점입니다.


저 회사 정말 젊은이들 열정 잘 뽑아먹습니다.




저 정직원으로 일할 때 저 회사에서 근로계약서 작성해본 적 없습니다.


연봉 계약? 그런 것도 없어요. 그냥 회사에서 올려주겠다 말 안하면 그냥 주구장창 처음 정해진 월급 받으면서 일해야됩니다.


상여 이런 것도 없고 월급도 겁나 짭니다.


처음 들어온 친구들은 수습이라는 이름하에 6개월까지 월 100도 안주면서 일주일 내내 부려먹는 것도 봤습니다.


그마저도 수습 끝나면 다 정직원 시켜주지도 않습니다.




정직원이라해도 크게 나아지는 것도 없어요.


젊은 사람들 사이에서 이름 알려진 회사라 지방에서도 막 채용되면 올라오고 그러는데 정말 월세내고 생활비 쓰면 저축 한푼도 못할만큼 월급 적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그 때 내 자신이 왜이리 바보같았지? 생각이 들지만 대부분 직원들이 게임 좋아하는 순수한 사람들이 많아서 그냥 있는 경우도 많아요.




그렇게 한해 두해 지나서 탈출 시기 놓치면 다른데 취업할 곳도 없어서 그냥 계속 열정 빨아먹히고


그러다 더 빨아먹을 것 없으면 버려집니다.




저 회사에서도 대놓고 '야 니가 좋아하는 게임 일 하면 이런 정도는 감수해야지' 라고 대놓고 말하는 회사입니다.


내가 좋아하는 일 하는거랑 내 월급이 무슨 상관이죠? 사람 고치는 일 적성에 맞으면 의사가 돈 조금 받습니까?




저렇게 박봉으로 일 하면서도 야근은 매일 밤 자정까지 하고 주말에도 일합니다.


그냥 월화수목금금금이 정해진 회사에요. 대놓고 회사 내 숙식 가능한 곳 있다고 자랑하는데 말 다 했죠.




전 이런 환경을 알다보니 그냥 이번 사태에도 직원들이 안타깝습니다.


차마 그 직원들은 욕 못하겠어요.




그럼 제가 생각하는 제일 문제는 누구냐. 바로 사장입니다.


제가 저 회사를 그만둔 가장 큰 이유이기도 하죠.




저 사장 유명하니까 다들 아실겁니다. 여러분들이 엄청 떠받들어 줬자나요. 여왕님 여왕님 하면서.


저 사장 정말 자기가 여왕인 줄 압니다.


솔직히 전 일할 때 그렇게 떠받들어주는 유저들이 이해가 안갔습니다.


무슨 종교 마냥 떠받들어 주는게.




사장인데 출근 안해요. 일주일에 딱 한번 합니다.


언제? 금요일 저녁에요.


왜 올까요? 술 마시러 나옵니다.


저 회사 직원 아시겠지만 젊은 2~30대 남자 직원들이 대부분입니다.


금요일 저녁에 오면 딱 술 잘 마시고 옆에서 재밌게 해주고 아양 잘 떠는 직원들 픽합니다. 정말 남자 꼰대가 무슨 술집에서 여자 고르듯이


그래서 걔네만 데리고 회식 갑니다.




저는 사장이 별로 좋아하는 직원도 아니었고 저런데 흥미도 없다보니 자연스레 안부르더군요.


사실 안불러서 좋긴 했는데 빡치는건 저런 술자리에서 기분에 따라 직원 연봉을 올려주고 그런 점이었습니다.




술자리에서 사장한테 아양 잘 떠는 직원이 '저기 사장님 제가 요새 좀 힘들어서...' 이러면서 신세한탄하면


자기 기분에 따라 '야 쟤 월급 올려줘' 이런 식입니다.


그런 자리 못가는 직원들은? 그냥 연봉 동결이죠. 주구장창 다니는 내내.




회사 안오는 나머지 요일에는 자기 집에서 게임 합니다.


용X, 데XXXX 이런 이름 알려진 애들이랑.


직원들한테 쥐뿔 돈도 안주면서 쟤네들 컴퓨터는 회사돈으로 최고 사양으로 맞춰줍니다.


어이가 없었죠.




그리고 뭐 다들 아시겠지만 저 회사 업계 1위입니다.


돈 많이 벌어요. 업계에서는. 근데 직원들 보상이나 대우 상승? 이런거 쥐뿔도 없습니다.


회사 자랑은 그렇게 직원들한테 해대는데 버는 돈은 다시 다 회사에 투자합니다.


그러면서 직원들한테는 '이게 다 너희를 위해서 이러는거야' 이뿅뿅 합니다.


그럴거면 연봉이나 올려주지.




그래도 너무 사는게 힘들어 저 다닐때도 몇번 연봉 이야기가 나왔는데 그때 사장이 한 말이 가관이었습니다.


'야 나도 월세살어. 나도 힘들다. 나도 집 없어.'


전 솔직히 당시에 저 말 믿었습니다.


그런데 나중에 사장님 집 간 직원한테 들으니


월세 400넘는 아파트 사는데 안방, 강아지방, 명품 구두랑 가방 전시해놓은 방, 그냥 창고로 쓰는 방 이렇다더군요.




진짜 그때 배신감에 치를 떨었습니다.




그리고 또 졸라 다니면서 빡쳤던게 뭐내면 워크샵이랑 장기자랑이었습니다.




뭔 놈의 회사가 직원들 쉴 시간은 안주면서 워크샵은 욜라 자주 갑니다.


'우리는 XXX' 저거 써야되니까.


워크샵 가면 자연스레 따라오는 코스가 뭐냐 장기자랑입니다.




장기자랑 하는거면 좋습니다.


뭐 다같이 놀고 분위기 업되면 좋죠.




근데 X같은게 뭐냐면 팀장 이상급들은 안합니다.


워크샵 가서 장기자랑 시간되면 한쪽에 테이블 길게 세팅해놓고 거기 임원들이랑 팀장들 앉습니다.




일반 직원들만 장기자랑을 가장한 사장과 임원들을 위한 재롱잔치 하는 것이지요.


사장은 얘들 노는거 귀엽게 지켜보다 자기한테 재롱 잘 떠는 직원 있으면 10만원, 20만원 적힌 판 바로바로 그 자리에서 내줍니다.


그냥 술집에서 여자들한테 돈 뿌리는 그런거랑 똑같습니다.


거기서도 사장한테 아양 잘 떠는 직원들만 현금 챙겨갑니다.


진짜 워크샵만 간다고 하면 치가 떨렸습니다.




지금도 전 저 회사 직원들 생각만 하면 아직도 저 사장 위해서 저러고 있겠구나 하면서 뭉클해집니다.




그리고 업무 중에 '게작' 이라는 업무가 있습니다.


뭘까요?




'게시판 작업' 의 줄임말입니다.




사실 와우나 롤 같은 커뮤니티는 저런거 안해요. 왜냐면 기본 들어오는 사람이 많으니까.


그리고 저런 커뮤니티는 자체적으로 만드는거지 저 회사에서 돈주면서 만들어달라고 하지 않습니다.




근데 소규모 게임들은 다르죠. 그 회사들은 자기 게임 홍보를 위해 돈을 주고 커뮤니티 제작 및 운영을 의뢰합니다.


근데 그런 게임들은 유저가 많지 않죠.




근데 돈받으면서 운영하는데 커뮤니티가 죽으면 안되겠죠?


그래서 직원들한테 게작이라는 업무를 시킵니다.


가짜 아이디를 10~20개씩 주고 하루에 몇개씩 지정된 커뮤니티에 가서 글을 적는겁니다.




이걸 엑셀로 표까지 만들어서 했는지 안했는지 갯수 채웠는지 다 체크합니다.


심지어 이건 1년 365일 내내 해야되요. 명절날에도.




진짜 이 업무가 개싫었습니다.


네이버 댓글 보면 막 '너 알바냐?' 이런 글 쓰자나요.


내가 진짜 그 알바가 된 기분이었습니다.




게작으로 쓴 글은 딱 봐도 티가 납니다.


아니 내가 모든 게임 다 하는 것도 아닌데 어떻게 그 게임의 코어한 이야기를 할 수 있겠어요.




대충 날씨 얘기하거나 옛날 유저 질문글 카피해서 질문 새로 올립니다.


아마 게시판 눈팅 많이 하시는 분들 중에서는 눈치 채거나 의신하신 분들도 있을겁니다.




진짜 이 업무하면서 내가 기자가 맞는지 자괴감 많이 들었어요.


기레기 소리 들어도 할 말 없죠 뭐.




이렇게 돌아가는 회사가 게임 업계 뭐 고발 기사나 이런거 쓸 수 있겠습니까?


여러분보다 주력 게임회사 홍보팀들이랑 더 친한데.




근데 저딴 회사가 왜 안망하느냐.




솔직히 임원분들이 능력이 좋습니다.


이 분들은 성격도 좋으시고 자기 일에 대한 실력도 있습니다.


저 회사는 임원들의 힘으로 세워서 돌아가는 회사하고 보시면 됩니다.




딱 한명 빼구요. 상무라고 있는데 이사람은 그냥 출근해서 게임만 하고 술이나 마시러 돌아다니는 사람입니다.




나머지 임원이랑 팀장들이 저 회사 돌아가게 합니다.


솔직히 저는 일하면서 이 사람들이 왜 저 사장 밑에 있는지 이해가 잘 안갔어요.






직원들을 생각하면 씁쓸하지만 저 사장을 생각하면 이 회사는 망해야 합니다.




정말 이 땅에 있어서는 안되는 젊은 청년들 등꼴 빨아먹는 회사에요.


왜 겉에서 보면 유토피아처럼 보이고 정말 좋은 회사 같은데 직원은 항상 뽑고 있을까요?


거기서 답이 나옵니다.




저기는 직원들도 다 닉네임이랑 공개하고 있으니 몇년 전 리스트랑 지금 비교해보세요.


일반 직원 수준에서 몇%나 남아있나.




솔직히 젊은이들이 좋아하는 게임 쪽 회사다보니 채용 공고 내면 이력서가 막 만통 가까이 옵니다.


그렇게 많이 오면 그 중에서 정말 스펙이 좋은 사람들이 몇몇은 있습니다. 스펙 좋은데 게임 좋아해서 지원한 사람들.




이 회사는 그런 사람 정말 잘 이용해먹습니다.




근데 그런 사람들도 와서 좀 일해보면 눈치깝니다. 아 여기는 더 있을 곳이 아니구나.




어찌보면 이런 사태 너무 늦게 터진 감도 있어요.


지금은 사장이 얼마나 정신 차려서 직원들 잘 해줄런지는 모르지만


아직 그대로라면 이 회사는 망해야 합니다.




사실 이거 쓰면서도 두려워요. 혹시 나인 줄 알면 어쩌지? 하는 생각도 들고


그래서 새 아이디 파서 이렇게 적습니다.


뭐 인증 같은거 하면 걸릴 수도 있어 못하니 믿고 안믿고는 보는 사람들의 자유에요.




뭐 다른데 퍼가거나 하는 것은 자유입니다.




혹시 이거 저인거 알 수 있는 방법 있으면 알려주세요. 지워버리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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