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5경기 타율 0.667를 기록. 타격 선두에 오른 롯데 홍성흔(0.371)의 입버릇은 “팀 덕분”이다. 홈런을 쳐도. 결승타를 때려도 그의 소감은 항상 “감독 코치님과 선수들 덕분에 좋은 결과가 나왔다”다. 하지만 롯데의 순위 상승에 홍성흔의 보이지 않는 리더십이 작용했다. 주장 조성환도 “후배들에게 화를 내지 못하는 나를 대신 해 (홍)성흔이가 악역을 맡아줘 너무 고맙다”고 털어놨을 정도다. 지난 5월 말 팀이 6연패의 늪에 빠지며 최하위로 추락했을 때의 일화 한토막. 팀 성적은 부진에 빠졌지만 경기에 패한 뒤에도 여전히 웃으며 식사를 하는 등 선수단은 위기의식을 느끼지 못했다. 팀을 옮긴 첫 해인데다 개인성적까지 신통치 않아 묵묵히 자기 할 일만 하던 홍성흔이 폭발했다. 


소란스럽게 식사를 하던 선수단 한켠에서 주장 조성환과 저녁을 먹던 홍성흔은 숟가락을 테이블위에 냅다 집어 던진 후 “시끄러워서 밥을 못 먹겠다. 무슨 팀 분위기가 이래?”라며 화를 내곤 식당 문을 박차고 나가버렸다. 이후 6월 4일 문학 SK전에서 홍성흔은 홈런 2방을 터뜨리며 팀을 연패에서 구했고. 다음 날 연장접전 끝에 두산에 7-8로 역전패 한 이후부터 롯데는 6연승을 내달리며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 홍성흔의 한 마디가 팀에 자극을 준 셈이다. 후배들에게 화를 낸 게 마음에 걸린 탓일까. 이 후부터 홍성흔은 늘 “팀 덕분”을 입에 달고 다녔다. 이제 지난해 아깝게 놓친 타격왕에 오를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왔는데도 “팀이 우승할 수 있다면 타격왕을 포기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