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뉴스]

강릉고는 지난 22일 끝난 제 54회 대통령배 전국고교야구대회서 창단 45년 만에 첫 우승을 차지했다. 이로써 강릉고는 지난해부터 이어진 세 차례 준우승의 한을 풀고 강원도 고교야구팀으로는 처음으로 정상을 맛보았다.

이대회서 김진욱(18·강릉고)은 MVP와 우수투수상을 휩쓸었다. 김진욱은 다음 달에 있을 프로야구 2차 신인드래프트서 전체 1순위 지명이 확실시된다. 김진욱은 1차 지명 대상이나 수원북중에서 강릉으로 옮겨 와 자격을 상실했다.

강릉고의 원 1차 지명 대상 구단은 삼성. 김진욱은 롯데의 1순위 지명이 확정적이다. 그런 이유로 진작부터 ‘롯진욱’으로 불려 왔다. 롯데와 김진욱의 합성어다.

강릉고 최재호 감독은 팀에 창단 첫 우승을 안겨준 김진욱에게 통 큰 선물을 주기로 했다. 주말리그와 봉황대기, 11월 3일 부산 기장군 현대차드림볼파크에서 열릴 ‘2020 전국 명문고야구열전’등 앞으로 남은 대회 모두 김진욱을 출전시키지 않기로 했다.

따라서 김진욱은 22일 신일고와의 결승전을 끝으로 고교야구 무대에서는 더 이상 투구를 하지 않는다. 이 경기서 김진욱은 선발 최지민에 이어 3회 두 번째 투수로 나와 6⅔이닝 3피안타 1실점으로 승리를 따냈다. 김진욱은 폭우로 인해 1시간 반 가량 경기가 중단되는 등 우여곡절 끝에 모교인 강릉고에 첫 우승의 기쁨을 안겨 주었다.

최재호 감독은 “진욱이는 자신의 할 일을 다 했다. 지난해부터 네 번이나 결승 무대에서 던졌다. 어려운 상황서 팀에 헌신한 선수에게 남은 시즌 다시 마운드에 오르라고 말할 순 없다. 이제부터 프로에 가서 좋은 활약을 할 수 있도록 몸 관리에 충실하라고 당부하고 싶다”고 밝혔다.

김진욱은 ‘투구 수’로 인해 아찔한 상황을 겪기도 했다. 지난 6월 황금사자기 결승서 다잡은 우승 대어를 ‘투구 수’ 제한 규정에 묶여 놓치는 아쉬움을 경험했다. 김진욱은 김해고와의 결승전서 역시 두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이번엔 3회가 아닌 1회였다.

김진욱은 9회 2사까지 8이닝을 던져 삼진을 10개나 잡아냈다. 팀이 8회 말까지 3-1로 앞서 첫 우승을 눈앞에 두는 듯했다. 그러나 9회 2사 후 마지막 타자를 상대로 두 개의 공을 던지고는 마운드를 내려와야 했다. 한 경기에 105개 이상 던질 수 없다는 새로 바뀐 규정 때문이었다.

결국 강릉고는 마지막 카운트 하나를 처리하지 못해 3-4로 역전패 당했다. 강릉고 최재호 감독은 뼈아픈 결승전 패배이후 김진욱의 ‘투구 수’ 관리에 더욱 세밀한 신경을 기울였다. 서울디자인고와의 대통령배 준결승서는 김진욱을 마지막 1이닝만 등판시켰다. 투구 수 관리와 컨디션 조절 두 마리 토끼를 다 잡기 위해서였다.

김진욱은 지난해부터 롯데의 2차 1순위 선수로 주목받았다. 롯데의 1차지명은 나승엽(덕수고) 정민규(부산고) 등으로 혼선을 빚었지만 2차 지명은 흔들림 없었다. 강릉고가 김진욱 관리에 들어간 만큼 가장 크게 득을 볼 구단은 롯데가 될 것으로 보인다. 고교 최대어 좌완 투수가 싱싱한 어깨를 간직한 채 입단한 다면 호박이 넝쿨째 굴러오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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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고 감독 대단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