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꼴찌가 더 가까웠던 토론토의 ‘뒷심’이 몰라보게 달라졌다. 토론토가 양키스의 강력한 불펜 투수를 상대로 한 이닝 10득점이라는 진기한 기록을 세우며 류현진의 패전을 벗겨냈다.

류현진은 이날 5이닝 5실점한 뒤 2-5로 뒤진 6회 마운드를 넘겼다. 이대로 패할 경우 류현진의 2패째가 될 가능성이 높았다. 뒤이어 올라온 션 라이드폴리가 추가 실점해 2-6으로 뒤졌지만 6회말 토론토 타선이 대폭발했다.

선두타자 산티아고 에스피날이 볼넷을 골라 나섰고 1사 뒤 볼넷, 안타, 실책, 안타, 안타, 볼넷, 안타, 볼넷이 계속됐다. 8-6으로 역전시킨 1사 만루에서 앞선 타석에서 뜬공으로 물러난 잰슨이 쐐기 만루홈런을 터뜨려 승부를 갈랐다. 올시즌 공격에서 크게 부진했던 잰슨은 “외야 뜬공이라도 치려고 공을 띄우려 했는데, 넘어갔다”며 “정말 기뻤다”고 했다. 배터리로 함께 호흡을 맞추는 류현진도 “잰슨이 공격에서도 잘 할 수 있다는 걸 아주 잘 보여줬다”고 칭찬했다.

토론토 타선이 한 이닝 10득점한 것은 2010년 9월1일 탬파베이전 이후 10년 만에 처음이다.

더욱 놀라운 것은 양키스 불펜의 한 이닝 10실점 기록이다. 양키스는 이날 6회에만 채드 그린, 애덤 오타비노, 루이스 세사 등 필승조를 연달아 투입했지만 타오른 토론토 타선을 막지 못했다. 스태츠(STATS)에 따르면 양키스 불펜이 한 이닝에 10실점한 건 1932년 6월 23일 세인트루이스 브라운스전 이후 88년 만이다.

긴박한 순간, 스윙을 참아내는 인내심과 집중력을 보이면서 볼넷 3개를 골라낸 것이 결정적이었다. 주자가 쌓이면서 상대 불펜의 부담감이 커졌고, 적시타와 쐐기 홈런으로 이어졌다. 토론토 찰리 몬토요 감독도 경기 뒤 “상대 불펜을 무너뜨린 타선의 힘이 정말 대단했다”고 말했다. 류현진 역시 “뭐라 말로 설명할 수 없을 만큼 대단한 일을 타자들이 너무 집중력 있게 잘 해줬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6회 2번째 투수인 오타비노는 아웃 카운트를 1개도 잡지 못하고 6자책을 기록했다. 오타비노는 경기 뒤 “이런 이닝을 겪어 본 적이 없다. 세상 최악의 기분”이라고 말했다. ESPN에 따르면 오타비노는 평균자책 기록이 생긴 1913년 이후 아웃카운트 1개도 못 잡고 6자책 이상을 기록한 양키스 사상 5번째 투수에 이름을 올렸다.

한편, KBO의 한 이닝 최다 득점 기록은 지난해 4월7일 사직 한화-롯데전에서 나왔다. 당시 한화는 0-1로 뒤진 3회 19명의 타자가 들어서 무려 16점을 따냈다. 한 이닝 안타 13개 역시 KBO리그 최고 기록이다.

역시나 기록의 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