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월드=이재현 기자] “고척돔은 정말 상쾌하네요.”

롯데는 올 시즌 주전 포수를 딱히 정하지 않은 채 보내는 중이다. 지난 시즌 종료 후, FA로 팀을 떠난 강민호(삼성)의 공백을 메우고자 안간힘을 쓰고 있다.

물론 대형 포수 강민호의 그림자를 지우기란 쉽지 않다. 그러나 남은 이들은 어떻게든 팀에 보탬이 되고자 오늘도 구슬땀을 흘린다. 기록적인 폭염이 기승을 부리는 여름철에도 예외란 없다.

올 시즌 후반기 롯데의 안방을 책임지고 있는 선수는 안중열(23)과 나종덕(20)이다. 20대의 패기로 더위와 정면으로 맞서고 있지만, 그라운드 내에서 가장 많은 장비를 착용하는 포수이기에, 연일 계속되는 폭염을 온전히 버텨내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이닝마다 비 오듯 땀을 흘리는 것이 일상이다.

먼저 나종덕은 더위를 나는 특별한 비법은 없다고 설명했다. “공격 시 더그아웃에서 머물 때는 얼음 주머니와 냉풍기라도 이용할 수 있지만, 경기 중에는 방법이 없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주루 플레이 도중 득점에 실패한 뒤, 곧장 수비를 위해 장비를 착용해야 하는 상황이 닥칠 때가 가장 고통스럽다. 공격 시 잠시 쉬어가는 ‘망중한’조차 온전히 누리지 못하기 때문이다.



고단한 일주일을 보낸 대신 휴식일에 마음껏 쉬어간다. 움직임을 최소화하는 것은 물론 좋아하는 음식으로 자신을 위로한다. 나종덕은 “트레이너, 코치님들이 육류 섭취를 권장한다”며 웃었다. 삼계탕으로 대표되는 탕류 보양식은 간혹 섭취하나 즐겨 먹진 않고, 혹시라도 문제가 발생할 것을 우려해 한약은 무조건 피한다.

안중열 역시 “버티는 것 이외엔 묘수가 없다”라고 답했는데 탈수 증세에 가장 쉽게 노출된 선수가 포수인 만큼, 잦은 수분 섭취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적극적인 육류 섭취는 항상 하는 일이라 여름철 특별 보양식이라고 할 순 없을 것 같다”며 웃었던 안중열은 대신 독특한 휴식일 습관으로 피로를 푼다. 바로 사우나 방문이다. “냉·온탕을 자주 옮겨 다니는 것은 물론 사우나를 즐기는데, 피로해소에 도움이 된다”라고 설명했다.

지난 29일까지 고척스카이돔에서 넥센과의 3연전에 나섰던 안중열은 “고척에서 경기를 하는 것이 무더위 대책이 될 것 같다”는 농담을 던졌다. 더위가 한풀 꺾였으면 하는 현장의 바람과는 달리 야속하게도 올여름 햇살은 더욱 뜨겁기만 하다. “여름에는 포수들이 정말 고역인데, 올여름에는 더할 것 같다”는 현역 포수 출신 김태형 두산 감독의 발언이 새삼 와 닿는 요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