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위 롯데가 25일 사직 NC전에서 8-7 대역전승을 거두며 포스트시즌 진출을 위한 실낱같은 희망을 살렸다. NC가 3회까지 7점을 몰아치며 승리를 굳히나 싶었지만 경기 중반 이후 롯데 타선이 8점을 뽑아내며 기적같은 역전에 성공했다.

올시즌 부상과 부진으로 고전하고 있는 롯데 선발 박세웅은 이날 역시 2.1이닝 7실점하며 경기 초반 강판당했다. 2회초와 3회초 NC 박석민에게 연타석 솔로 홈런(2회초 120M, 3회초 105M)을 허용했고 0-3으로 뒤진 3회초 1사 1-2루에서 노진혁에게 우중간 3점 홈런(125M)을 맞으며 무너졌다.

5회까지 빈공에 시달리던 롯데 타선은 경기 후반 뒷심을 발휘해 추격에 나섰다. 0-7로 뒤진 6회말 상대 실책으로 비롯된 2사 만루 득점 기회에서 5번 타자 채태인이 NC 선발 베렛을 상대로 2타점 적시타를 터뜨리며 포문을 열었다.

5점차로 추격한 7회말엔 쉴틈없는 맹공을 통한 역전극이 펼쳐졌다. 무사 2루에서 9번 타자 정훈이 바뀐 투수 원종현 상대 2점 홈런이 터졌고 이후 전준우가 박진우 상대 적시타를 기록해 5-7로 점수차를 좁혔다.

그리고 이어진 무사 1-2루에서 4번타자 이대호가 바뀐 투수 강윤구를 상대로 역전 3점포를 작렬하며 8-7로 경기를 뒤집었다. 선발 박세웅 교체 이후 추가실점이 없던 롯데 마운드는 8회초 구승민, 9회초 손승락이 연달아 무실점으로 실점 위기를 막으며 경기를 걸어 잠갔다.

이날 역전 홈런으로 결승타의 주인공이 된 이대호는 올시즌 타율 0.336 OPS 1.002 WAR(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케이비리포트 기준) 4.5로 지난해 이상의 활약을 보이고 있다.

팀내 WAR 1-2위인 손아섭(4.9), 전준우(4.8)와 함께 롯데 타선의 중심 역할을 하고 있다. 20일 KT전에선 올 시즌 두 번째 6타점 경기를 만들며 2년 연속 3할 30홈런 100타점, 박병호에 이은 역대 두 번째 5시즌 연속 100타점을 달성하며 녹슬지 않은 실력을 과시했다.

다만 득점권 상황에서의 결정력이 다소 아쉽다. 올시즌 이대호의 득점권 타율은 0.308로 함께 팀 타선을 이끌고 있는 전준우(0.371)와 손아섭(0.347)에 비해 아쉬웠다. 올 시즌 하위타선에서 주로 활약한 신본기(0.315)에게도 미치지 못하며 이름값 대비 아쉬운 장면이 많았다.

득점권 상황에 팀내 최다 165타석을 기록한 이대호가 보다 많은 기회를 득점으로 연결시켰다면 가을야구 경쟁을 좀더 유리하게 이어갈 수 있었다. 현재 5위 KIA에 4.5경기차로 뒤진 롯데가 2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을 이루기 위해서는 남은 17경기에서 14승 이상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이대호가 25일 경기처럼 결정적인 순간 한방을 터뜨려야 한다.

26일 이대호가 상대할 NC 선발은 올시즌 ERA 4.69를 기록 중인 프로 9년차 우완 김건태다. 올시즌 롯데를 상대로 2경기에 등판, 6이닝 1실점으로 호투했지만 이대호에겐 세 번의 맞대결에서 2루타 하나를 허용한 바 있다. 최근 5경기 타율 0.350, NC전 타율 0.368로 준수한 이대호가 이틀 연속 홈런포로 롯데의 가을야구 희망을 이어갈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