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두 선수가 롯데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외야수 조홍석(28)과 내야수 전병우(26)다. 순위 경쟁을 지원하면서도 내부 경쟁 판도를 흔들고 있다.

롯데는 9월 둘째 주까지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성이 희박했다. 8연패를 당했고 승패 차는 -15까지 벌어졌다. 내·외부에서 다음 시즌을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실제 기조는 다소 애매했다. 트래직넘버가 소멸되기 전까지는 매 경기 최선을 다한다고 했다. 그러나 승부가 기운 상황에선 젊은 선수의 출전 기회를 늘렸다. 어느 쪽도 잡을 수 없을 것 같았다.

조홍석은 이런 상황에서 등장했다. 손아섭이 지난달 19일 LG전에서 주루 플레이 도중 손가락을 다치며 이탈한 자리를 메웠다. 이내 존재감을 보여 줬다. 이 경기 연장 10회초 2사 3루 상황에서 상대 마무리 투수 정찬에게 적시 좌전 안타를 쳤다. 이날 경기 결승타였다.

20일 kt전에선 늑골 타박상을 입는 투혼을 보여 줬다. 8번 타자 겸 중견수로 출전한 그는 롯데가 11-10, 1점 리드를 잡고 맞이한 9회초에 선두 타자 멜 로하스 주니어의 안타성 타구를 몸을 날려 잡아냈다. 마무리 투수 손승락과 롯데에 큰 힘이 되는 호수비였다. 롯데는 리드를 지켜 냈고 3연승을 이어 갔다.

2013년 2차 4라운드에 지명된 그는 그동안 큰 두각을 나타내지 않은 채 2군에 머물렀다. 지난해까지 통산 1군 출전 횟수는 35경기에 불과하다. 그러나 대타에 특화된 이병규, 주로 대주자로 나서는 나경민보다 수비 능력이 좋았고 종종 주전 외야수의 이탈 공백을 메웠다. 그리고 1승이 절실한 시기에 공수 모두에서 강한 인상을 남겼다. 조원우 롯데 감독은 "1, 2군이 많이 다른데도 중요할 때마다 잘해 주고 있다"고 칭찬했다. 롯데는 다음 시즌에도 요긴하게 활용할 수 있는 백업 외야수를 얻었다. 당장 순위 경쟁에도 지원받았다. 

내야진에선 전병우의 활약이 돋보였다. 2015년 2차 3라운드에 지명된 유망주다. 올 시즌 퓨처스리그에서 타율 0.304·13홈런을 기록했고 확장 엔트리가 적용된 9월 4일 데뷔 처음으로 1군에 콜업됐다.

주로 교체 출장했다. 타석 수는 적다. 그러나 14경기에서 타율 0.350를 기록하며 가능성을 보여 줬다. 처음 맞는 1군 무대에서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유망주가 많다. 전병우는 제 기량을 발산하고 있는 것. 지난달 28일 고척 넥센전에선 1군 무대 마수걸이 홈런을 쳤고, 이튿날 열린 kt전에선 2루타 2개를 포함해 3안타를 기록했다.

무엇보다 수비 능력이 기대된다. 1루수를 제외한 내야 전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다. 아직 포구와 송구 모두 안정감이 있다. 42이닝 동안 실책이 1개뿐이다. 신인 한동희는 시즌 초반 평범한 타구를 몇 차례 놓친 뒤 위축됐고 타석에서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전병우는 이 시기를 잘 넘겼다.

아직 롯데의 핫코너는 주인이 없다. 신본기-문규현으로 고착됐던 주전 라인에도 변화가 필요하다. 전병우는 군 복무도 마쳤다. 새바람으로 인정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