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부터 시작할게

퇴근해도 기쁘지 않다

또 집에 가서 내일이 찾아올걸 두려워해야 된다고 생각하면

퇴근길도 발걸음이 가볍지 못하다

집에 오면 하루종일 술담배를 하며 기분을 풀며 컴퓨터를 한다

그것도 없으면 현역 때 처럼 자살기도 그냥 했겠지

그 와중에도 머릿속에 근무지 생각이 떠나질 않는다

게임도 손에 안잡히고 내 꿈이었던 보컬도 하루하루 멀어져

꿈을 위해 노력하던 것도 이젠 힘이 빠져 하질 못하고 있다

변명이라고 여겨져도 사실이라 어쩔 수가 없다

처음엔 억지로 힘내서 노력하다가도

이젠 흥미조차 사라지고 있어 힘을 낼래야 내지지 않았다

하면 할수록 실망만이 커져가고 내 상황과 주변에 대한

증오심만 커지는 것 같다

그렇게 힘없이 시간을 보내며 항상 폰을 들여다본다

시간이 얼마나 됬을까. 또 그 시간이 오는걸까.

열시나 열한시가 되면 어쩔 수 없이 눕는다

정말 자고싶지 않다. 잠이 들면 꺠어나고 싶지 않다

하지만 현실은 가혹할 뿐.

누운 채로 얼굴에 무언가를 덮어놓으면 그나마 안정된다

그 상태로 한시간. 두시간

자기 싫어도 자야만 하는데. 일찍 자야 내일 그나마 힘이 날지도 모르는데

애석하게도 오만 잡생각에 잠을 이룰 수 없다

머리를 감싸쥐고 괴로워한다.

소리지르고 싶은 마음을 억누른다.

벗어날 수가 없다. 그렇게 새벽에 지쳐 잠든다

꿈 속에서도 나는 쉴 수가 없다.

갖은 악몽이 날 괴롭힌다

오늘은 생각하지도 않았던 그 때의 기억도 꿈에서는 날 괴롭힌다

어느새 귀에 익은 알람소리가 들려온다

정말. 일어나고 싶지가 않다

왜 난 죽지 않는걸까

이대로 심장마비라도 오지 않으려나

비몽사몽 간에 괜시리 기다려본다

가끔 아침에 울분이 터지는 듯 한 때가 있다

온 몸을 터뜨려버리고 싶은 아니, 온 몸이 터져버릴 듯 한

통증이 아닌 머리와 가슴 속으로부터

이 세상 자체가 통째로 일그러져버렸으면 할 때가 자주 있다

점점 심해지고있다

최근들어 그럴 때 도저히 안되어 연락을 넣어 쉬고있다

물론 서너번 그러고나니 기관장이 일절 no로 나오고있다

그래서 복무중단을 요청했던 것이다


근무지에서는 사람들이 돌아다닐 때 마다 나는

우선 나는 증세를 표현하기도 힘이들고 막막하다

아침마다 식칼을 바라보았다가 식칼을 들었다가

근무지에서는 절벽 아래를 쳐다보며

이 순간 그냥 뛰어내리면 모든게 끝나는걸까

오히려 생존하고 상황만 더 악화되는게 아닐까

나는 뭘 해도 안되는구나

일반인을 제외한 모든 사람들이

국방부와 공무원 한통속인 것 같고

사람들의 악랄함을 계속 보고있자니 구역감마저 들고

일반인이건 뭐건 죄다 악마새끼들 처럼 보여

모두 죽거나 나 하나만이라도 사라졌으면


이런 상태인 내가 자유를 손에 넣는다 한 들

예전의 나로 돌아올까

나는 역시 태어나지 말았어야하는데

왜 굳이 이렇게 괴로움 뿐인 삶을 살아야만 하는걸까

현역 때 그 유리조각이 조금만 더 길었으면

나는 동맥을 끊고 자유를 얻어 세상을 날아다닐 수 있었을까

아니. 아무리 봐도 나는 괴로움에 허덕일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나는 정말 구원받지 못하는 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