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처분신청은 상대방이 권한이 있는 것에 대해 신청하는 것임.

예를 들어, 하이브 직원이 방시혁을 상대로 "방시혁 의장은 제 허리디스크가 산재라는 진단서를 발급해주시기 바랍니다"라고 가처분신청을 했다고 하자.

이건 애초부터 성립이 안됨. 왜냐면 방시혁은 의사가 아니어서 진단서 발급권한이 없기 때문임.

가처분신청을 하려면 "방시혁 의장은 제 허리디스크가 산재라는 인정을 받을 수 있기 위해 필요한 병원진단비용을 지급해주시기 바랍니다" 등등 방시혁이 할 수 있는 것을 신청하는 것임.

임시주주총회는 방시혁이 주주로서 주주총회 개최권과 주주총회 투표권이 있기 때문에 "하이브 방시혁은 어도어 임시주주총회를 개최하고, 동 임시주주총회에서 민희진을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상정하고, 동 안건에 따라 민희진을 사내이사로 찬성한다는 의결투표를 해주시기 바랍니다."

라고 가처분신청을 하면 하이브 방시혁이 권한있는 것에 대한 신청이므로 신청자체는 성립한다는 것임. 판사가 이를 받아들일지는 나중 문제이고...

그러나 대표이사 선임은 주주총회의 권한이 아니고 이사회의 권한이기 때문에 "하이브 방시혁은 어도어 임시주주총회를 개최하여 민희진을 대표이사로 선임하여 주시기 바랍니다"라는 가처분신청 자체가 성립하지 않음. 주주총회의 권한이 아니므로 저렇게 결정해도 법적으로 휴지조각임. 우리집 가족회의에서 삼성전자 회장을 우리 엄마로  결정했어. 의미있음?

"하이브 방시혁은 이사회에서 민희진을 대표이사로 선임해주시기 바랍니다."도 성립하지 않음. 왜냐면 방시혁은 어도어 이사회 이사가 아니기 때문에 참석권한 자체가 없기 때문임.

가능한 것은 "하이브 방시혁은 어도어 이사회에 대하여 민희진을 대표이사로 선임할 것을 요청해주시기 바랍니다."는 정도임.

이것은 받아들여질 수도 있음. 그러나 어도어 이사회는 상법상 "회사의 이익을 위해 결정할 의무"가 있음. 그러니 어도어 이사회에서 자기들 판단으로 민희진을 대표이사로 선임하지 않겠다라고 하면 민희진, 하이브, 판사 모두 방법이 없음.

이게 저번에 민희진 해임할 때 어도어에서 발표한 내용임. 어도어 이사회는 상법상 어도어의 이익을 위해 행동해야 하므로 하이브 방시혁과 민희진 간에 주주계약서에 뭐라고 되어있든 의미없다!!!라는 것이 어도어 이사회의 공식적인 견해이고,

이는 세종법무법인에서도 그게 맞다라고 인정한 내용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