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남선의 야만있] 롯데자이언츠 “완벽한 투타 밸런스, 세번째 우승 가자”

사진=롯데자이언츠

[KNS뉴스통신=도남선 기자] 야구의 3대 명언 가운데 하나인 ‘야만없’이란, 야구엔 만약이란 없다는 뜻으로 유동성이 심한 스포츠에서 '가정'은 쓸데 없다는 의미로 쓰인다. 그러나 야구가 없는 겨울에 '만약에...' 하는 바람섞인 가정과 기대만큼 재밌는 일이 또 있을까. 특히 지난 시즌 성적과 올 겨울 스토브리그에서 보강한 전력을 기반으로 하는 팬들의 '야만'은 제각각이 10개구단 단장이고 감독이 될 수 있는 즐거운 상상이다. KNS뉴스통신이 기획한 '야만있(야구에 만약이 있다면)'에서는 그러한 프로야구 팬들의 기대와 우려를 바탕으로 '최상의 시나리오'와 '최악의 시나리오'를 마련해봤다.

◆ 롯데자이언츠

🔼 최상의 시나리오
듀브론트가 헥터랑 얼굴만 닮은게 아니었다. 구위와 성적 모두 닮은 꼴로, 최동원 이후 팀 최초로 20승을 달성한다. KBO리그 4년째를 맞은 레일리는 본래 자신이 가지고 있는 터프함에 연륜이 더해져 듀브론트와 함께 리그 최강의 원투펀치로 이름을 날린다. 송승준의 노익장은 올해도 계속된다. 통산 100승을 이미 달성한 송승준은 윤학길이 가지고 있는 팀 통산 승수 1위 기록(117승)에 한발짝 더 다가선다. 겨우내 팔꿈치 부상으로 시즌 초반을 건너 뛴 박세웅이 건강한 몸으로 봄에 복귀한다. 박세웅이 지난해 보다 더욱 대담해진 투구내용으로 15승, 2점대 방어율, 200탈삼진을 기록하며 탈삼진왕에 오른다. 특급 신인이지만 시즌에 들어서기 전 물음표가 있었던 윤성빈은 평창동계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스켈레톤 윤성빈 선수처럼 마운드에서도 금메달급 활약을 펼친다. 관리야구의 제왕인 ‘다이아몬두’ 조원우 감독은 윤성빈의 선발 수업을 위해 김원중, 송승준과 로테이션을 함께 돌며 체력을 안배하도록 한다. 

롯데는 올시즌 막강한 선발진에 중간, 마무리까지 완벽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KT에서 마무리로 두각을 드러낸 바 있던 조무근은 지난 두 시즌의 부진을 털고 강력한 구위로 부활, 1점대 방어율, 20홀드로 부산 영도 앞바다 바닷물 같은 롯데 짠물투구의 상징이 된다. 롱릴리프 역할을 맡은 박진형은 여전히 믿음직스러운 투구를 선보이고, 박시영도 중간에서 MLB 오승환을 연상시키는 투구를 보인다. 롯데는 심지어 옆구리도 강하다. 스토브리그 동안 충원한 오현택은 팔색조같은 투구로 타자들을 쓰러뜨리고, 배장호는 두드러지지는 않지만 롯데 불펜의 숨은 MVP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투수에서 타자로, 타자에서 다시 투수로 전향한 김대우는 조원우 감독이 시즌 초반 패전처리로 쓰지만, 155km/h가 넘는 강속구에 타자들이 속수무책으로 당하자, 손승락의 체력을 안배하기 위해 임시 마무리로 써본다. 의외의 재미를 본 조원우 감독은 차기 마무리로 김대우를 염두에 둔다. 락앤락 손승락은 올해 50세이브를 달성해 롯데의 뒷문을 확실히 잠근다. 

롯데 투수진이 완벽하다면, 타선은 민병헌의 합류로 짜임새와 기동력이 월등히 상승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손아섭과 민병헌이 밥상을 차리면 전준우, 이대호, 채태인, 번즈가 쌀한톨 안남기고 다 쓸어담아 먹는다. 손아섭과 민병헌은 동반 20-20을 달성한다. 지난해 '노쇠화'가 온 게 아닌가 하는 우려를 샀던 이대호는 '노쇠화'가 아니라 'KBO리그 적응기' 였다. 리그 투수들의 파악이 끝난 이대호는 3할 7푼, 48홈런, 145타점, 130득점, 200안타, 장타율 0.750, 출루율 0.450로 또한번 타격 7관왕의 위업을 쌓는다. 도루도 계절에 한번씩 3번 한다. 도루실패가 없어 성공률 0%를 기록, 작전수행능력이 뛰어난 호타준족 이대호를 조원우 감독이 강한 2번으로 쓸까 하는 재밌는 고민을 해본다. 온갖 물음표 뿐이었던 3루는 한동희가 주인공이 된다. 시즌초반 1군에서는 아직 덜 익었을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예상과는 달리 선발로 120경기 이상 출전해 타율 0.290, 홈런 18개, 70타점을 기록, 강백호를 누르고 신인왕에 오른다. 신본기와 문규현, 김동한이 한동희의 백업으로 3루에 번갈아 나선다. 신본기는 대기만성형 타자였다. 시즌초반부터 천천히 감이 오르더니 시즌이 끝날 때는 3할 - 10홈런 - 60타점을 기록해 리그 최고의 9번타자가 된다. 문규현의 수비는 더욱 완벽해 진다. 유격수와 3루수 백업으로 주로 나서지만 수비만으로 골든글러브를 탈 수 있다면 황금장갑의 주인공이 될 것이라는 기사가 네이버 스포츠에 뜬다. 분위기메이커 번즈는 3할-20홈런을 기록해 6, 7번타순을 오가며 하위타선의 핵이 된다. 채태인과 이병규, 김문호, 박헌도가 지명타자 자리를 두고 경쟁한다. 네 선수 모두 1루 수비가 가능해 이대호의 체력을 안배 해준다. 나원탁과 나종덕이 경쟁하는 주전 포수 자리는 우선 시범경기 성적이 좋았던 나원탁이 가져간다. 나원탁은 100경기에 주전포수로 나서 0.280, 15홈런을 기록한다. 삼성에서 터지지 않았던 장타력이 롯데에서 폭발한 것. 유망주 나종덕은 나원탁의 그늘에서 함께 성장하며 포수가 부족한 타 팀에서 A급 투수와 트레이드 제안을 한다. 미래를 내다볼 수 있는 조원우 감독은 '양현종을 줘도 나종덕은 안된다'며 나종덕을 애지중지 키운다. 사랑에 부응하듯 나종덕은 수년내 리그 최고의 포수로 성장한다.

야갤과 MLB파크(엠팍)에 "역대 가장 완벽한 팀은 18 롯데죠" 하는 글이 올라온다. 롯데는 2018 시즌 100승 44패를 기록하며 2위 기아를 여유있게 물리치고 한국시리즈에 직행한다. 롯데의 팀 타율은 3할1푼, 팀 방어율은 3.50, 팀홈런-팀도루 200-200 이라는 게임성적같은 성적표를 받아 든다. 한국시리즈에서 기아와 맞붙은 롯데는 역대 가장 스릴 넘치는 드라마 끝에, 기아를 물리치고 세번째 우승 트로피를 거머쥔다. 

롯데팬들과 부산시민들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사직야구장 앞에 조원우 감독 동상을 세워주세요", "조원우 감독님 부산시장 시켜주세요", "번즈 선수 한국으로 귀화시켜주세요" "한동희 군대 안가게 해주세요" 같은 청원을 올린다. 국민적 인기를 얻은 조원우 감독은 라디오스타에 출연해 "중, 고교 야구에서도 이제는 관리야구를 해야 합니다"라고 주장한다. 조 감독의 발언은 순식간에 네이버, 다음 실검 1위를 기록하고, 중학교 고등학교 야구에서도 관리야구가 대세가 된다. 조원우 감독은 이런 공을 인정받아 스포츠 훈장을 받는다. 자유한국당과 민주당, 바른미래당에서 다음 총선에 비례대표로 모셔가기 위해 전쟁을 한다. 조원우 감독은 "정계에 뜻이 없다"며 "종신 롯데 감독으로 살고싶다"고 뜻을 밝혀 부산시민들과 야구팬들의 눈시울을 적신다. 그리고 이 기사는 성지가 된다.

🔼 최악의 시나리오
역시 롯데에게 최악의 시나리오란 없다.

도남선 기자  aegookj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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