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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코치는 인터뷰 내내 싱글벙글한 표정이었다. 한화가 하위권에 머물 것이라는 예상을 뒤엎고 상위권으로 올라선데 대해 장 코치는 “개막 전까진 걱정이 많았다. 일부 팬들은 한화 출신 지도자들을 비아냥거리기 위해 ‘칰무원’이라고 불렀던 것도 잘 안다”고 말했다. ‘칰무원’이란 한화의 상징인 독수리를 낮춰 부르는 ‘치킨’에다 ‘공무원’을 합친 말이다. 팀 성적이 부진하고 능력도 없는데도 한화 출신이란 이유로 자리를 지키는 코치들을 낮춰 부르는 표현이다. 장 코치는 “그 말을 들으면 너무 슬펐다. 이렇게 다시 뭉쳐 좋은 성적을 내고 있어 이제는 웃어넘길 수 있지만 그때는 정말 힘들었다”고 했다. 한화 구단 관계자는 “장 코치님 인기가 대단하다. 유니폼 판매량은 웬만한 선수들을 능가해 전체 순위 10위권 안에 들 정도”라고 귀띔했다.

장종훈 코치는 현재 ‘투잡’을 뛰고 있다. 수석코치로서 선수들의 목소리를 한용덕 감독에게 전하고, 한 감독의 뜻을 선수들에게 전달하는 게 그의 첫번째 임무다. 장 코치는 “감독님께서 코치와 선수들을 믿어주시기 때문에 자유롭게 의견을 개진하고 있다. 감독님과 항상 붙어있는 편인데 아마도 아내보다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누는 것 같다”고 했다. 롯데 시절 눈여겨본 외야수 김민하를 추천한 것도 장종훈 코치다. 김민하는 “장 코치님은 내 평생의 은인”이라고 했다.

장 코치의 또다른 업무는 타격 지도다. 최근 1군에서 활약 중인 신인 내야수 정은원(18)은 장 코치의 레슨을 자주 듣는 모범 수강생이다. 한화의 복덩이 제러드 호잉에겐 특유의 오픈 스탠스를 고치라고 강요하는 대신, 밀어치기를 권했다. 그 결과 둘은 한화 공수의 핵심으로 자리 잡았다. 장 코치는 “내가 선수 시절에도 무조건 ‘이렇게 하라’고 하면 받아들이기 어려웠다. 선수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려고 노력하는 편”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