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 출근길에 버스를 탔는데
20대 중반쯤 돼보이는 남자분이 자리에 앉아있길래

정말 정중하게
"죄송한데 노약자분들께 양보해주실 수 있으세요?"
라고 물었어요.

그러니까 바로 퉁명스럽게
"여기 노약자석 아니에요 그리고 지금 서계신 노약자분도 없는데요? 라고 예의 없는 말투로 받아치더라구요...

여기서 어차피 한 두 정거장만 더 가면 시장 나와서
할머니 할아버지들께서 많이 타실거니까 미리 정중하게 말씀드린건데..

그러고서 시장쪽 정거장에서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많이 타셨어요. 근데도 꼼짝도 안 하고 휴대폰만 쳐다보길래 "저기요~" 몇 번 했는데 대답도 안 하더라구요

그래서 어깨 정말 살짝 톡톡 치면서
"노약자분들이 많이 타셨는데도 양보 안 해주시네요?"
라고 하자마자

갑자기 신경질적으로 어깨를 막 털더니
"제가 그럼 매정거장마다 노약자분들 타시나 안 타시나 그것만 신경 쓰고 있을까요? 아 xx 존x나 짜증나게 하네 말 걸지마요 진짜로" 이래서

말문이 막힌채로 벙쪘어요...
너무 놀래고 무서워서 눈물 나오는 거 겨우 참다가
그 남자분 내리자마자 눈물이 펑펑 나오는 거예요..
옆에 할머니께서 괜찮다고 그 남자분 욕해주시고..

노약자분들께 자리 양보하는 게 그렇게 어려운 일인가요?

요즘 세상이 아무리 각박하다고들 하지만 정말 너무하시네요..

그 일 이후로 계속 몸이 떨리고 불안해서 반차 쓰고 집에 왔는데 잊혀지지가 않아서 여기에 글을 써봐요..

그 남자분이 볼 일은 거의 없겠지만 정말 그러시는 거 아니에요.. 노약자분들께 자리양보는 당연한거고 본인보다 10살은 많은 사람한테 욕하고 그러시는 거 정말 아닙니다